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토리 중학 영단어
유백 외 지음 / 디딤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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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을 위한 단어집. 중학생 영단어가 내손안에 있다. 얘들아! 다 외워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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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 English Grammar (Paperback, 3rd, Student, Answer Key) - CD, 해답지 포함 Basic English Grammar (3rd Edition) 1
Betty Schrampfer Azar 지음 / Longman(롱맨)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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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석의 기초문법 완성을 위하여...... 원서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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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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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석과 해람이가 2박 3일 일정으로 강원도 오대산으로 수련회를 떠났다. 옆지기와 둘만이 가져보는 시간 도대체 얼마만 인지 모르겠다. 옆지기가 아침부터 부산하다. 같이 활동하는 샘들과 남한산성을 가기로 했단다. 완전 자유부인일 수 있었는 데 나 때문에 반쪽이 되었다나 뭐라나, 원. 아무 생각없이 퇴근을 준비하고 있는 데 옆지기로부터 데이트 신청 전화가 왔다. 둘이 함께 모처럼 옛 추억 생각하면서 영화보고 술 한잔 하고 싶단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내가 다음날 건강검진이 있는 날인지라 술 한잔은 패스다. 쩝. 영화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의 조선 선조 때가 시대적 배경이다. 그 동안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등을 통해 감독의 작품을 감명 깊게 보았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왕의 남자에서 보여준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 그들을 통해 보여 주는 시대적 풍자와 해학이 있었듯이 이번에도 그런 기대를 많이 했다. 또한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훈훈한 매력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 것인 지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함만 남게 했다. 이준익 감독 특유의 능글맞고 끈적끈적한 맛이 없었다. 기대했던 시대적 상황에 맞는 풍자는 있었지만 무엇 때문에 라는 소재가 부족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개성에 적합한 배경을 알 수 없었기에 스토리 전개가 왠지 엉성해 보였다. 극의 흐름이 짜임새 있게 돌아가는 맛이 없다 보니 풍자와 해학에 걸 맞는 인물들의 연기가 공중에 붕 뜨는 인상이 들었다. 연기자들의 개인기에 의한 해학이 있다고 무조건 웃어 줄 수는 없지 않은가. 전체적인 결론 도출이 되질 않는 이상한 영화가 되었다. 


<몽학아 한양가지 마라.....한양가지마.... 칼잡이는 칼뒤에 숨어야지>
<나는 칼 뒤에 숨는 것이 싫다>

선조에게는 유능한 신하들이 많았지만 동인과 서인으로 나뉜 당쟁으로 인해 조선시대 임금 중에서 가장 무능한 임금으로 회자된다. 영화에서도 풍자되었듯이 어눌하고 어리숙하기 짝이 없는 임금이었다. 신하들은 왜구가 한양까지 쳐들어오는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도 국난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는커녕 오로지 그들만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치는 왕과 신하들에게 더이상 백성들은 짐이 될 뿐 이었다. 그들에게 백성은 없었다. 도망칠 곳을 정할 때도 동인과 서인이 서로 나뉘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자 "너희들은 어떻게 도망치는 데는 의견이 다르냐"며 답답함에 탁자라도 뒤집어 엎어야 했던 왕을 보면서 똑같이 답답한 가슴을 쥐뜯어야 했다. 비록 시대적 배경은 다르더라도 현재 우리의 정치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풍자한 이러한 부분은 그나마 공감이 갔다. 이러니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런 꼴이 되는구나 하는 탄식이 나왔다. 선조시대의 위정자들은 이렇게 조선을 망해가게 했구나 하는  역사적 사실 앞에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대동!대동! 결국 이몽학은 그의 야망을 택했다. 왕과 신하들이 그랬던 것처럼.....> 

