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 - 비타민에서 나일론까지, 세계사 속에 숨겨진 화학의 비밀
페니 르 쿠터. 제이 버레슨 지음, 곽주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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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갯말이 흥미로와 사 봤는데 정말 너무 재밌는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과학에 대한 큰 지식이 없이도 읽을 수 있는데다가 하나같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얘기들이라 흥미가 더했다 -나일론이나 고무 등의 얘기들-

정말 어찌나 재밌고 화학자들의 우연이나 행운, 노력들에 의한 놀라운 발견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읽는 내내 고교시절 화학시간엔 화학이 이렇게 재밌다는걸 왜 몰랐을까, 알았음 화학과로 진학했을텐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리나 수학이나 기타의 변수도 많아 그럴 수 있었을까는 회의적이지만 그정도로 재밌다-

이제 나는 글렀고 우리 아가들이나 화학으로 밀어볼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던 책, 너무 재밌다는 말 이외엔 할 말이 없는 책이다. 어려울 거란 생각은 접고 -정말 안 어렵다. 화학 분자식이 나오지만 안 봐도 책 읽는데는 하등 지장이 없다- 다들 일독을 권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과학이 너무 어렵게만 다뤄지고 실생활과 마치 유리된 듯하게 가르쳐지는 입시교육에 정말 반대다. 이렇게 재밌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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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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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을 '동정없는 세상'으로 알았다. 그 책은 정말 신선했다. 우선 최고 미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쉬운 문체였다. 사실 여태까지의 좋은 소설들 중 이렇게 쉽게 읽힌 책은 없었다. 집중과 긴장을 요하는 책들도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너무 쉽게 읽히면서도 재미있고 또 내용도 좋았다. 이렇게 재미있는 성장소설도 드물것이라 여겨졌다. 작가의 멋진 풍모도 만족스러웠다 나는 이 작가를 잘 기억해두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역시나 나의 기대를 배반치 않고 다시 돌아온(?) 박현욱! 그는 정말 상복도 많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정말 충분히 상받을 만큼을 한다. 내 친구중 하나는 말도 안되는 소설이라며, 그렇게 이중생활을 안들키게 하는게 가능하냐지만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멀리 있는 시댁식구들이나 외국 사는 친정식구들 속이는 것도 가능하고, 직장사람들도 계약직이니만큼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설정에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중요하다. 우연의 남발은 좋은 소설의 자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므로. 

이중결혼이 가능하냐고? 물론 호적상은 불가능하지만 실제상 불가능할 것이 무엇이랴! 그 점을 작가는 능청스럽게 얘기한다. 그리고 중요한건 작가의 그 말발과 설득이 정말 먹힌다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오쟁이를 진 이 남편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원래 그러지 않는가!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나눠갖기는 싫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가지려면 어쩌겠는가. 양보해야지.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 라고 외치다가 정말 아무것도 안 생기면 그 때는 어쩌란 말인가! 

이 이상하고도 괴이한 얘기를 축구와 풀어쓰는데 정말이지 어쩌면 그리도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는지, 작가의 눈썰미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지친 일상에 그로기 상태가 된 당신, 당장 이 책을 사서 들라! 최소 며칠의 재미와 행복을 보장받을 수 있을테니... 하지만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로 차기작이 나올 때까지의 조바심과 초조에 대해서는 보상해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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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쓴소리
문용린 지음 / 갤리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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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오로지 신문 광고를 보고 샀다. 사실 이런류의 책은 넘치고도 넘친다. 그 중 무엇을 택해서 살 것인가는 오로지 개인의 취향이고,  사실 책의 선전만으로 책의 내용이나 담긴 생각을 잘 알 수 없으므로 그냥 산다는 것은 거의 도박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이번 나의 도박의 결론은? 대체로 성공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공부 잘하게 하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의 공부 못하는(?) 아들 얘기를 하며 공부 잘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고, 그렇게 공부 잘 해서 서울대 간 대치동 아이들이 과연 성공할까, 행복할까에 방점을 찍고 있다. 나는 책의 내용에 절대 동감이다. 사람들은 기본을 얘기하면 그런건 관두고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걸 알려달라고 한다. 주식 투자건 부동산 투자건 흐름을 이해하고 알 생각은 안하고 그래서 뭘 살까, 사지 말까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런류의 자녀교육서도 어떻게 해서 서울대에 갔는지, 특목고에 갔는지에만 관심을 가진다. 내 아이의 행복과 적성과 소질에 관심이 없고 공부 잘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그렇게 공부 잘하면 인생이 행복할까?

