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 시리즈는 생각한 것과 사뭇 다르다. 내 예상은 이랬다. 작은 마을,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지은 집, 벽에는 쾌쾌 묵은 사진과 이웃들이 어딘가 단체 여행가서 사온 기념품 스푼들이 붙어 있고,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생긴 할머니가 안락의자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면서 동네에 벌어지는 홍차 속에 들어있던 독극물 사건 같은 걸 파헤치는 이야기 말이다. 


어찌보면 미스터리가 중심인 이야기가 아니다. 섬세하게 마음이 어긋나는 순간을 그린다.. 작은 마을내 사람들의 관계, 부부사이,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자신. 내가 이 작가 같은 사람을 모른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그녀 앞에 서면 나같은 건 투명하게 벗겨지고 말것이다. 소소한 욕심, 질투, 어쩌지 못한 미련 등등. (그리고 그녀는 미련둥이 인간하나를 소설에 등장시키는거다. 당신이 장화를 고의로 던져 2년 연속 남편을 맞춘 이야기 같은게 세대를 이어 남을지도 모른다... 예술가 친구는 무섭다...)


댄디한 사이좋은 예술가 부부. 먼저 성공한 쪽은 더 재능있는 쪽을 질투하는 마음을 감추려고 애쓴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한 남자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음식, 공간만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응큼함과 욕심이 있다고.


 인간을 파이에 비유하자면 아무리 향긋한 냄새가 나도 먹어보면 어느 구석 시큼하기 마련아니겠는가. 그러니까 사람이다. 


이 마을 괴짜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날런지 후편격인 네시체를 묻어라까지 읽고나서 같이 리뷰를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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