임진왜란이 임박한 가운데 정여립과 이몽학(차승원), 황정학(황정원)은 나라를 위기로부터 직접 구하고자 대동계를 만든다. 임금은 능력이 없고 위정자들은 그들의 기득권만을 위해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당파싸움만 일삼는 시대적 상황에서 백성들 스스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정여립은 기득권을 가진 위정자들에게 역적으로 몰려 목숨을 잃는다. 정여립의 죽음을 보면서(영화에서는 이몽학이 정여립의 순순한 뜻에 반하여 살해한 것으로 묘사) 이몽학은 스스로 임금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야망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고 뜻을 같이 했던 친구 장님검객 황정학 거사의 만류도 듣지 않는다. 그는 오직 임금을 꿈꾸고 그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백성들과 봉기를 일으켜 권력가들을 제거하며 한양을 향해 나아간다. 서자도 아닌 얼자로 태어난 한견자(백성현)는 신분의 틀에 갖혀 조상의 제사상에 술도 한잔 올릴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반항하며, 사회에 대한 분노와 원망, 울분으로 가득차 있다. 이몽학에 의해 권력가인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목격하고 장님검객 황거사와 이몽학을 제거하기 위해 그를 쫓는다. 이몽학에게 버림받은 조선최고의 기생 백지(한지혜)와 만난 견자와의 묘한 감정도 있다.  


<그나마 장님검객 황거사가 이 영화 살렸다잉~~!>
<워따대고 칼을쓰고 지랄이여! 집에가서 깍두기나 쓸어 이시키야!! > 

이몽학을 제거하기 위해 그를 뒤쫓는 장님검객 황거사와 견자 그리고 사랑의 진실을 알고자 동행하는 백지. 그들 셋이 함께 가는 길에 일어나는 해프닝이 이 영화의 일반적인 줄거리다.
황정민의 구수하고 걸쭉한 남도사투리, 그 속에 담긴 풍자와 해학, 결국 황정민과 견자가 엮어 가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백미가 된다. 황정민의 툭툭 내뱉는 말속엔 시대를 풍자하는 철학이 있고, 웃음 속에는 알 듯 모를 듯한 해학이 넘쳤다. 그의 걸쭉한 말과 공허하게 허투루 짓는 웃음 속에는 감은 눈과 지팡이로 둔갑한 칼집 속의 칼처럼 세상을 비웃고 베어 버리고 싶은 검객으로써의 감추어진 본능도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나마 집중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은 황정민과 그가 연기한 장님검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 눈매! 저 곳에는 분노와 원망만 가득할 뿐
백지의 물음 "너에게는 무슨 꿈이 있니? "에 대한 답이 없다.> 

<당신 꿈에는 내가 없지? 내 꿈에는 당신이 있는데.......>  


견자의 태생을 확대해 놓은 것은 분명 신분차별에 대한 분노와 억압에 대한 반항 등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아버지를 죽인 원수 이몽학을 제거하기 위한 방향으로만 전개된 극의 흐름이 너무나 밋밋하고 어설퍼 보인다. 장님검객 황거사와 동행하면서 이몽학을 쫓는 공통점이 너무 다르기도 하지만 두 배우가 차지하는 세태 풍자적인 말과 행동이 무엇을 어필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지 않고 단순한 추격자로만 묘사한 것이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황거사와 견자를 통해 아무 생각없이 웃고 즐기기엔 견자의 도입부분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몽학의 연인 백지가 왜 등장해야 했는 지 그녀가 이 영화에서 보여 주고자 했던 것이 시대적인 사랑인지 연인에 대한 복수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꿈의 유무를 보여주기 위해 견자와 몽학에게 그렇게 꿈 이야기를 한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양념도 아니기에 그의 존재에 대한 의문점이 더욱 남는다. 그러나 장님검객 황거사와 견자로 인해 그나마 웃음거리와 시대적인 풍자, 해학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음이 그나마 이 영화를 보면서 즐거웠던 점이다. 


