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흔들리면 차를 마신다.
차별로 말미암아 휘둘릴 때
내가 어디에서 서 있는 누구인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가 분명해지지 않을 때
차를 마신다. 그러면 나의 존재 의미가 분명해진다.
누군가가 나를 절망하게 할 때,
내가 낡아간다고 생각될 때, 슬퍼지고 우울해 질 때
차를 마시며 그 슬픔과 우울에서 깨어난다.
- 한승원 '차 한 잔의 깨달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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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금년도의 마지막은 이렇 듯 저물어 갑니다.
집안에는 아들녀석과 단둘입니다.
녀석은 자기방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합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잠시 묵상에 잠겨봅니다.
한 해가 가는 길목!
숨 가쁘게 달려가던 발걸음을 한 번쯤
돌아 볼 때입니다.
사랑하는 얼굴과 마주해도 좋겠지만
오롯이 자신을 만나는 시간에는
나만을 위한 차 한 잔을 우려 보세요.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는 사람에게는
주변도 향기롭게 물들일 줄 아는 지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