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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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고가 해야 할 일은 아마도 현재라는 교차로에 서서 과거를 성실히 응시하고, 그 과거를 바꿔 쓸 수 있는 미래를 차곡차곡 써나가는 것이리라. 그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113쪽

"그런데, 눈사태가 났을 때 연락할 만한 가족은 있어?"
"가족은 없어요."
"원래부터 없는 거야, 아니면 있지만 없는 거야?"
"있지만 없는 거." 아오마메는 말했다.
"좋아." 다마루는 말했다. "홀가분한 게 최고야. 가족으로는 고무나무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지."-126쪽

나라는 존재의 핵심에 있는 것은 무가 아니다. 황폐하고 메마른 사막도 아니다. 나라는 존재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나는 변함없이 덴고라는 열 살 소년을 그리워한다. 그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육체는 멸하지 않고, 서로 나누지 않은 약속은 깨지는 일이 없다.-133쪽

생명이 있는 뭔가를 가져본 건 그 고무나무가 처음이었다. 애완동물이건 화분이건, 그런 종류는 사본 일도 없고 받아본 일도 없고 길에서 주워본 일도 없다. 그 고무나무가 그녀에게는 생명있는 것과 생활을 함께한 최초의 경험이었다.-512쪽

덴고의 품에 안기고 싶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의 저 큰 손으로 내 몸을 애무해주었으면. 그리고 그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몸을 구석구석 끄다듬어주었으면. 그리고 따스하게 해주었으면. 내 몸의 심지에 박힌 이 한기를 없애주었으면. 그러고는 내 속에 들어와 마음껏 휘저어주었으면. 스푼으로 코코아를 섞는 것처럼 천천히 밑바닥까지. 만을 그렇게 해준다면 이자리에서 당장 죽어도 괜찮아. 정말이야.-524쪽

진실을 아는 것만이 인간에게 올바른 힘을 부여해준다. 그것이 설령 어떤 모습의 진실이라 해도.-5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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