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재는 안방 장롱 옆, 자그만 자투리 구석.

5단짜리 책꽂이 하나와 2단 미니 책꽂이, 그리고 그 맡의 안 쓰는 TV장 속.

우리나라에서 자기만의 <서재>를 갖는 운 좋은 여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요즘치곤 대식구가 방 한 칸씩 차지하고, 크기만 한 방 구석에 요만한 공간이라도 찜한 게 다행이지요. 이유도 모르게 굴러들어온 책들, 먼지 쌓인 전공서적들은 모두 건넌방 책꽂이로 치우고, 이 공간은 정말 오롯이 <나의 서재>입니다.

제가 책을 사서 보기 시작한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 대중적인 책을 폭독, 탐독 하는데 만족하고 있었기에 도서관 책이나 대여점 책을 빌려보는 것으로 만족했지요. (그 때는 책을 왜 사서보는지, 이해를 못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젠 압니다. 어떤 책들은, 소장하지 않으면 손가락 틈으로 모래 빠져나가듯이 흘러가 버린다는 것을.) 2001년이었나...인터넷 서점을 알게 되고, 헌책방 구경을 즐기면서부터 몇 권씩 사모은 것이 그래도 이젠 저만큼입니다. (ㅋㅋ 적립금의 여왕....저 책들 중 2/3 가량은 적립금, 상품, 혹은 최근의 선물이 아닐까요...) 

긴 책꽂이의 첫 단은 하루키가, 둘째와 세째단은 스티븐 킹이, 미니 책꽂이의 윗단엔 폴 오스터가 둥지를 틀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분류법칙이 없는 저 작은 카오스....지금은 빈약하지만, 자꾸자꾸 덩치를 늘려야지요. 그래서 (남편은 좀 궁시렁거릴지도 모르지만) 안방을 점거하는 것...안방이 침실이자 서재가 되는 것, 그것이 지금의 은밀한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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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말이 2004-06-1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정말 깔끔하게 정리하십니다!!! 두 세달에 한번씩 정리를 해도 1주일이면 방바닥에 책이 수십권씩 굴러다니는지라 바지런하신 진/우맘님이 존경스럽네요~
ㅋㅋ 저기 수니나라님의 물고기도 잘 보이고^^

반딧불,, 2004-06-1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찜..저도 그 공간에 넣어보아야하는데..
저희 집은 그 공간이 넘 좁은지라^^;;
그래도 한 번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는 듯 하네요.
고맙습니다..그리고 부럽습니다.

아..사실..제 책꽂이는 자꾸 자꾸 쫓겨나고 있다지요.아이들의 책에^^;;

메시지 2004-06-1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끔하네요. 낭군님께서도 궁시렁거리시지 않을 것같은데요. 아무튼 안방 점거의 그날까지 진/우맘님 화아팅!1

물만두 2004-06-1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깔끔하군요. 저는 책꽂고 위에 공간 남으면 채워 넣고 해서 엉망인데...

불량 2004-06-1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은밀한 계획. 홧팅입니다..^^
그나저나 두 번째 사진 보면서..어라 책에 눈알이 달렸다..라고 생각해 버렸습니다.(헛헛)
자세히 보니 유리문 손잡이군요.. 잠이 부족하나..

진/우맘 2004-06-1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이....지난 번 책 방출 때 한바탕 정리를 한 끝이라 저 상태입니다. 책꽂이 이외의 부분은....침대 위엔 옷가지가, 바닥엔 드라이기가와 머리카락이....엉망이죠.
책 정리 하면서 좀 찔렸어요. 서방님이, 방 청소는 안 하면서 책은 애지중지 정리한다고 속으로 흉 볼까봐.^^

물만두 2004-06-10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한 마음에 선물이요...

저와 나란히 있는 장면...


마태우스 2004-06-1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왼쪽 책장에 <대통령과...>라는 책이 있는 듯...^^

비발~* 2004-06-1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책들어갈 공간이 많이 남은듯... :P

조선인 2004-06-1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의 물고기가 있어 더욱 이쁜 서재입니다. ^^

starrysky 2004-06-10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서(도대체 왜 그랬을까;;) 책장 정리를 또 했는데 겨우 8권 더 꽂을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헥헥. 아직도 바닥에 굴러다니는 책들은 도대체 어디다 꽂아야 할지.. ㅠㅠ

이파리 2004-06-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수니나라님이닷! 근데... 마테우스님, 어디 <대통령과 기생충>이 있나요?
얼핏 봐도 아시나 봐요~*^ㅠ^*

진/우맘 2004-06-1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제 눈에도 안 보이는데.^^;

sooninara 2004-06-10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손에서 고장 안나고 잘 크고 있네요..^^
깨끗하고..아줌마다운 서재입니다..자기의 책장을 가진것만으로도 훌륭하지요..

panda78 2004-06-1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있네요. 그리스 로마 신화 오른쪽으로 다섯번째 정도? ^^;;
저도 이번에 받았답니다. 아주 훌-------륭한 책이더라구요!

panda78 2004-06-1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이 저렇게 많이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은 ... 사뭇 감동적이기까지 하네요!T^T

▶◀소굼 2004-06-1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엔 베르나르책들이 눈에; 향수도 보이고~;

두심이 2004-06-1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책도 줄줄이 제 책꽂이랑 비슷하게 꽂혀있군요.
양귀자의 희망 두권도 양장본으로 얌전히 꽂혀있구요..(저는 이책을 새로 구입햇었습니다. 친구녀석이 빌려가서 안가지고와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