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좋아하는 남자 목소리'를 물으면 십년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이 임재범을 말한다.

 

 출근길 임재범의 새로나온 라이브앨범을 듣는데 좀 눈물이 난다.

그의 목소리는 전성기가 지나있다. 물론 그의 노래도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저 한참 전성기에 원하던 음악을 못해서, 음악을 포기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이 세상과 불화한 사람 같으니..

 

 앨범속에 그는 그렇게 피하고 싶었던 락발라드를 부른다. 이렇게 잘하는데 시장이 그렇게 원했는데 그냥 그렇게 소비되고 한시절 편하게 살았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지금 앨범 속 임재범이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펴고 싶다'는 가사가 이리 절절하게 들리지 않았겠지.

 

요즘 실패한 삶들에 대해 읽고 또 읽는다. 예상과 어긋난 삶들에 대해서 우리를 무릎꿇리는 순간들에 대해서. 몇일 있으면 결혼 삼주년이 오고, 지난 몇달은 나의 선택들에 대해 곱씹으면 보냈다. 과연 그게 나의 선택이기는 했는지에 대해서. 서재옆에 솔로몬 왕의 고뇌와 파과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아직도 리뷰를 쓰지 않았다.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웠던 인파이터들의 이야기. 넉다운이 되더라도 내스타일로 싸워보고 싶다는 상상, 오늘도 그 꿈속에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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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12-0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리 오래 살지 못했지만. 가끔 인생이란 걸 돌아볼 때,

이연걸 주연의 태극권이라는 영화가 생각나요.

허허실실, 물 흐르듯 비어 있는 듯 하면서도 허점이 없고,

꽉 차 있는듯 하면서 무언가 다시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있고...

무해한모리군 2013-12-03 11:54   좋아요 0 | URL
그냥 우리집이 서울이고, 방한칸이라도 있었다면 조금은 주위를 둘러보며 생활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참 바쁜 삶을 강요하는 우리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