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이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 최성애 박사의 부부를 위한 행복한 기술
최성애 지음 / 해냄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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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TV에서 최성애박사를 알게 되었다며 추천해줘서 읽게 된 책이다.

안 지 12년, 사귄 지 7년 째 결혼한 나이지만 신랑과 싸운다. 아니 싸운다기 보다는 주로 퍼부어대는 편이다. 나는 욱하는 성질을 못 버리는 아주 성질 급한 여자고, 신랑은 느긋하고 인내심 많고 주로 들어주는 편인 착한 남자이기 때운에. 알게 된 기간, 연애한 기간이 뭐 그리 중요하랴. 사람은 서로 의견충돌이 없을 수 없는 존재일텐데 말이다. 연애적에도 우린 수없이 싸웠다. 그 때는 싸움의 주된 소재가 신랑의 밤샘 당구였고 또 사소한 일에 잘 삐치는 내 성격에 기인했다. 결혼한 다음에는 우선 싸울 시간이 줄었다. 정말이지 엄청난 노동강도의 회사일에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힘든 생활이 계속 되니 싸울 시간도 없고, 첨엔 엄청 화나고 매일 신경질 냈지만 육아에 바쁘고 지친 나는 아기가 돌 반 무렵이 되자 드디어 신랑을 포기(?)했다. 새벽에 오건 말건 주말에 일하건 말건 그냥 신경 안쓰기로 한 것이다. 연애적엔 바쁜 회사 안 다녔냐고? 우리 신랑이 장교로 군 복무중일 때 결혼해 직장은 제대 이후부터 다니기 시작해 회사원과 연애를 한 경험이 없어 회사원이 그렇게 바쁜 줄 몰랐던 것이다. -회사원도 회사원 나름이겠지만- 그리고 나는 공무원생활을 하고 있어 칼퇴근이었고. -비공무원들께 죄송-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연애적엔 먼 거리도 마다않고 마중나가고, 도시락도 싸 보고, 아낌없이 이것 저것 다 주기도 하고 그러지만 결혼하자 이젠 잔소리만 늘고 해 주기 보다는 받기를 원하는 그런 이기주의자가 되어가는 나에게 이 책은 분석적으로 나의 결혼 생활을 짚어보게 해 주었다.

이 책의 핵심은 "라이프 통장"이다. 부부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4가지를 각각 "재정통장" "건강통장" "정서통장" "도우미통장"으로 나누어 각각의 통장의 잔고를 살피며 서로 계획과 양보와 절제로 부부생활을 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돈 문제가 부부 사이의 중요한 문제임은 당연지사이고 그 이외에도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서로의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우리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마지막 도우미 통장은 부부가 서로 도와주며 사는 것은 물론 주위 사람과도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를 공유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가 문제가 생기고 싸움이 잦아들면 우리의 문제는 위의 4가지 중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 해결해야 한다. 마마보이 신랑, 낭비벽 배우자, 친정에 퍼붓는 부인, 몸이 약해 기본적인 생활에도 힘든 배우자등 뭐가 문제인지를 우선 확인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최성애박사는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싸우지만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그냥 감정의 낭비만 하는 경우가 많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우선 문제가 뭔지 알아야 해결책을 세우지 않겠는가! 이 책은 부부가 읽어야 하지만 결혼 전의 모든 사람들이 더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혼수를 마련할 게 아니라 미리 책을 읽고 각자의 성격과 생활습관을 확인하여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튼튼한 결혼 생활을 위한 방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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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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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교수를 처음 안 것은 내가 싫어하는 C일보에 실린 그녀의 글을 보고였다. -그 신문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 신문이 흥분을 잘 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기사가 흥분과 선동을 목적으로 쓰인 것 같아 읽을 때마다 답답하고 조급해진다- 격주로 책에 대한 글을 썼는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얘기와 겹쳐서 내게 항상 여운을 주곤 했다. 챙겨서 읽었는데 어느날 그녀가 암으로 기고를 못한다는 기사가 실려 어찌나 아쉬웠던지! 그래서 그녀가 쓴 책들을 사서 보았다. 이 책과 "문학의 숲을 거닐다" 가 참 좋았다.

