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라도 

나도 한때는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자식이고자 했네.
그렇게 세상에 도움도 주리라 믿었네. 

평생의 끄트머리에 이른 마지막 바람은
단 하루라도 세상에 누가 안되는 것.
나를 무는 모기며 쇠파리 한마리에도
부끄러워 눈길을 피하네. 

<녹색평론 106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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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에 실리는 시들은 참 정겹다.
청년기엔 무언가를 위해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이 보여야 하는데,
그저 내가 남의 것을 너무 많이 빼앗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만 든다.
이 도시에서 살면서 남에게 '단 하루라도' 누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도, 배병삼 선생 말대로 '나'는 어짜피 남과 더불어 살지 않을 수 없는 법이니, '우리'를 위하는 길, 함께하기의 길에 나도 뭔가 한자락 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젊음다운 욕심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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