<장님임에도 소리와 냄새로 모든 것을 감지하는 귀신같은 검객 황거사>
<견자 "개새끼"ㅋㅋ가 복수를 위해 검을 연마한다. 너무 재미있다>




<그들의 말과 웃음, 행동에는 허투르 넘길 수 없는 철학과 해학이 있었다.>


<지는 해를 쫓는 것은 구름이냐 달이더냐>


<뒤 돌아봐. 니놈 발자국이 어지럽제? 그게 니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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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5-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정님의 장님 검객을 보니 갑자기 자토이치가 생각나네요.근 20년이상 TV드라마로 나온 작품인데 재미있더군요^^

전호인 2010-05-27 14:5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장님으로 나오는 황검객의 연기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로인해 더욱 빛난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뽀송이 2010-05-1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면서 '그래서 뭘 어쩌라고?? 근데 뭘 얘기하려는거냐?,,,'
혼자서 안 도는 머리 굴리느라,,, 애먹었어요.^^;;
그나마 약간은 어설펐지만,,, 황정민의 장님검객 연기가 쬐끔 볼만했어요.
전호인님~~~ 진짜 진짜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잘 지내셨죠?

전호인 2010-05-27 15:01   좋아요 0 | URL
ㅎㅎ, 비슷한 공감을 하셨네요.
딱히 좋다 나쁘다라는 이분법으로 제단할 수는 없겠지만
내용이 쬐끔 그런 맛이 들었어요.
영화제목과 황검객의 연기가 빛난 영화였던듯.....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제목이 상큼하네요^*^
 
진보의 미래 -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교과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
노무현 지음 / 동녘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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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통령께서 서거직전까지 걱정하시고 연구하신 것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며, 국민 삶과 직결되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위해 진보주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였다고 합니다. 결국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서민과 함께 하고 싶었던 대통령이고 싶었던 분이었습니다. 시골에서 국민들과 함께 빨간 목장갑끼고 벼농사 짓고 파란 장화신고 개천 청소하고, 밀짚모자 쓰고 귀엽디 귀여운 손녀 자전거에 태워 이곳저곳 다니며 자연과 함께 소박하게 살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런 대통령을 집단 광기와도 같았던 당시 현실은 그분을 그렇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물어뜯고 쥐어뜯고 짓밟고 정신마져 뭉개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분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이 한이 됩니다. 수수방관만 한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렇게 가신 지 1주년이 됩니다. 너무 그립습니다. 그분이 완성하고자 했던 진보의 미래가 미완성인 것이 죄스럽습니다.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시민이 주인되는 역사는 이제 중단되어야 하는 것인지......그분은 아마도 이런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고민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결국 시민의 생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민의 생각이 역사가 됩니다.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도, 촛불도, 정권도, 이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반독재 투쟁이 성공한 것은 국민이 생각하는 만큼이었기 때문 일 것입니다. 우리는 두 번이나 정권을 잡고 노력했지만 그 동안의 민주주의와 진보의 성취 또한 국민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 그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을 만들 것인가? 진보주의에 관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세계의 역사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역사는 진보주의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 자리를 차지해야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진보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진보의 가치는 뭐냐? 연대, 함께 살자. 이거는 엄밀한 의미에서 하느님의 교리하고도 맞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입니다. 그리고  다 같이 하느님의 자실들로 평등하게 태어나서 서로를 존중해라.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 이게 고스란히 진보의 가치 속에 있는 것이거든요. 

우리는 역사가 돈의 편이 아니라 사람의 편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다만, 그 막강한 돈의 지배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 짜내고 이를 지혜롭게 조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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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5-11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날이 다가오는군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전호인 2010-05-27 15:01   좋아요 0 | URL
많이 그리운 분이지요.
내 마음의 영원한 대통령이 되었네요
 
