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재미가 없는 인간이다.
재미가 없다는 것은 매력이 없다는 것이며
이에 대한 자각은 의기소침을 불러와 초라한 교우관계를 성적표로 받았다.
여기다 하루 종일 입한번 달싹 할 일이 없는 직업에 종사하니
더더더 지루한 인간이 되었다.
버터앤 브래드란 만화에서
문득 선생이란 직업에 자신감을 잃은 여자 주인공이
사직을 하고 우연히 들린 빵집에서 같이 빵 먹고 싶은 남자를 만나
두번째 만남에 프로포즈를 한다.
마담 프로스트의 비밀정원이란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의 병의 원인은
그의 일상이다.
그는 피아니스트로 키워졌고,
이모들의 교습소에서 반주를 하며, 교숙소 집을 왔다갔다 하며 나이가 든다.
모든 작품에서 '소외'를 만난다.
무기력하게 홀로 떨어져 있는 개인을 본다.
위의 두 작품속 그들은 한사람의 손이라도 잡고 일어서고,
다른 많은 작품속에서는 사소한 욕망속에 길을 잃고 헤맨다.
엉뚱한 이야기로
주말에 영국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과 미국의 버니 샌더스의 돌풍에 대해 얘기하면서
드물게 수다스러워졌는데
우리나라는 어째서란 주제에 이르러 다시 침묵 모드로 돌입했다..
그래서,
내가 다른 일을 하면 좀 재미있어지려나?
아니면 내 심장을 뛰게할 무언가가 생긴다면?
그러니까
잡고 기어나갈 손 하나를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책을 부여잡고 숨구멍 하나 뚫어 놓았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