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살에 나는 책속 그녀와 정확히 같은 상태였다.
실연을 당했고 술을 진창 마시고 끼니도 줄창 거르다 몸이 안받아줘 잠만 잤다. 그러다 가끔 눈을 뜨면 대학 도서관으로 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책장을 넘겼다. 책을 읽으러 간게 아니라 서고에 앉아있는게 마음이 편해서였다. 내일 도서관에 가 앉아있으려고 죽지않고 하루를 살아냈다. 참 사소하고 우스운 핑계거리다. 여행길에 나서고 술자리 안주거리로 연애사를 주절거리게 되기까지 몇년. 뭐 아직도 내가 글을 쓸 수 없는건 내 첫사랑이 얼마나 엉망징창이었는지 내안에서 제대로 삭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그 불덩이를 때로 느낀다.

이 소소한 이야기를 넘기며 결코 내가 넘어서지 못했던 잘헤어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어떤것을 읽느냐보다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책이든 사람이든 진심을 내어 만나고 싶다.

You live only 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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