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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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책의 제목을 '아이큐84'로 인식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출발을 한다. 정확한 제목은 '일큐84'이다. 그렇다면 1Q84는 어떤 의미일까?  책의 중간쯤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1Q84 이다. 1984년이지만 다른 1984년.. 자신도 모르는 세계 .. Question의 Q를 빌려 1Q84년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인 덴고와 아오마메가 1Q84의 세계로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동안 접했던 통상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만나서 공통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 전개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각자의 삶을 따로 전개하는 듯 착각하게 만들어 놓고 읽어가다보면 결국은 같은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서로 지구의 반대편-예를들면 덴고는 남극, 아오마메는 북극의 정점-에서 주인공끼리 아무런 연관이 없는 듯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관점에서 주인공끼리 얽혀가는 내용으로 풀어 놓았다. 아닌 듯 하면서 있는 것처럼 있는 듯 하면서 아닌 것처럼 엮다보니 독자가 몰입하게 된다. 그렇다고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복잡함과 난해함은 없다.

아오마메는 증인회 신자인 엄마와 생활했던 과거가 있고, 덴고는 'NHK'수금원인 아빠와의 과거가 있다. 서로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의 일방적인 사고와 직업으로 인해 그들의 의지와 무관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던 불행한 과거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로인해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동병상련을 겪으며 서로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계기가 서로를 그리워 하며 살아가게 되는 인연이 만들어 진다.

아오마메는 그녀의 불행했던 아픈 과거를 가슴에 묻고 스포츠센터 클리닉담당 트레이너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변태적 성행위자를 청부살인하는 얄궂은 삶을 산다. 그러다 우연히 고속도로 비상계단을 통해 1Q84년의 세계로 들어온다.

덴고 또한 아버지와의 애매한 관계와 아기때 다른남자가 벌거벗은 엄마의 가슴을 입으로 애무하는 몽환적인 실상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 참으로 민망한 표현이고 엄마가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목격한 어린아기의 심리상태가 온전할 리 없지만 읽으면서 반복되어 나오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다.  따라서 현재의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명성을 얻게 되고 글쓰기를 취미삼아 소설가를 꿈꾸기도 한다. 그러던 중 알고 지내는 편잡자 고마쓰에 의해 어린 소녀가 쓴 공기 번데기라는 장편소설을 보완해주고 베스트셀러로 만들면서 1Q84세계에 합류하게 된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듯 보이지만 서로가 깊은 관계가 형성되고 그들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매개체로 엮여지며 전개된다. 그들 또한 순간순간 과거를 회상하면서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서로의 이끌림에 의해 다른 곳에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게된다.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들의 주변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지만 각자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만 다를 뿐이지 연관되는 것은 같다는 것을 어느순간에 깨닫게 된다. 서로 무관한 듯 하지만 한 묶음으로 이어지는 글의 마무리 과정이 소름 끼치도록 정교하고 한치의 오차를 용납하지 않는다. 프레임에 꿰맞춰져 있어서 톱니바퀴 돌 듯 이야기가 이어진다.  자칫 사고의 획일성에 의해 지루할 것 같은데  정반대로 더욱 흥미진진하고  잠시라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아오마메가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식상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와 연관된 부분에서는 독특한 개성이 나타난다. 오히려 그들의 캐릭터가 주인공을 압도하는 특징도 있다. 우연히 아오마메와 똑같은 방식의 섹스를 추구하는 여자경찰관, 변태적인 성행위로 아내를 학대하고 자살로 이르게 한 남성을 청부살인토록 의뢰하는 정의의 사도와 같은 노부인과 그 주변인물 등등이 그들이다. 덴고와 똑같은 목적지를 향하게 되면서 겪는 사건과 인물들이 모두 다름에도 서로 연관되어지는 부분은 스토리의 치밀하고 정밀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그래서 글에 대한 탄성도 나온다.

덴고는 소설 속에서 '공기번데기'의  작가인 17세 소녀 '후카에리'와의 인연을 통해 소설이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이끌려 간다. 그와 만나 엮여지는 후카에리는 말투, 그녀가 살아온 환경과 공기번데기 속의 리틀 피플이야기 등이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결국 독자는 어느 순간 1Q84라는 소설 자체가 소설 속의 소설인 '공기번데기'를 그대로 이야기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도저히 독자의 상상으로는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작가의 경이롭고 탁월한 표현력에 매료되어 버린다. 그런데 후카에리는 공기번데기속에서 리틀피플에 의해 만들어진 '마더'일까 '도터' 또는 '리시버' 일까 유일하게 풀리지 않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후속편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호기심일 수도 있다.

