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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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바탕색이 너무 예쁘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저자의 심정을 알 것 같기도 하다. 여행자들의 심리는 모두 같지 않을까. 여행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은 하늘색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중에 지치거나 피곤할 때 어디서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위안을 얻고는 했다.

서른 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두려움을 안고 미국 여행을 떠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갖은 고생을 하면서 230일간 LA에서 뉴욕까지 차로 여행을 한다. 위염 때문에 유제품은 먹지 못하지만 간절하게 생각나는 초코우유를 천 밀리리터나 마시고는 앓기도 하고, 영화배우 에단 호크가 바로 앞에 있었는데도 책장에 코를 박고 있었다. 야경을 보려고 해질 무렵 드라이브를 하다 숙소로 가는 길을 잃어버려 울기도 하고, 심문을 당하다가 좋아하는 미국 음악과 책 이야기를 하면서 삭막했던 분위기를 가라앉히기도 했다. 

여행책이라기보다 에세이집 같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책에 실려 있는 사진들은 색감이 예쁘고 디자인도 아기자기하다. 여행 일정과 여정을 순서대로 나열한 게 아니라 짤막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그의 추억과 생활과 느낌과 솔직함이 한 권의 소중한 보물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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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6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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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서적은 거의 읽지 않는다. 경제학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지고 어려운 학문일 것만 같다. '이코노믹 씽킹'을 읽게 된 건 경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픈 나의 새로운 시도였다. 제목을 이룬 철자들이 뭔가 외치고 있는 듯했고, 초록색의 신선함도 책에 손이 가게 한 이유였다. 차례를 훑어보았을 때 어려운 말들도 있었지만 흥미로운 질문들도 눈에 띄었다.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해 주었다기보다 질문의 답을 저자의 강의로 들은 느낌이다. 저자가 학생들의 리포트 중 흥미로운 것들을 골라 해설을 붙였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책의 내용이 꼭 정답인 것은 아니다. 다른 대답이 나올 수도 있다. 어려운 경제학에 부담을 가지고 읽었다면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을 것이다. 관심 가는 chapter를 골라가며 가볍게 읽었더니 지루하지 않았다.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다. 혹은 강의서나 과제 참고 도서로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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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쉬운 경제학 이야기 "이코노믹 씽킹"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3 09:07 
    이코노믹 씽킹 -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2007년 11월 12일 읽은 책이다. 2007년도 읽을 도서 목록 중 4번째 읽은 책이다. 총평 경제학 하면 수치와 그래프가 생각난다. 대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경제학을 이수하긴 했지만 대학에서 배웠던 경제학은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이었다. 같은 것을 가르쳐도 실물 경제의 예를 통해서 쉽게 핵심을 이해하게 설명해주었으면 오래 기억되고 좋았을 것을 너무 학문적으로 암기, 주입식..
 
 
 
오픈 북 - 젊은 독서가의 초상
마이클 더다 지음, 이종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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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됐다. 미국을 대표한다는 서평가의 자서전이라니. 유년 시절에서 대학 시절까지 읽은 책들을 바탕으로 썼다고 해서 더욱 궁금했다. 고3 때 수시 모집에 합격하고 자서전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연습장에 태어나서 고3까지의 기억나는 일들을 차근차근 적어내려갔다. 나이를 먹을 때마다 조금씩 덧붙여야지 마음먹었는데 대학 시절 이야기부터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오픈 북》을 알게 되고 읽으면서 나도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쓰고 싶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읽은 동화책 말고 기억에 남는 처음 읽은 책은 생일 선물로 받은 88년에 인쇄된 바른사의《한국전래동화》두 권이다. 지금도 책꽂이에 있는데 몇 번씩 읽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외사촌 집에서 읽으라고 주신 두꺼운 세계문학전집도 좋아하던 책인데 네 번이나 이사하면서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엄마랑 엎드려서 <소공녀>, <올리버 트위스트>, <비밀의 화원> 등을 읽었다. 15년 이상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 읽었던 느낌 때문에 지금도 명화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6학년 때 선물 받은 94년 1월에 푸른마을에서 펴낸《초콜릿 나무》는 제목과 초콜릿 색의 표지와 일러스트가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다. 초등학교 시절엔 아빠께서 서울로 출장을 다녀오실 때마다 대형 서점에 들러서 꼭 책을 한 권씩 사다 주셨다. 한번은 신문에서 오린 듯한 도서 목록을 보여주시며 한 권을 고르라고 하셨다. 도서출판 유진의 세계으뜸문고 목록이었다.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흥미로운 제목들이 많았지만 난 독일아동문학상 수상작가의《핵전쟁 뒤의 최후의 아이들》을 선택했다. 그 책을 고른 이유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제목에서 뭔가 강함이 느껴져서가 아닐까.