시의 적절하고 재미있고 그러면서도 뭔가 생각할 여운을 남겨주는 그녀의 얘기는 어쩜 정말 그녀가 가르치는 소설들 같은지, 그녀의 학생들은 어쩜 그리 착하고 그녀의 사색은 어찌 그리 깊은지 나는 정말이지 그녀와 그녀의 학생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물겨운 투병과 학창시절 얘기는 나에게 분연한 삶에의 의지를 준다. 나는 그녀같이 열심히 살았는가? 열심히 살고 있는가?

그녀의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도 탁월해 나는 예전에 치기로 읽은 어려운 소설들의 깊은 뜻을 그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위대한 게츠비" 가 왜 위대한지,  "주홍글씨" 에서 정말로 깊은 죄를 지은 사람이 누군지, 깊은 죄가 뭔지. "분노의 포도" 에서 작가가 의도한게 뭔지 등을...

아무의 지도도, 혼자만의 깊은 사색도 없이 그저 읽어야 한다는, 마침표를 찍겠다는 정복욕과 현학의 허세에 책을 읽었던 나의 중고교시절의 그 위대한 명작들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거기서 인간과 그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장교수님을 통해 이 늦은 나이에 알게 된 것이다. 이제 인생에 대해 어느정도의 이해가 곁들여진 지금, 그녀가 추전하는 책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그녀처럼 인생의 깊이와 이해가 쌓이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노력해야겠다.

문학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신 교수님, 감사합니다. 순진하고도 따뜻한 학생들의 얘기로 차갑게 변해만 가는 제 굳은 마음을 조금은 녹게 해주신 여러 등장인물들과 교수님, 감사합니다. 삶에의 부단한 의지로 역경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알려주신 교수님,감사합니다. 우연히 며칠전 보게 된 C일보에 교수님의 기고문이 실려있어 건강을 회복하셨나 보다 짐작하고 있습니다. 계속 제 마음을 녹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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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의 기억이 커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특히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엄마의 눈에 들려고 아이들이 애쓰는 것이 커서도 기억의 왜곡을 가져와 성격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정말 욱하는 성격을 못 고치는 나쁜 엄마다.

나의 큰 딸은 이제 6살이 되었는데 편식을 한다. 편식을 하는 애들이 다 그렇듯이 먹기 싫으면 입에 넣고 10분이고 20분이고 계속 우물대며 씹기만 한다. 삼키기를 안하는 것이다. 한 5분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으며 지켜보고 있지만 10분을 향해 가면 오만 짜증과 화가 폭발 직전 수준으로 가서는 급기야는 소리를 지르고 만다. " 유치원 안 갈거야? 도대체 밥 한 숟가락을 10분씩 먹는 애가 어딨어? 굶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이제부터 아무것도 안준다. "  그리고 씩씩대며 자리를 걷어차고 일어난다. 그럼 착하디 착한 우리 딸은 울면서 나를 쫒아온다. 며칠전에는 나를 따라와서는 두손을 모아 비는 흉내를 내며 -정말 놀랐다. 난 그런걸 가르친 적이 없는데-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그런다고 껴안고 다독여주는 착한 엄마가 못 되는 나는 감정 수습이 아직도 안되어 그냥 외면하며 내 할 일을 하긴 했지만 그 날의 일은 정말 충격이었다. 엄마를 대하는게 아니라 남 대하듯 말하는 그 태도가 너무 안스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고 한마디로 적응이 안 되었다. 나중에 손을 비는 행동을 어디서 배웠냐니까 유치원에서 누구가 그렇게 한다고 했다. 어휴...

여태까진 남이 혹시 볼까 창피해 안했는데 이제 남 생각할 겨를이 없고 나와 우리 아이를 위해 집의 모든 벽에 써 붙여야겠다.

"화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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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7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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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실용서를 안 좋아했다. 그냥 사람이 너무 실익만 밝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내용도 딱딱할 것이라는 편견도 자리잡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시골의사의 얘기를 알게 되어서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과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동행" 을 먼저 춣판해야 투자얘기를 출판한다고 했다는 얘기에 끌려서- 결론은 매우 만족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세간에 유행하는 단지 얼마를 벌게 해준다는 그런 길라잡이 책이 아니라 정말 내가 중고교때 읽은 경제 교과서 같다는 느낌을 준다. 그 덕분에 생소했던 경제 용어에도 알은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외평채니 하는 - 또 이렇게 아무렇게나 사는게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을 갖고 흐름을 살피며 더 검약하며 살아야 겠다는 각오를 다지게도 해줬다.

