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밥상 이야기 - 거친 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당진에서 미당이라는 밥집을 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그녀가 차리는 밥상마냥 담백하고 정갈하다. 

그녀가 차리는 밥상은 된장찌개나 멸치 몇마리 넣고 푹 고은 김치찌개에
밥 뜸들일때 넣어 찐 가지를 집간장 참기름 깨 넣어 무치고 
간장, 된장, 초고추장에 무친 제철 나물들을 더 곁들이고, 
마지막으로 된장독 깊숙히 박힌 곰삭은 짠지들을 내어놓으면 마무리되는 
우리네 어머니가 해주시는 매일 먹는 그 밥상이다. 

책을 읽는 동안 참 곱게도 찍어놓은 음식 사진에 침이 절로 꼴깍 하고 넘어간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음식이 나오는 게 아닌 집음식인데도 그녀의 수더분한 말솜씨에 이끌려 엄마생각, 할매생각, 고향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사람 참 솜씨만 뛰어난게 아니라 맵시, 마음씨에 풍류까지 제대로다. 

악치는 걸 즐기고, 꽃을 즐기고, 사람들 불러다 밥해 먹이고 자기가 쓴 시를 읽어주는 걸 즐기는 이사람. 

나이드신 동네 노인분들을 위해 동네식당을 재활용 자재와 폐수를 이용한 냉난방으로 친환경적으로 짓고 있는 마음씨에 지혜까지 가진 사람. 

이 책은 이런 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데 나도 조금은 더 나은 인간이 되어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참 좋은 사람의 이야기다. 

<책 속의 몇 구절> 

p145~146 

도시에 살면 본의 아니게 늘 약해지고 죄를 짓게 되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너무 빠른 속도, 지나친 소비와 물욕, 남과의 비교와 경쟁, 상대적인 빈곤감 속에 허덕이며 내 속도가 아닌 그들의 속도로 살아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나만의 리듬과 의식을 가지고 깨끗한 노동을 하며 살고 싶었다. 먹고 살기 위해 남을 괴롭히지 않는 것, 경쟁하지 않는 것,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는 것, 이것이 내가 이곳으로 내려와 밥집을 하는 가장 큰 이유다. 

p190 

'지역적인 것이 가장 환경적인 것이다. 사고는 우주적으로 소비는 지역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