중1 때 동네 친구의 추천으로 열린책들의《개미》1권을 직접 샀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그 당시에 책을 적은 분량씩 아주 오래 읽었나보다. 중2 때 2권을, 중학교 졸업하던 달에 3권을 샀다고 적혀있는 걸 보면 말이다. 아마 세 권에 걸친 긴 장편소설을 읽은 게 그때가 처음인 것 같다.《개미》를 읽은 뒤, 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 되어 있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은 건 대학 입학하고 나서였을까. 고등학교 때는 청소 시간마다 도서실에 자주 갔지만 책은 거의 읽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였는지 전이었는지 아빠께서 주문하셨던 삼국지와 태백산맥 10권 세트를 읽은 기억 뿐이다. 미니홈피에 대학 시절부터 읽은 책들을 기록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친구 한 명이 보고는 무척 놀라워하기도 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과제 때문에 도서관에 갔을 때였다. 실험 리포트를 쓰기 위해 과학 도서 쪽에 있었는데 눈에 띄어 꺼내본 책이 사이언스북스의《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였다. 그날 이후로 넓은 도서관을 구석구석 살피며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냈다. 토요일마다 도서 신문을 꼼꼼이 읽으며 관심있는 책의 제목 리스트를 작성하여 도서관에서 찾아 보곤 했다. 어떤 책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한국 소설이었는데 책 안에서 샐린저의《호밀밭의 파수꾼》이 등장했다. 며칠 후 학교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다 하서출판사의 명작선 틈에서 그 책을 발견하고는 바로 샀다. 2년 후, 조이스 메이나드의《호밀밭 파수꾼을 떠나며》를 읽을 때는 심각한 내용에도 별 생각이 없었다.

대학 시절 엄청난 양의 책을 읽으면서 소설에 국한되어 있던 독서 범위는 여행, 예술, 인문 등으로 넓혀졌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스웨덴 작가 헤닝 만켈을 좋아하게 되었고, 여행과 봉사(奉仕)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비야 작가를 존경하게 되었다. 이외수 작가의 시원스런 문체도 마음에 들고, 국사 점수는 엉망이었지만 역사소설도 좋아하게 되었다. 김점선, 한젬마의 미술 이야기도 재미있고, 여행과 관련된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읽는다. 어린 시절 많은 책을 선물해주신 아버지께 감사하고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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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육삼십육 - 일상의 웃음과 행복을 찾아
김도환 지음 / Wellbrand(웰브랜드)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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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만화는 별로 즐겨 읽지 않았다. 고1 때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려 보는 친구들이 많았다. 수업 시간에 책상에 교과서와 참고서를 높이 쌓아 두고 만화책을 몰래 보는 느낌이 어떤지 시도해 보았으나 지루하기만 했다. 흑백인데다 그림과 말풍선을 채운 글씨가 빽빽해서였을까. 

왜 육육삼삽육일까? 책을 다 읽고나서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행복한 일상여행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었고 깔끔한 표지에 귀여운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의 행복에 대해 그리고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말그대로 일상의 한부분에서 방울 토마토의 느낌을 빌어 캐릭터를 만든다. 만화를 그리고 일기를 쓰고 그 과정이 부럽기만 하다. 초등학교 때는 매일 썼고, 중학교 때는 학급 친구들과 모둠으로 썼고, 고등학교 때는 비밀 일기장에 썼고, 대학교 때는 드문드문 쓰다가 흐지부지 된 일기 쓰기. 꾸준히 쓰지 못한 게 아쉽다. 내 일상 혹은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겨 놓는다면 훗날 큰 추억이 될 텐데 말이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엿보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비슷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이랄까 그런 기분이 들었다. 모두들 살아가는 과정이 거기서 거기구나. 특별할 것도 없지만 평범한 생활 안에서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모습이 눈부시다. 

한 권의 책이 저자에게는 소중한 가족 일기이지 않을까. 분주한 아침에 출근하고 등교하는 것부터 청소하고 식사하고, 학교, 직장, 친구, 여가, 건강 등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짤막한 글과 그림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재미있고 후련했다. 예쁘진 않지만 귀여운 명랑소녀 마토의 캐릭터가 마음을 흔든다. 나도 내 삶의 캐릭터를 하나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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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 동안의 남미 - 열정에 중독된 427일 동안의 남미 방랑기 시즌 one
박민우 지음 / 플럼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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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끌린다. 보통 여행책 제목에는 며칠이라는 기간이 포함되는 게 대부분인데 특이하게 시간을 사용했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뭔가 끈질기고 푹 빠져있다는 느낌이 든다. 여행책이라는 냄새가 물씬 나는 제목 때문에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여행기? 얼마나 재미있길래 소설에 비교를 할까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 소개부터 색다르고 재미있다. 언젠가 나도 책을 낸다면 프로필을 연도 순서대로 정리하고 싶다. 

여느 여행책과 마찬가지로 한 페이지 가득한 사진들이 눈을 현혹했다. 낡았지만 페이트칠이 벗겨졌지만 사람 사는 냄새 나는 혹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파스텔톤의 집과 길거리,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인네들의 행진, 웅장한 건축물, 형형색색의 시장 풍경 등. 넓은 세상 곳곳의 여행 사진을 수백 권의 책으로 본다고 해도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박민우의 책이라서일까. 확실히 전에 읽었던 여행기와는 다르다. 한 문장 한 문단에 현장감이 넘친다. 시간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흐름을 건너뛰지도 않는다. 상세한 이야기 덕분에 실감나는 여행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비굴한 태도도 보이고 창피한 모습도 서슴대지 않는다. 1년에 한 번뿐인 축제를 놓치지 않으려 뻔뻔하게 우기기도 해보고, 돈에 눈이 멀어 위험을 무릅쓰고 히치하이킹도 한다. 마지막에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점이 좋았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직접 만난 것 같이 들뜬 기분이었다.   

남미에 거대한 매력이 숨어 있다고, 자신을 사랑한다면 한 번쯤 남미로 떠나는 것을 꿈꿔 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까지 남아메리카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도 지도에서 눈여겨 본 적도 없다. 목차를 보면 이름조차 생소한 도시들이 대부분이다. 관심 없는 곳에 대한 여행기는 재미있게 읽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부터 그런 편견은 버리기로 했다. 내게 또다시 여행의 즐거움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 소중한 책 한 권이 책꽂이 한쪽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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