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롤링의 삶에 대해서는 제법 알려져 있다. 그녀가 28살에 아이하나가 딸린 이혼녀가 되어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해리포터를 써 일약 스타작가이자 갑부가 된 동화같은 얘기 말이다. (여기서 아이하나 딸린 그녀가 공부를 시작하자 먹고 살 보조금을 준 영국정부가 아니었으면 그녀의 이 멋진 소설은 나올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근혜정부는 부실한 일자리 창출로 지표를 호도할 생각을 말고 인력 재교육에 투자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두가지 면에서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다. 하나는 좀 덜 알려져 있지만 결혼전에 그녀는 국제기구에서 비서일을 했다. 그러다 창조적인 자신과 비서일이 맞지않아 포르투갈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글을 쓰게 된다.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은 탐정 코모란 보다 탐정의 임시 비서로 들어왔다 견습 탐정으로 변신중인 로빈이다. 안정된 일자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이는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에서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두번째는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출판업계다. 이 책에 묘사되는 작가, 에이젼시, 출판업자 누구하나 정상이 없다. 한명쯤은 정상인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빈한한 재능에 비해 넘치는 명예욕을 가진 작가들, 글은 잘쓰는데 창의력이 없었던 출판업자, 친구인척 서로를 글로 물어뜯는 글쟁이들, 주정뱅이 출판업자, 자의식 과잉에 남의 아내랑 자는 작가 등등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소설은 주변사람들을 우화적으로 비꼬아 쓴 책이던데, 과연 이 책에 등장하는 출판업 관계자들도 모델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조앤이 자신의 동료들을 이렇게 끔찍하게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이야기는 1부보다 더욱 더 전형적인 탐정소설의 모습을 보인다. 좀 색다른 점은 시리즈의 시작인 쿠쿠스콜링처럼 여전히 사건외에 로빈과 코모란에 대해 전체 분량의 절반정도를 할애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코모란과 로빈의 약혼자 매튜가 만나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로빈이 안정적인 일이 아니라 탐정일에 얼마나 끌리고 배우고 싶어하는지, 로빈과 코모란은 점차 어떻게 파트너가 되어 서로에게 기대게 되는지를 그려간다.   


책을 다 읽고 난 감상 : 사람의 배는 갈라 죽여도, 그 사람이 쓴 책은 어쩌지 못하는 먹물의 비애. 또 인터넷 이후 누구나 글을 쓰게 된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조앤은 일일연속극도 멋지게 해내겠다는 것 고로 이시리즈는 그녀가 원하는 만큼 길어질 수 있다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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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1-2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를 생각하면 조앤 롤링은 탐정소설도 잘 쓸거 같아요~
우리는 한달에 몇십만원 수입이 생기면 지원을 끊어버려서...지원 끊길까봐 폐휴지 줍는 것도 못하고 살게 하는 잔인한 복지정책!!ㅠ

무해한모리군 2015-01-23 16:4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조앤은 일일드라마를 잘쓸거 같아요...
정형적인 틀로 글을 쓰면서도 뭔가 인물을 실재감 있게 그리는 능력이 있어요...

복지야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