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 이탈리아 문화와 풍속으로 떠나는 인문학 이야기
엘레나 코스튜코비치 지음, 김희정 옮김, 박찬일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품절


네가 콜라를 마실 때마다
미국에 총알 하나를 지불한다
만약 해병대의 조준이 빗나가지 않는다면
베트남 친구는 피를 흘리며 쓰러지지.

(아메리카의 선물)-346쪽

또한 이탈리아 특별 요리이자 대중적인 요리인 파스타 알라 카르보나라가 바로 이 지역에서 탄생했다. 짐작하듯이 이 파스타의 명칭은 이 요리를 만들어 먹었던 숯쟁이들에게서 유래한다. 이 파스타 알라 카르보나라는 염장한 돼지고기(흔히 볼깃살, 삼겹살, 라르도로 만드는)와 양치즈로 만드는데, 이는 숯쟁이들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재료였다. 이 요리에 다른 재료는 필요하지 않다. 신선한 계란은 숲의 메추라기 둥지 안에서 언제든 얻을 수 있었다. (중략)

아브루초의 주민들은 험란한 자연에 대한 힘겨운 저항에 익숙하다. 이들은 언제든 삶의 터전을 두고 자연과 경합을 벌일 준비가 되어있다.

(아브루초와 몰리세)-392쪽

1852년에 토를로니아 왕자는 호수를 완전히 건조시킬 것을 제안했다. 건조된 호수는 결코 작지 않았는데, 그 넓이가 약 165평방킬로미터에 달했다. 땅이 된 호수지역은 정부의 허락 하에 토를로니아 왕자의 소유지가 되었다. 왕자는 예전보다 더 깊은 곳에 지하 통로를 다시 파는 계획을 세웠다. 작업은 이탈리아 통일 이후에 마무리되었으며, 토를로니아 왕자는 가까운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까지 받아들여(아브루초 주민들은 늘 수가 적었다) 어마어마한 사유지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거대한 수원이 제거된 후 지역의 평균 기후가 아주 가혹하게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100년 묵은 기념비적인 올리브 동산은 사라졌고, 건조된 땅에서는 단지 사탕수수만 경작할 수 있었다.

(아브루초와 몰리세)-393쪽

러시아의 혁명가 알렉산드르 게르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탈리아인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동시에 다른 개인의 감정도 존중한다. 프랑스인처럼 그런 척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란 타고난 것이다."

(민주주의)-406쪽

이 자제된 투쟁의 근원은 여러 세기에 걸쳐 뿌리내린 민족적 자존감에 있다. 즉, 먹을 것과 태양, 물, 토지 등 생존하는 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풍부했던 까닭에 이들은 다른 민족에 비해 민족적 자신감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 생존의 필수 조건들이 풍족할수록, 개인은 삶의 기쁨과 함께 보다 높은 단계의 독립심을 고취할 수 있다. 이는 자립의식, 예속 상태를 벗어난 자유, 역사에 대한 깊은 회고, 축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미주의를 갈망하는 모습 등으로 나타난다.

(민주주의)-407쪽

문학과 예술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이런 부류의 감동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예술 작품 속에서만 이와 같은 감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의 평범한 일상과 가벼운 저녁 시간일지라도, 식당은 언제나 에로틱한 분위기에 노출된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음식들은 점잖게 먹기가 힘들다. 식탁에 앉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 보면 손은 더러워지고 어느새 옷에는 소스가 튀어 있다. 체면은 온데간데없다. 아마 이런 면에서 더 탁월한 에로티시즘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스파게티를 포크로 감아올리는 일은, 특히 붉은 소스에 흠뻑 담겨있을 때는 체면을 차리기가 더 어렵다.

(에로스)-469쪽

카초카발로 포돌리코 : 포돌리카 종 암소의 특별히 지방이 많은 젖으로 생산한 치즈, 초원에서 자유롭게 방목된 암소들은 클로버, 아욱, 주니퍼, 크랜베리, 산딸기, 로즈힙을 먹고 자란다. '작은 주머니에 싼' 독특한 형태의 이 치즈는 향기뿐만 아니라 색깔에서도 고유의 아로마틱한 특징을 풍긴다. 봄철에는 암소들이 산딸기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근사한 분홍색 치즈를 얻는다.

(바실리카타의 대표음식)-476쪽

이탈리아에서 가장 근사한 식사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는 외식일 것이다. 긴 강을 따라 구부러진 길을 지나고, 알피 오솔라네의 포장되지 않은 오솔길을 달려 1,500미터까지 오르면 100마리의 암소를 거느리고 일 년에 100개의 토마 치즈를 생산하는 양치기의 오두막에 도착한다. 힘들게 도착한 그곳에서는 모든 수고로움을 보상하는 천하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그 지역에서 직접 만든 치즈, 감자와 네초 가루로 빚은 뇨키, 그 뇨키를 양념하는 갖은 재료들 그리고 붉은 감자가 들어가는 돼지 갈비와 삼겹살 요리..... 이리저리 잴 필요도 없다. 가장 현명한 판단은 이곳으로 직접 식사를 하러 가는 것이리라.

(레스토랑)-491쪽

이탈리아인은 이 기본 피자들의 재료와 배합에 대해 죽 꿰고 있으므로, 메뉴판에 따로 적어놓지 않는다.

-나폴레타나 : 토마토, 안초비, 모차렐라, 오레가노
-마리나라 : 마늘이 들어간 토마토소스만 칠해놓은 피자
-카프리초사 : 모차렐라, 버섯, 카르초포, 프로슈토 코토, 올리브, 오일
-로마나 : 토마토, 모차렐라, 안초비, 오레가노, 오일
-콰트로 스타조니 : 들어가는 재료는 일반적으로 카프리초사와 비슷하나, 섞어서 얹지 않고 피자 표면을 각각 4등분으로 나누어 배치한다.
-디아볼라 : 토마토, 모차렐라, 매운 살라메, 오레가노, 오일
-콰트로 프르마지 : 네 가지 치즈가 들어간다. 프로볼로네, 파르미자노, 그로비에라, 페코리노
-시칠리아나 : 검은 올리브, 녹색 올리브, 알리체, 케이퍼, 카초카발로, 토마토
-마르게리타 : 토마토, 모차렐라, 오레가노 또는 바질
-오르톨라나 : 모차렐라, 가지, 피망, 마디호박

(피자)-508쪽

문화혁명을 동반한 미래주의 예술가들을 예로 들어보자. "형편없고 조잡하긴 했지만, 인간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과거 거대한 일들을 실현시켰다. 우리는 이 진실을 인정한다. 인간은 무얼 마시고 먹느냐에 따라 생각하고, 꿈꾸고, 행동한다."

(행복)-56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