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마니아 - 최고를 향한 성공 DNA
김종래 지음 / 크레듀(credu)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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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가 아닌, 목차만 보고 책을 선택한 건 처음인 것 같다. 목차의 열여덟 짧은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사실 강의하는 듯한 느낌의 이 책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읽다보면 여러 위인들의 사례가 재미있기만 하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위인이라 하면 세종대왕, 이순신, 나폴레옹,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등 옛날 사람들만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위인이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카네기, 섀클턴, 가우디, 임요환, 빅마마, 오프라 윈프리, 김정호, 박영석 등 저자가 말하는 프로마니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시대는 물론이고 각자의 관심 영역이 골고루이다. 어떤 일에 열정적으로 미친 최고의 전문가, 프로마니아에 대한 사례들을 읽기 쉽게 들려 준다. 한명의 사례를 말하고 그 뒤에 저자의 경험이나 일반적인 이야기를 곁들여 더욱 풍성한 내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처음에는 모두 평범하게 태어나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를 얼마나 빨리 확실하게 찾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생활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부딪힌다면 더욱 성공에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종이컵 발명, 베네통, 인듀어런스호 대원들의 리더 섀클턴, 한국의 문화상품 비보이, 자기 전에 씹는 껌 자일리톨, 구글, 주식회사 남이섬 강우현 사장, 스타크래프트 황제 임요환, 인기와 존경과 돈까지 모든 것을 얻은 오프라 윈프리, 산악인 박영석 등. 인물 뿐만 아니라 물건, 문화까지도 말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간을 정복한 사나이 류비셰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평생을 분分 단위로 관리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 소요된 시간 모두를 기록했다니 대단하다.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접하는 좋은 기회였고, 프로마니아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수업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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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8-1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인것 같아 추천!
 
지구별 워커홀릭 - Walk-O-Holic
채지형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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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여행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어릴 적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는 게 바로 세계일주가 아닐까. 서점에서 표지의 시원스러운 색채와 제목이 눈에 띄어 책을 넘겨 보았다. 360일간의 세계일주라.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제외하곤 세계일주에 대한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더욱 관심이 갔다.

쿠키라는 닉네임의 저자는 10년간의 기자생활을 중단하고 여행을 떠났다. 그러한 인물들을 많이 봤지만,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떠날 수 있는 용기에 이번에도 역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나는 여러 나라를 둘러본 여행기보다 한 나라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여행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30여 페이지에 걸친 여행 준비 이야기는 여느 여행책을 보더라도 비슷하기에 지루함마저 들었다. 하지만 세계일주를 감행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세계일주 경로라든지 여행 1년전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 예산짜기 등이 그러하다. 1년이란 긴 시간 동안의 여행이기에 예산이 어마어마하다. 난 여행을 할 때면 짠순이 기질이 나타난다. 되도록이면 값이 싼 숙소에서 묵고, 비싼 음식보다는 저렴한 음식을 먹고. 물론 그 나라 특유의 음식은 꼭 맛본다. 저자의 비용 쓰는 원칙은 쉬고 싶을 때는 무조건 좋은 숙소에 묵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돈 아끼지 말기이다.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 말에 동감을 표한다.

'지구별 워커홀릭' 덕분에 몇 시간 만에 지구를 한바퀴 돌았다. 먼저 저자의 1년간 세계일주 스케줄을 훑어보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사진들만 보아도 너무 신 난다. 글을 읽고 사진을 유심히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은 사진들을 모아 말풍선을 단 부분도 재미있었다. 사진이 모두 예술 작품이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이기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게 아닐까. 마지막 지구별 베스트에서는 깔끔한 정리와 함께 화려한 색상의 사진들로 책을 덮기 전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시장 구경, 파란 하늘, 예쁜 구름, 맛있는 음식, 문화 유산, 그림 같은 호수 등 이 모든 것들이 여행을 이루는 요소들인 것 같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생각한 것이 내가 만약 세계일주를 하게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책, 음식, 그림 세 가지를 위한 여행을 하고 싶다. 여러 서점과 미술관을 둘러보고 각 나라 각 지역의 대표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멋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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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심형철 지음 / 포스트휴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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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시간에 배웠던 내륙 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 동서통상로, 비단길. 실크로드는 한없이 먼 길이다. 이 길의 상당부분은 사막과 초원이고, 험준한 산맥과 고원, 그리고 깊은 계곡을 거쳐야 한다. 저자는 그러한 길을 따라 움직인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저녁 노을과 여행 중 찍었을 추억의 사진. 표지만 보고 책을 선택했다. 어쩌면 실크로드보다도 가보고 싶은 나라 중국에 대한 호기심 유발로 책을 골랐는지도 모르겠다. 제목만 보고 어림짐작으로 여행책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책을 한번 훑어보니 여느 여행책과 다르게 흥미를 돋우는 즐거운 사진보다는 문화와 관련된 사진을 비롯해 실크로드의 자연 사진이 태반이다. 그래도 그림 같은 하늘과 호수와 사막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들어가는 말에서 실크로드의 아버지 장 건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어려웠다. 역사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소설 빼고는 도무지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기에. 1부가 시작되며 장안성의 흑백사진이 등장한다. 여행하면서 인물 사진보다는 풍경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라서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눈앞에 한없이 펼쳐진 길을 따라 걷는다면 복잡한 문제로 가득한 머리와 편하지 않은 마음이 어느 정도 후련해지지 않을까. 지도를 보며 저자가 움직인 경로를 마음속으로 읽어 본다. 