후카에리에 대한 미스터리는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선구에서 탈출하여 문화인류학자인 아빠친구 및 그의 딸과의 생활, 공기번데기를 소설로 쓰면서 등장하는 덴고와의 만남 등은 분명 마더로서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리틀피플에게 쫓기게 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덴고와 맺어지는 육체적인 관계 후에 의문점이 불거져 나왔다. 물론 그 전에 기계적으로 던지는 말투와 모든 상황을 알고 예측하는 듯한 행동에서도 그런 점이 있긴 했다. 17세가 되도록 음모도 없고, 생리가 없어서 섹스에서도 자유롭다는 내용은 선구의 리더가 아오마메에게 말한 도터들에 대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미스테리한 존재다.

서로 정반대에서 출발한 덴고와 아오마메.
소설의 정점에서는 간절히 원하고 서로의 몸을 갖고자 하는 애절함에 몸부림을 치지만 아쉽게도 해후하지 못한다. 아오마메만이 목격한 채 스치고 지나치게 함으로써 독자들의 애간장을 녹이게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다. 도대체 왜 그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걸까에 대한 의문점, 리더에 의해 그에 따른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정답을 내놓지 않고 지나쳐 버렸다. 그래서 이 소설에는 끝까지 빠져들게 하는 함정이 있다. 

결국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를 살해하고 숨어지내면서 읽게되는 소설 공기번데기와 같다. 후카에리가 쓰고 덴고가 보완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공기번데기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독자들이 1Q84에서 느끼는 내용과 똑같다는 것을 인식시켜준다. 왜 1Q84년의 밤하늘에는 두개의 달이 있는 걸까?  요즘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는 습관이 그로 인해 생겼다. 

아오마메가 1Q84속의 소설 공기번데기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한 내용이다. 이 내용이 결국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소설 1Q84에 대한 리뷰일런지도 모르겠다.

   
 

"공기번데기"는 환상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읽기 쉬운 소설이었다. 그것은 열 살 소녀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여 있었다. 어려운 단어도 없고 억지스러운 논리도 없고 군더더기 설명도 없고 배배 꼬아놓은 표현도 없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녀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녀의 말은 알아듣기 쉽고 간결하며 대부분의 경우 편안하게 다가왔지만 그러면서도 거의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일이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중간에 멈춰 서서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건 무슨 뜻일까" 하고 고찰하는 일은 없다. 그녀는 천천히, 하지만 적당한 보폭으로 계속 나아간다. 독자는 그 시선을 빌려, 소녀의 걸음에 맞춰 따라가게 된다. 매우 자연스럽게. 그리고 문득 깨닫고 보면 그들은 딴 세계에 들어와 있다. 이곳이 아닌 세계. 리틀 피플이 공기 번데기를 만들고 있는 세계다.

 
   
   
 

그 문장은 얼핏 보기에는 단순하고 무방비 하면서도 세심하게 읽어보면 상당히 주도면밀하게 계산되고 다듬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나치게 쓴 부분은 한 군데도 없으면서 그와 동시에 필요한 것은 빠뜨림 없이 쓰여 있었다. 꾸며주는 말은 최소한만 사용했지만 묘사는 적확하고 색감이 풍성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장에서 뛰어난 리듬 같은 것이 느껴졌다. 소리내어 읽지 않더라도 독자는 거기에서 깊은 울림을 들을 수 있었다.

 
   

결국 아모마메가 읽은 공기 번데기에 대한 평과 독자들이 1Q84를 읽고 느낀 점은 같은 것이리라. 