이 책은 보수적이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돈 벌 수 있다는 얘기는 없고 금리 이상의 돈을 벌기란 상당히 힘드니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몸값을 올리라는 - 정말 원칙적인 얘기와 종잣돈을 모으라는 얘기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를 정말 온 몸으로 와닿게 얘기하고 있다. 나는 요즘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추하고 있다. 사람들은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니 사람들이 아니라 나인가?- 사는데, 그런 안이한 생각으로 살다가는 정말 노후에 병원 갈 돈도 없고 밥 사먹을 돈도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번쩍 스치고 지나간다. 10억을 가지기도 힘들지만 막연히 10억만 있으면 어떻게 살겠지 하는 생각도 위험하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누가 아는가! 금리가 어떻게 될 지, 인플레가 어떻게 될 지!

정년은 짧은데 수명은 길다는 것이 내 입장에서는 축복만은 아닌 것 같다. 45세에 나와 85세까지 산다면 40년을 어떻게 사는가 말이다. 이건 보통 재테크로도 참 난감하단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 책을 본 내가 당장 재테크에 뛰어든다거나 재테크 공부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세상을 좀 더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공부란 평생 하는 것이라는 생각, 좀 더 검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은 나의 다음 계획은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다.  다만 언제 다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 워낙 읽을 책이 밀려있어서... 물론 순서를 다 제끼고 이 책을 먼저 집어들면 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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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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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형경씨를 좋아한다. 그녀의 소설 속 정신분석이 내 삶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고, 그녀가 그녀의 삶을 혼자 힘으로 잘 내딛어 가는 것도 좋다. 그리고 그녀로 인해 나도 내 마음을 파악하고 더 이상 유아가 아닌 하나의 성년으로 내 인생의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겨레에 그녀가 일반인들의 고민을 상담해 준 것을 묶은 책이다. 신문에 연재될 때도 큰 흥미를 가지고 손꼽아 기다리며 읽었고 -격주로 기고했음-  책으로 묶여져 나온 지금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샀다. 다시 읽어보니 예전에 읽었던 기억들이 나면서 그 때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책에는 정말 우리가 살면서 겪는 거의 모든 유형의 고민들이 망라되어 있다. 상사와의 관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애인과의 관계등에서 마주칠 수 있는 수많은 사례들에 대한 그녀의 성실한 분석과 진단이 눈길을 끈다. 내가 다른 정신분석책들을 안 봐서일까? 나는 잘 모르겠지만 김형경씨의 책만큼 알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 공감이 가게 다뤄주는 책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 자신이 치열하게 자기 삶에 대해 고민했고 분석받았고, 그 결과로서의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입시켜서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기 때문에 너를 이해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언니같은 따사로운 배려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위압적인 자세로 너를 고치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나도 아팠는데 너도 나처럼 그렇게 아팠구나. 나는 그럴 때 이렇게 했어" 라고 부드럽게 말해주는데 그 부드러움 속의 내용은 얼마나 처절하고 적절한지 나는 정말이지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상처가 있을 것이다. 많거나 적거나. 알아서 잘 치유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 상처때문에 사는게 힘들고 답답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사람들은 분명 치유가 안 되고 있는 사람이고,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을 치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만 읽는다고 치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수없이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면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 그러면 정말로 사는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도 더이상은 사랑받지 못한 삶에 대해 징징거리거나 사랑을 구걸하지 않게 되었다. 그건 내가 내 문제를 인식해서 가능해 진 것이다. 그 전엔 나는 내 문제가 뭔지 몰랐다. 김형경씨의 책을 통해 내 문제를 알게 되었고 내 안의 유아를 발견하고 보살피게 되었고, 더 이상은 타인의 사랑이 없어도 혼자서 잘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삶을 조금이나마 더 편안하게 해 준 그녀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보내고, 다른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도 그녀처럼, 나처럼 힘든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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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 행복님 안녕하세요~
저보다 이 책의 훨씬 좋은 리뷰를 써주셨군요 ^^
사람풍경 리뷰도 생각중인데 잘 안써지네요. 저에게도 이책은 "인식의 문제"의
중요성에 관해 알려준거 같아서 좋게 생각한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