개인적인 경험으로 나는 사람은 결국은 자기가 하고픈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것과 결국은 하고픈 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괜히 먼 길 돌아가느라 수고만 한 셈이다. 친구 동생은 미술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의 반대로 어문학 전공하고 결국은 한국예종에 입학했다. 지금은 정문연에서 공부하고 있다. 더 가까이 내 신랑도 남 보기엔 괜찮은 일 때려치고 지금은 자기 하고픈 일 하고 있다. 괜히 늦은 나이에 시작해 수고만 더 하고 있다. 나도 남보기엔  괜찮은 직업 가지고 있었지만 갈등이 심했다. 과연 내가 이 일에 적합한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편한 직업은 정년을 보장해 준다거나, 현재 고수입을 보장해 주는 것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사는데 훨씬 편리하고 유리하다. 하지만 사는게 그게 다인가? 열정없이 대충 편하게 사는 것과 좀 고되더라도 재미있게 신나게 열정을 가지고 사는 일, 뭐가 좋을까? 누군 그런다. 그런거 다 철없는 소리라고. 정말 없어보라고, 그런 소리가 나오냐고 한다. 물론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당자가 경험해보고 결정할 일이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내가 인생을 먼저 살아봐서 아는데 하며 자녀의 인생에 개입한다. 끌고 나간다. 방향을 제시해주고 길안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길안내라는 미명하에 좌지우지 한다. 뭘 못하는 것은 큰일 나는 것이고, 남들 만큼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 그 남들의 기준이 무엇인가?

문용린교수는 소위 공부 잘 한 사람이다. 그도 자녀들이 공부 잘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강요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평소 말한대로 자녀에게 맡겨두었다. 이제 그의 공부 안하던 아들은 체육교사를 목표로 잡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딸은 재수냐 후기대 입학이냐에서 후기대입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부모로서 강권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자녀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같다. 부모는 조역인 것을 잘 아는 사람 같다. 그의 아들이 체육교사가 될까? 그건 모른다. 이제 늦었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문교수와 그의 아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그의 아들은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자기 삶을 잘 조절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지시대로 산 사람이 가질 수 없는 패기와 자신감과 용기가 있을 것이다. 때론 우리 부모가 나를 때려서라도 공부 시키지... 하는 후회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잘 헤쳐나가리란 믿음을 준다.

자녀는 내 욕심대로 되지 않는다. 믿는 만큼 자란다는 말을 믿고 사랑으로 대하면 될 것이다. 공부를 잘 하게 하기보다는 욕심을 절제하고 어려움에 굴하지 않은 강인함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특목고가면, 서울대 가면 꼭 행복한가? 의대가면 모두 부자로 사는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으면서 왜 그리도 집착하는 지 모르겠다. 나는 부모의 간섭에 의한 안락함보다는 혼자서의 선택에 의한 넘어짐이 더 가치있다고 본다.  그것이 비록 후회를 동반한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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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 자녀를 어떤 사람으로 키우려는가? 도대체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을 보면 하나는 보인다. 바로 "남보다 나은 사람"으로 키우려는 것 같다는 사실이다.

남보다 나은 사람? 아니 도대체 남보다 나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낫다' 는 기준은 무엇인가? 아마도 우리 나라에서 남보다 나은 사람의 '나은' 의 뜻은 경제력이거나 학벌이기 쉽다 . 그럼 남보다 돈을 잘 벌거나 학벌이 좋으면 더 행복한가? 그건 아닐것인데 요즘 다른 사람들을 보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기 기준으로 어느 학교 정도는 나와야...  이런 직업은 가져야.... 하는 잣대를 세우고 자녀를 거기에 맞추려는 것 같다. 그러면서 말한다. 조기교육이니 적기교육이니 맞춤교육이니를.

물론 자녀에게 훌륭한 교육을 받게 해 줘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녀에게 도움이 되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인데 요즘은 그것을 부모가 대신 판별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아무 어려움 없이 크게 하려고 하고,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하게 하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돈타령이다. 어려움 없이 크는 것이 그 아이를 위해 좋은가? 남들 가진 것을 다 가져야만 하는가? 누군가 어학연수를 초등학교때부터 간다고 해서 꼭 내 자녀도 그렇게 보내야 하는가?

