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상황에 이런 제목의 책을 왜 꺼내들었을까?

내게도 누군가 마음껏 떠들 사람이 필요한가. 아무말 없이 이해한다는 눈빛을 보내며 그저 조용히 함께 있어줄 사람 말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가 외롭다. 누구하나 소통할 사람을 찾지 못해서 홀로 독백할 뿐이다. 뜨겁게 사랑하나 사랑하는 대상들은 한결같이 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갈곳없는 사랑은 결국 분노가 되어 그들의 삶을 갈가먹고 있다.

요즘 나는 울적하다. 년말이면 늘 그렇지만 바스라지기 일보직전인 연애 마저 더해지니 버티기가 버겁다. 왜 나는 하고 싶은 것도 없이 꾸역꾸역 아침이면 만원전철에 순대에 속들어가는 것처럼 밀어들어가 멍하니 하루를 보내다 또 만원전철에 끼어 집으로와 티브이를 멍하니 보다 잠이 드는 하루를 반복하는가..

왜 하고 싶은게 한가지도 떠오르지 않을까? 연애는, 가족은.. 여전히 소통불가다.

마음이 이리 무거우니 몸도 무겁다. 이런저런 일들을 벌여보지만 찾고 싶은건 술친구 밥친구 얘기할 친구인 듯도 하고..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소통의 가능성은 "0"인듯도 하다..

오늘은 고성오광대를 배우러 간다. 몸을 움직이면 좀 나아지려나..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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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8-11-2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금요일에 혼자있기는 싫은데 누구 만나기도 번거롭다는 단순한 이유로 베를린필하모니의 브람스 연주를 예매했다. 한달 생활비를 들여서 -.- 그래도 이런거라도 하면서 술을 덜 먹을 길을 찾고 있다는건 아직은 자신의 대한 사랑이 조금은 남아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새비지 가든
마크 밀스 지음, 강수정 옮김 / 비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다양한 풍미를 가진 소설. 추리소설, 로맨스, 고전문학, 이탈리아 문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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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책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나,

집은 눈에 보이는 곳 모두 책으로 뒤덮여있고 ㅎㅎ

대학때 하다만 고성오광대도 다시 배우려고

집근처를 찜해두었으며,

학교다닐때 자포자기했던 악도 다시배우고자

장구를 개인교습(!!!) 신청해두었다..

서른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뭐라도 성과를 내보고 싶어서 발버둥 중이다..

내년엔 자동차운전과 바위타기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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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란 놀다와 마치다가 결합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라 한다. 노름마치라는 책을 쓴 진옥섭씨가 일년에 한번 명인들을 모아 여는 춤판이 일요일 저녁 국악원에서 열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명인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보는내내 왜 서양춤은 몸을 부자연스럽고, 때론 가학적일 정도로 늘리거나 줄여야할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우리춤은 그냥 서 있는 것도 춤이되고 그저 걷는 것도 춤이다.

나에게 가장 묘미는 가만히 서있는 동작에서 아주 미세하게 손끝이 어깨가 툭 하고 박을 먹는 순간이다. 오금이라고 하던가. 그 호흡의 순간이 너무 놀랍다. 정박에 딱딱 맞추는 것이 아니라 때론 악보다 느리게 때론 악보다 빠르게 (물론 악자체도 딱딱 정박을 치는 것은 아니지만) 악의 결을 타는 춤..

여든이 다 되어 몸이 불편한 장금도 여사는 앉기도 힘들고 팔을 들기도 힘든 상태에서 몇 남은 동작을 악에 실는다. 눈물이 찔끔난다. 자식들이 기생이라 손가락질 당할까봐 한평생 가슴 조이며 산 이 작고 조그만 할머니.. 그러나 서 있는 자태도 남다른 그녀의 어깨가 그녀의 발걸음이 여든의 나이에도 여전히 악을 탄다..

한량무와 채상소고춤을 보니 그 옛날 여인네들이 왜 남사당패를 따라 바람이 났는지를 알겠더라.. 공연이 다 끝나고도 혼자 신명이 가시지를 안아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며 서초동 일대를 뛰어다녔다 ㅎㅎㅎ

요즘 공연의 안타까움은 관객은 신명풀이가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네 공연의 묘미와 말로 무대와 관객이 따로 없는 것인데..

아, 이렇게 좋은 공연을 또 언제나 볼 수 있을런지, 이제 몇 안남은 예인들이 자꾸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니 아쉬움이 더한다. 노름마치 책도 부디 많이 많이 팔려서 이런 공연을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참, 깜빡잊고 책을 가져가지 않아 저자의 사인을 받을 기회를 날려서 그것도 너무 아쉬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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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더 2
야마카와 나오토 지음, 오지은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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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지 않는 그림체입니다.

다소 답답하고 복잡한.

그래도 책속의 이야기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냅니다.

말없는 속깊은 친구와 가만히 앉아 차한잔 하는 느낌이랄까요?

지치고 힘들때 차한잔과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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