"여러분도 읽어 보면 저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저음의 목소리가 말했다.
"정말 같은 느낌을 갖게 될까? 전호인이 물었다.
"두고 보면 알게 돼" 바리톤이 말했다.
"독자들이 쓰는 리뷰를 읽어보면 알겠지" 저음이 말했다.
"호우호우" 다른 리틀 피플이 장단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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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Q84>100만부 돌파기념 추첨 이벤트 당첨자 발표
    from 꿈을 나누는 서재 2010-05-31 14:50 
    이벤트가 있었는 지도 몰랐는 데 "1Q84"를 읽고 올린 리뷰가 추첨으로 당첨돼서 이런 행운을 잡았네요. 저와 같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공지합니다. 당첨되신 분들 모두 축하축하^*^ ========================================================================================   http://blog.aladdin.co.kr/eventWinner/3741819
  2. 사랑의 합체
    from 꿈을 나누는 서재 2010-12-28 18:18 
    오랜 시간을 두고 틈틈이 읽었지만 한번 시작하면 오래도록 눈을 떼지 않았다. 밝게 빛나는 달이 하나면 족한 정상적인 1984년에 푸른 빛 감도는 또 다른 달이 존재하는 1Q84년을 아오마메, 덴고와 함께 겪었다. 같이 겪으면서도 그들처럼 현재의 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과연 진정한 나일까를 함께 의심했다. 꽉 막힌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오면서 1Q84년이라는 다른 세계로 접어들었던 아오마메. 그녀가 오랫동안 갈망했지만 서로 어긋났던 그녀의 사랑 덴고와
 
 
이매지 2010-05-0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우호우~ ㅎㅎ
3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ㅎㅎ

전호인 2010-05-10 08: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3권에서 아오마메의 도터와 후카에리에 대한 정체가 낱낱이 밝혀지려나 모르겠네요. 밝혀지겠죠? 호우호우^^

글샘 2010-05-0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가 일본어로 '큐'라고 읽는 점을 응용한 점이 재미있죠. ^^ 상상력이 정말 뛰어난 작가입니다.

전호인 2010-05-10 08:32   좋아요 0 | URL
아~`그렇기도 하군요. 정말로 딱 맞아 떨어졌네요, 어찌보면 젊은애들이 인터넷용어 등으로 쓰는 표현이라 할 수도 있겠는 걸요. 내용이 복잡한 듯 하면서 어찌보면 아오마메와 덴고만의 이야기로 국한되는 단순함도 느끼게 되는 내용이 인상적이고 매듭이 풀려나가는 형국의 글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을 깨닫게 되네요. ^*^

2010-05-09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민정 2010-05-24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고 갑니다.
1Q84 1권을 어제밤에 다 읽었는데요, 이미 읽어본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고싶어서 찾다가 전호인님 글을 읽게됬네요! 아무생각없이 1권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오마메 이야기랑 덴고의 이야기가 정말 (전호인님의 말처럼 "프레임에 꿰맞춰져 있어서 톱니바퀴 돌 듯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야기가 이어져서 소름끼쳤어요. 그리고 선구 이야기도 그렇고 리틀피플.. 두개의달 ㅠㅠ 뭔가 무서워서 불 키고 잤답니다..ㅋㅋ(딱히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빨리 2권 읽고싶은데 2권이 아직 수중에 없네요 허허^^;; 결국 아오마메가 선구 리더를 죽이는군요.. 덴고와 아오마메가 2권에서도 못만난다니..흑.. (전 영화든 책이든 뭐든지 결말이나 반전을 알고 보는걸 좋아해요) 정말 글 잘 읽고갑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

전호인 2010-05-27 14:56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이런 앞으로 리뷰를 좀 더 정성들여 써야겠네요. ㅋㅋ
자주 찾아주시고, 민정님도 알라딘 서재 등록하셔서 활용해 보세요
서로 책이나 영화에 대한 리뷰도 쏠쏠하지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쉼터로서의 역할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지요
쌩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