난 절대 반대다. 난 어려움을 겪어보게 하고 싶다. 남들이 다 가진 것을 못 가져보는 경험도 해 봐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어려움에 기인하건, 교육철학에 기인하건-  고 생각한다. 결핍을 요즘 부모들은 싫어하는 것 같은데 나는 결핍이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믿는다. 소위 '헝그리 정신' 말이다. 그리고 박완서씨 말대로 배가 고파야 음식이 맛있는 것을 알듯이 결핍이 있어야 충족의 기쁨이 있다고 믿는다. 나는 공연을 몹시 보고싶었다. 근데 내가 학창시절에 내 부모는 내게 그런 걸 해 줄 여유가 없었다. 이제 나는 자주는 아니어도 정말 생활비를 아껴 가끔이나마 내가 보고픈 공연을 본다. 그리고 너무 행복하다. 과연 어려서부터 부모가 여러 공연을 보여준 아이가 내가 느끼는 만큼의 행복을 공연을 보고 느낄 수 있을까? 나보다 문화적 소양은 많을 지 몰라도 나만큼의 벅찬 기쁨을 느끼기는 아마도 힘들 수 있다. 그게 당연하니까 . 그리고 만약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좌절을 느끼고 불행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내 아이가 잘 되길 바란다. 부족함이 많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건 그 아이의 인생이고 팔자이다. 부자와 결혼한다고 해서 일평생 부자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 좌절이 왔을 때 헤쳐나갈 힘을 키워줘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안되는게 없는 부잣집 공주, 왕자로 키울게 아니라 어려서부터 안되는게 있다는 것도 알게 해야하고 부모가 해 줄 수 없으면 내가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해야 한다.

이즈음 주위를 돌아보니 짜증이 난다. 다들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려는 극심한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다. 아이의 소질을 닦아주고 아이가 행복하게 자립할 수 있게 하라는 교육서보다는, 어떻게 하면 특목고에 갈 수 있고 소위 명문대에 갈 수 있는 지를 알려주겠다는 교육서(?-이게 교육인가)가 판치고 있다.  예전엔 입시지옥을 벗어나게 하려고 외국에 갔다면 이즈음엔 영어를 배워와 여기서 남보다 더 잘하라고 외국에 간다. 부모가 보여주는 세상이 전부라며 아이가 뭘 알겠냐며 자기 입맛대로 아이를 휘두른다. 자신은 일찍 자면서 아이보고는 벌써 자면 어쩌냐고 더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물론 공부하게 하려고 같이 안 자면서 있는 부모도 꼴불견이지만)

말세다. 다른게 말세가 아니라 이게 바로 말세다. 예전엔 다 저 먹을건 타고 난다고 믿었다. 근데 이젠 저 먹을걸 부모가 염려하며 이거 먹고 살라고 한다. 자녀는 내 소유물이 아니다. 내 맘대로 절대 되지 않는다. 잠시 내게 머물러 있다 가는 존재다. 내가 잠시 맡아 있는 것이다. 아~ 머리 아프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이상한 친구 사귀면 주관도 없이 이리 저리 흔들리고 남과의 비교만 심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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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일기 최인호 연작 소설 가족 1
최인호 지음 / 샘터사 / 198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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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권해주어 읽은 책이다. 신혼일기부터 견습부부, 이웃등 여러 제목으로 이어져 나오는 일기이다. 주인공은 최인호씨와 그의 가족이고 그의 내밀한 가정사가 속속들이 공개되어 있어 웃음과 따뜻함을 전해주는 책이다. 언제 다시 집어들고 봐도 재밌고 훈훈해 내 주위 사람 여럿이 나와 같이 최인호씨의 가정사 엿보기에 동참했다.

부인과 연애할 때의 이야기,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누나와 형들과 지낸 이야기, 의협심에 가득찬 어머니 이야기, 그의 보배로운 딸 다혜와 아들 도단이의 이야기가 정말 우리네 가정사와 하나 다를 바 없는 소설가 최인호씨의 가정사의 주된 이야기 재료로 등장한다. 19세 관람불가라고 아들에게 답한 결혼 전 부인과의 여행이야기며 설악산에 놀러갔을 때의 이야기들은 정말 "이런걸 써도 부인이 가만히 있나? 그 부인 참 대단하네"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최인호씨 말마따나 변변찮은(?)  소설가 남편과 아버지를 두어 매번 이야기의 소재로 제공되는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감추고 싶어하는, 그러나 모두가 겪고 행하는 치부마저도 다 드러내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다 읽었지만 나는 신혼때와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일기들이 더 맘에 든다. 알콩달콩 재미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크고 최인호씨가 나이를 먹어가며 쓰는 일기는 사건위주보다는 사색위주가 되고, 재미난 이야기의 소재가 되었던 아이들이 시험에 절어 있거나 시집가고 취직해 더 이상은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 발견한 부인의 영화보기 취미와 그 부인만의 고유한 평점 방식에는 깊이 공감한다.

권해 준 친구가 권해주며 말했다. 아마도 자기 생각엔 이 것이 최인호씨 여러 작품 중 최고인 것 같다고. 최인호씨의 작품을 모두는 커녕 대부분 읽지 못한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다른 것을 많이 보았어도 친구의 평가에 동의하리라 여겨질 만큼 이 시리즈는 재밌다. 좋다. 감동을 의도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우리네 삶이 그러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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