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수려한 영상에 배우들의 호연이 빛이 난다.
나레이션과 음악도 기대이상으로 멋졌다.
그러나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과
감독의 영상은 서로 상반된 것을 가르키고 있다.
연산군의 성적노리개였던 일만의 여자들이
그녀들 역시 사람이고, 나름의 사연이 있으며
폭정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음을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섹스머신으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은
여배우들의 헐벗은 몸만 보여준다.
(그저 폭력적인 상황을 그리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간신히 와 닿는 것은 숭재의 마음 정도인데
그의 마지막 선택의 이유는 모호하다.
그러나 몇 개의 이미지는 오래도록 기억될듯하다.
단희를 안은 숭재의 눈물, 여배우들의 군무 장면은 멋졌다.
영화를 보며 정치란 직업으로 선택해서는 안된다는 점만 되새긴다.
무수한 가정의 집을 빼앗고, 밤잠을 빼앗고,
수천 수만의 목숨 조차 일거에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이 무수한 타인을 죽이는 '정치'였을때
어떠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왜 왕정시대 현자들이 나를 알아주는 임금이 없을때 은거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간신을 베고 또 베어내도 또 생겨날 뿐이지만 베어내지 않으면 그 두려움조차 가지지않을 것이다.
다른 수가 없으니 베고 또 베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