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잼과 같은 나이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땐 일단 두께에 질려서 겨우겨우 보다 던져버렸습니다.

그런데 알라디너 마태우스님의 후기를 보고 서른에 다시 만난 이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이별하기가 싫어졌습니다. 잼이랑 스코트랑 부아저씨와 더 놀고 싶더군요. 그땐 왜 재미가 없었을까. 세상의 무수한 편견과 차별을 만나기 전이라 까막득히 먼 나라의 유별란 편견이 공감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저는 성장소설을 그닥 즐겨읽지 않습니다. 어른이 되는 순간의 고통을 목격하는게 왠지 마음이 싸한 것이 우울해져서 의식적으로 피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는 유머에 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속마음이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을, 내일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져봅니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내용도 생각나지 않는 책이 있고, 그럭저럭 읽었는데 살다보면 한번씩 생각이 나는 책이 있습니다. 그렇게 살면서 생각이 나서 그런 책은 고전이 되는 듯 합니다. 앵무새죽이기도 가끔 생각날 듯 합니다. 다문화가정에 대해, 남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저도 이러저러한 편견에 사로잡힌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 어른이 읽기에도 아이들이 읽기에도 참 좋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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