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만우절이면 언제나 장국영을 떠올린다.
홍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언제나 그가 생각난다.
습한 여름처럼 나른하고
불안하고
아름다웠던 사람, 그를 닮은 도시

내게 홍콩은 복잡한 도시였고
생각보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고
놀랍도록 다양한 먹을 것과 취할 것들이 존재했다

좁고 높고 낡은 곳부터 크고 번쩍이는 최신식 건물까지

없는 게 없을 듯 한데

스타의 거리에 장국영의 손바닥이 없어 실망했다. 


경험과 상관없이 

내 기억속 홍콩은 느와르 영화속 풍경이고 장국영이다..


서양사람들은 홍콩에 살며 중국식 이름을 지어 불리고

홍콩인들은 스스로를 영어식 이름으로 부른다.

서양에서 온것들은 중국화되고, 중국것들은 서구화 되어 있다. 


소설 속 이야기는 2013년에서 시작해 홍콩이 반환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끝이 난다.

중국으로의 반환을 앞둔 홍콩은 식민자본주의에서 국가자본주의 사회로의 편입을

입헌 왕정에서 전체주의 국가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었다.

고위 공무원과 지도층은 영국과 미국으로 탈출을 준비하며 썩을대로 썩어가고,

밀려드는 중국인민들로 사회는 한층 더 가난하고 복작해진다. 


자신의 죽음까지 사건해결에 바친 소명감 있고 명석한 형사의 시작은

조직의 상하를 잘 살피며 열심히 자기일을 하던 순사였다.

경찰, 법관이 두려운 것은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서 

한 생명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조직의 규칙을 따랐을 뿐인데

나는 법을 적힌 그대로 해석했을 뿐인데

누군가를 수십억 빚더미에 앉힐수도 있고

누군가를 살인죄인이 되게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유일하게 지켜야할 원칙은 

그 조직과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공복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두려움을 깨닫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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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8-0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정말 좋죠? 첫번째 단편 중간까지는 생각도 못했던 박력과 스토리가 있어요. 역사의 격랑 속의 `경찰`의 모습을 이보다 더 잘 그릴수 있을까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15-08-05 18:48   좋아요 0 | URL
네 좋았어요 하이드님. 두께감이 있어서 읽을까말까 많이 망설이다 하이드님 댓글을 보고 열심히 읽었는데 읽기를 정말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