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에서 가장 자주 다뤄지는 주제는 무언가를 향한 '정진(精進)'이다.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수련해야하는 것이다. 


 사람은 손으로 산다. 손으로 몸으로 살지 못하면 어딘가가 망가진다. 그래서 몇대씩 세습을 하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비행을 어느정도 이해한다. 타인의 수고에 대한 감사를 모르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가치를 소중히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물건이 마구 버려지는 세상엔 그물건을 만드는 인간도 그리되는 법이다.


지난 몇주간 우리 정치와 기업의 비인간적 풍토에 기가 질린다. 함께 짧게 4년 이상 같은 곳에 몸담고 활동했던 인간을 잘라내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이러저러해 너를 자르노라는 설명정도는 찾아가해야 할 것이 아닌가. 제 곁 사람들에게도 저러는데 국민을 생각할리 만무하다. 


 지난 몇달간 회사일이, 도시에 사는 것이 싫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내 몸을 움직여 만들어낸 것으로 살고, 눈에 보이는 살가운 사람들을 챙기며 그냥 그렇게 살고 싶다. 나도 필시 어딘가 망가졌을텐데 우선 눈물샘이 망가졌나보다. 쓸쓸한 김훈의 글에도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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