마치 국사책을 읽는 듯한 느낌의 옛 시대 -문화, 역사 관련- 이야기는 그저 글자를 따라 읽었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처음부터 다시 읽기를 반복한다면 책 읽는 즐거움이 사라질 듯해서였다. 2부-럭비공 같은 하미꽈의 유래 이야기부터 흥미를 끌기 시작했고, 3부-훼이족 우스타라 마을의 국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여행할 때는 역시 작은 동네의 시장 구경이나 음식이 즐거움의 반 이상을 차지하지 않을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호의 또한 감사하다. 길을 걷다 눈이 마주쳤을 때 환하게 미소지어 주는 모습에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여행 중에 구름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오래 걸어 지쳤거나 풍요롭지 않은 생활이 지속되어 힘들 때 파란 하늘에 예쁜 구름을 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솟는다. 치롄 산맥과 모래산의 월아산장, 싱싱샤의 손에 잡힐 듯한 구름, 카라쿠리 전경 사진 모두 멋지지만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그림인지 사진인지도 헷갈리는 버스텅 호수의 모습이다. 구름과 호수의 조화가 정말 아름답다.

오순도순 살아가는 사람들, 맛있는 음식, 멋진 풍경 이 세가지가 조화를 이룬다면 여행에서의 피로감은 말끔히 씻길 것이다. 물론 그림 같은 구름의 모습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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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과학이다
스기타 도시로 지음, 명성현 옮김 / 지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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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가 책을 읽고 싶게 했다. 여자들을 위한 연애교과서라니. 대학 졸업할 때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소개팅을 직장 선배들 덕분에 해보았다. 학교 다닐 때의 연애경험도 떠오르고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들어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제목에 '과학'이 포함되었고 저자는 일본인 의학박사이다. 어쩐지 지루하겠단 생각도 했지만 목차만 훑어보아도 흥미로운 문구가 가득했다.  

내용은 암기-준비-시작-실행-완성편으로 나뉘어 있다. 여느 교과서에 걸맞은 구성이다. 수업을 받는 듯한 느낌과 함께 읽어나갔다. 암기편은 학교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고 내용도 조금 따분했다. 시작편과 실행편에서는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이 말이 진짜일까 의심이 생기기도 했다. 사람을 소개받고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얼굴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연애 할 때는 꼭 그럴 필요는 없을 수도 있겠지만. 데이트는 오후 7시 이후가 좋다는 말에 동감할 수 없다. 소개팅남과 주말에 만날 수 없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한번씩 평일에 8-9시쯤 세번을 만났다.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늦은 저녁식사 겸 음주를 했다. 주말 오후 3-5시에 만나보지 않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세번의 만남으로 호감을 가질 수 없었고, 관계를 유지하고 싶단 생각도 들지 않았다. 데이트에서 식사가 중요하다거나 장소가 사람 마음을 흔든다는 내용에 공감했고, 데이트 할 때는 눈을 크게 뜨지 말라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책 전체 중 여섯 페이지에 나오는 표와 그림은 바랜 듯한 색 탓인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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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상
차오원쉬엔 지음, 김지연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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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원쉬엔의 작품이라면 학교 다닐 적에 <빨간 기와>, <까만 기와>를 읽었을 뿐이다. 작가의 사춘기 시절을 회상하며 썼다는데 꼭 우리네 옛 시절 이야기를 읽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이제 차오원쉬엔이라면 친근한 중국 작가로 여겨진다. 

파스텔톤의 은은한 느낌이 좋다. 겉표지의 가느다란 하양 선이 빗줄기를 표현한 것일까. 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비 오는 날, 먹구름, 홍수, 우산 등 비와 관련된 것은 어느 것 하나 좋은 이미지를 떠올릴 수가 없다. 그런 내가 '비'라는 제목의 두 권짜리 소설을 읽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비가 내린다. 잠시 멈춘 듯하여 공기라도 한 모금 마실라치면 또다시 비를 뿌린다. 하지만 내용이 지루하지 않고 비에 젖어 눅눅하다는 느낌은 없다. 한 장(章)을 읽으면 다음 장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기대된다. 

유마지(油麻地) 사람들의 이야기다. 아니, 유마지로 흘러들어와서 결국 유마지를 위해 살다가 죽어서도 유마지를 잊지 못하는 두원조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어린시절부터 예순이 넘어서까지의 일대기라고도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했다. 책장(冊張)을 넘길 때마다 머릿속에 영상이 흘렀다. 비록 날씨는 맑지 않지만 포근하고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과 질투가 뒤섞인 끊임없이 얽히고설킨 이야기.

많은 사람이 나오지만 다른 소설보다 등장인물에 대해 더 쉽게 기억하고 있었던 이유가 그들의 성격이나 모습이 잘 묘사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배경이나 상황 설명은 자세하게, 인물 묘사는 세밀하게 되어 있다. 2권을 펼치면 유마지에 농사를 지으러 젊은이들이 오고 그 중 애융이라는 여자 아이의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뜬금없다 생각했는데 이야기의 전환점이라 볼 수 있겠다. 인상깊었던 건 장님 범 씨의 노래부르는 장면이다. 노래 가사가 바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견하는 듯하다. 소설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야기에 빈틈이 없다. 앞뒤 내용의 연결고리가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역시 다른 외국소설과 다르게 친근하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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