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천안연수원 출강을 나간다. 3년전 연수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늘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한달에 한두번 나가는 강의가 때론 직장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한번 출강에 두시간 강의를 하는 것이라 시간도 적당하다. 산업강의가 업무적 이론 프로그램 일색이면 연수생들이 무척 괴롭다. 직장생활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출강하는 과정이 1주일간 업무위주의 이론교육 위주로 편성되어 있기때문에 연수생들이 지루해 한다. 또한 연수 마지막날 평가시험을 본 후 그 점수가 인사고과에 반영됨으로 부담스럽다.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내 강의는 평가시험대상에서 제외시켜 주도록 요구를 했다. 따라서 수료식이 있는 금요일 평가시험을 본 후에 편성되어 있다. 강의주제도 "전자금융을 통한 수익창출"로 이론보다는 전반적인 금융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을 주제로 다루었다. 따라서 연수생들이 부담없이 즐겁게 경청할 수 있다. 그런 영향인지 설문을 받아보면 연수생들에게 호응이 가장 좋단다. 물론 강의내용도 업무적으로 다 아는 내용이지만 너무 쉬워서 간과하기 때문에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콕집어 줌으로해서 깨우침을 주고자 노력했다. 새로운 업무와 환경변화에 마인드를 오픈할 수 있는 강의가 되도록 한 것이다.
오늘도 강의가 편성되어 있는 날이다. 강의시간은 10:30~12:20까지 두시간이다. 물론 중간에 10분의 휴식시간이 있다. 평상시 같으면 강의 시작 3~40분전에 도착하여 연수원 직원들과 교수들도 만나 가볍게 차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눈 후 10분전에 강의실에 들어가 PT상태를 점검한 후 강의 준비를 한다.
오늘 아침도 서울에서 여유를 두고 출발을 했다. 그런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서 교통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외곽도로에서 고속도로 진입때까지 꽉 막혔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서도 교통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제때에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비로인해 시야는 가리지 도로는 막혀있지 시간은 흘러 촉박하지 등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버스전용차로로 들어섰다. 안성을 지나자 정체가 풀렸지만 차량은 많았다.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면서 과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강의실에 도착한 시각이 10:29분! 교관이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의시작 1분전이었다. USB를 꼽고 한숨을 돌려 강의를 시작했고, 두시간의 강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강의시간에 늦지않기 위해 도로위에서 전용차로 위반, 속도위반, 수시로 차선변경 등등 온갖 불법행위를(?) 다 저질렀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범법행위를 (?) 했다는 물증은 없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