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흔들리면 차를 마신다.
차별로 말미암아 휘둘릴 때
내가 어디에서 서 있는 누구인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가 분명해지지 않을 때
차를 마신다. 그러면 나의 존재 의미가 분명해진다.
누군가가 나를 절망하게 할 때,
내가 낡아간다고 생각될 때, 슬퍼지고 우울해 질 때
차를 마시며 그 슬픔과 우울에서 깨어난다.

- 한승원 '차 한 잔의 깨달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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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금년도의 마지막은 이렇 듯 저물어 갑니다.
집안에는 아들녀석과 단둘입니다.
녀석은 자기방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합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잠시 묵상에 잠겨봅니다.

한 해가 가는 길목!
숨 가쁘게 달려가던 발걸음을 한 번쯤
돌아 볼 때입니다.
사랑하는 얼굴과 마주해도 좋겠지만
오롯이 자신을 만나는 시간에는
나만을 위한 차 한 잔을 우려 보세요.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는 사람에게는
주변도 향기롭게 물들일 줄 아는 지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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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1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한 해를,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저도 꼭 가질 겁니다. ^^

전호인 2007-12-20 09:33   좋아요 0 | URL
더 없이 맑디 맑은 날이었습니다.
전국이 온통 대통령 선거로 시끄러운 한달을 보냈습니다.
이런 시간에 나를 만났답니다

다락방 2007-12-19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친구에게 선물받은 홍차를 우려야겠어요. :)

전호인 2007-12-20 09:35   좋아요 0 | URL
그쵸!
홍차 약간 세콤한 맛이 나기에 기분을 업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비로그인 2007-12-1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처음 내린 커피 한 잔을 들고 와서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전호인 2007-12-20 13:15   좋아요 0 | URL
그윽한 향을 뽐내는 커피는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겠지요
근데 저는 커피맛을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촌놈이라서 그런가봐요
양촌리 커피만을 가끔 마시긴 합니다. ㅋㅋ

비로그인 2007-12-20 12:26   좋아요 0 | URL
전 사실, 원두 커피보다 믹스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어린이랍니다.ㅋㅋ

프레이야 2007-12-19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대낮부터 술을 좀 했어요. 와인..
기분이 그냥 그러네요.. 지금 또 한 잔 하렵니다.

전호인 2007-12-20 09:38   좋아요 0 | URL
무아지경을 만든다는 낮술 드셨군요.
낮술은 대부분은 화가 극도로 치밀어 오르거나 너무 친한 사람을 만나 한잔하지 않을 수 없을 때 마시는 데 님은 후자거니 했는 데 기분이 가히 좋아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우울하신 듯 합니다.
까짓거! 낮술한잔하고 확 풀어버리시길 바랍니다.

세실 2007-12-1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오늘은 차 한잔 하지 못했네요. 뒹글거리다 투표하고 마트가서 장 봐오고. ㅎㅎ
아 독서도 했습니다.
내일 도서관가서 허브차 마셔야 겠습니다.

전호인 2007-12-20 09:40   좋아요 0 | URL
오늘 모처럼 가정주부로서 충실하셨군요.
츄리닝 등 간편한 복 입고 뒹굴뒹굴 전형적인 아줌마의 모습으로 변신하셨을 듯.......
으음! 허브차 그거 좋쵸. 그 향 연수원으로도 보내주시길.....

Jeanne 2007-12-2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긁어가요.. 감사^^

전호인 2007-12-24 10:31   좋아요 0 | URL
님과는 첫대면인 것 같군요.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의 서재에 종종 놀러가리다.
시를 통해 나와의 좋은 만남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