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게임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구판절판


종교는 시일 뿐만 아니라, 전설과 신화 혹은 모든 종류의 문학적 가공품을 통해 표현되는 도덕적 규약이지요. 그렇게 하나의 문화 혹은 사회를 통제할 수 있는 믿음과 가치 그리고 규칙을 만드는 겁니다.-224쪽

이런 각각의 교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화는 대부분, 그러니까 전례 의식부터 그들의 규칙과 금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 그 신앙이 발전되는 동안 탄생하는 관료주의에서 유래하는 것이지, 그 신앙의 근원이 되었던 초자연적 사실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니예요.단순하고 잔잔한 일화나 일반적인 의미와 민속적 의미가 혼합된 일화, 그리고 이어서 전개되는 전투와 공격은 대부분 그 신앙의 관리자들이 나중에 그 원칙을 해석하는 것에서 비롯되지요. 그리고 그런 해석은 그 신앙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을 때 이루어지지요. 내가 보기에는 관리적이고 위계적인 측면이 바로 신앙의 진화에서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처음에 진실은 모든 사람에게 드러나지만, 해석하고 관리하고 공동의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그 진실을 바꿀 수 있는 의무와 권력이 자기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들은 강력하고 잠재적으로 억압적인 조직을 설립하지요. -335쪽

"부서진 마음의 가장 좋은 점이 뭔지 알아요?" 사사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단 한 번만 정말로 부서질 수 있다는 거지요. 나머지는 할퀸 자국에 불과해요"
"당신 책에 그 말을 쓰세요"
나는 그녀의 약혼반지를 가리켰다.
"그 바보 천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운을 거머쥔 남자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군요."
에울랄리아는 슬픈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도서관으로 돌아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337쪽

인간은 대가의 교훈이나 이론적 담론이 아닌 서사물, 즉 이야기를 통해 사상과 개념을 습득하고 흡수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지요. -347쪽

"공평한 건 아무것도 없어. 우리가 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은 논리적이 되는 것이야. 공명정대라는 것은, 참나무처럼 건강하고 건전한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한 질병일 뿐이야."
"동의해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 당신처럼 그 어느 것도 믿지 못하게 되는 건가요?"
"아니야. 늙어 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리석은 것을 믿게 돼.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욱 그렇게 돼. 하지만 난 그런 걸 싫어하기 때문에 흐름을 거스른다고 말할 수 있지."-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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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5-22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을 활홀한 감옥에 가두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작가가 실재인가 아니면 그의 글 속에 존재가 실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