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엔 자주 시집을 뽑아든다. 

시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오직 한손에 잡힌다는 실용적인 이유로.. 

전날 속이 좋지 않아 거의 굶다싶이 한 빈 속에 

와인 한병을 쏟아부은 뒤에 따라온 아침, 

꽉 끼는 전철은 이내 시집한권 들고 있을 공간도 사라진다. 

'전날 벗어 놓은 바지를 바라보듯
생에 대한 미련이 없다' 

는 이 시집은 출근길 고행이 내게 일깨워주는 삶의 남루함과 어찌이리 잘 어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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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7-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제가 잘은 모르지만...남루해 보이진 않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7-13 13:05   좋아요 0 | URL
월요일 아침에 저를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십니다 ^^
열심히 먹고 살아야 되는데 전 참 게으른 직장인인거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7-13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와인으로 위장을 '소독' 하신 거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7-13 13:04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술 삼킬때 목이 따끔따끔 한건 그래서였나 ^^
지금은 속이 편합니다~~

아 일요일밤은 정말 자기가 싫구요~
예쁜 승기얼굴 보면서 달콤한 화이트 와인이 먹고잡지 머예요 ㅎㅎ

머큐리 2009-07-14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왜 이리 잠잠하신지...뭐하시나???

무해한모리군 2009-07-14 18:54   좋아요 0 | URL
오늘 연차휴가라 잠깐 외출나갔다 왔어요 ^^
아 머큐리님이 이리 그리워하시니 멀리 갈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