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였다.
일 때문에 직장에서 상처를 받은 마음으로, 그래서 체온이 한 1도 가량 오른 상태로 지저분한 집안 상태를 외면한 채 토요일 일요일 계속하여 책갈피를 넘겼다.
지난주는 몸이 다 났지 않았다고, 금주는 열 받은 마음을 삭힌다고 넘쳐 오르는 먼지를 외면하고 2주째 주말을 칩거하고 있으려니 남편의 레퍼토리를 3번쯤 들을 수 있었다.
'책이랑 결혼하지 그랬어?'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멀어 버리는 사람들
그들은 보이는 자들에 의하여 버려지지만
마침내 도시는 눈먼 자들의 것이 되고 만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눈이 멀었어도
항상 그러하듯이 폭력과 광기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무리가 나타나고
한 끼의 음식, 갈증에 사람들은 그 폭력에 굴복하여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자신들의 배설물로 뒤덮인 바닥을 기는 무기력한 존재가 되고 만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들이 다시 보게 된 것은 무엇인가?
눈을 뜨고 지켜 본 단 한사람이 중얼 거린다
이제는 내 차례인가?
눈을 뜨고 있어도 눈 감은 자들의 도시에서
난 어리석은 물음을 던진다.
넌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 거니?
네 눈에 보이는 것을 믿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