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퇴근길 구비해놓은 책이 정말 적은 사당역 서점에서 이 책을 구매했다. 이 서점에서 내가 책을 구입하는 방법은 약간 헌책방에서와 비슷한데 원하는 책이 거기 있을 확율은 거의 없음으로 눈이 마주치면 산다.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가벼운 퇴근길 읽을거리가 필요한터에 딱맞는 두께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너무 두꺼우면 집에 도착해서 꼬맹이랑 놀아주는 내내 끝이 궁금할테니까.

 

 이 책은 시월이 배경이다. 시월이 너무 아름다운데 겨울이 올 거라서 슬프기도 하단다. 이 책의 술주정뱅이 매튜를 포함해 요즘 읽는 책의 남자 주인공들은 인생의 가을을 맞은 사람들이 많은데, 삶이 그들에게 준 경험과 실패로 단단해져 속은 여물었고, 외모는 아직 그럭저럭 봐줄만하기 때문인듯하다.

 

 매튜 스커더가 요즘 자기스타일의 여자를 만나는 일이 점점 드물어진다고 말하는데 참 격하게 동감했다. 나이가 들어 내가 변한탓인지 세상이 변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남여를 떠나서 내 스타일인 사람을 만나면 일단 열일 제쳐놓고 잡고 싶다. 소설 속 우리의 스커더도 그러지만, 역시 내 스타일인 것보다 중요한 건 적당한 순간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상대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내 생활 어딘가가 우그러들거나 상대가 도망가 버리거나 뭐 그렇기 마련.

 

매튜 스커더는 여전히 일을 잘 해결해내지만 또 술을 끊을만큼 잘해내지는 못한다. 그와 함께 자리에 있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술은 또 그의 가장 편한 벗으로 남는다. 주인공에 대해 또 몇가지를 알았고 그의 다른 시리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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