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아한 연인>을 읽으려고 들고나왔는데 미적미적 한페이지도 넘기지 않았다. 아 가을이 오려는데 슬픈 사랑얘기 읽기가 싫다. 의욕적으로 품절도서를 구매할때는 언제고, 나는 게츠비도 좋고 사랑얘기도 좋은데, 오늘 '슬픈' 사랑얘기는 읽기싫은 어떤 그런. 오늘은 건조한 걸 읽고 싶다. 몰래 점유하고 있는 회사 캐비넷을 열어보았는데, 더 슬픈 책들 천지인데 그나마 <마지막 기회라니>라는 자뭇 심각한 주제지만 유쾌하다는 평을 받은 책이 눈에 들어온다. 그걸 읽어볼까?
어제 잡지를 뒤적이는데 하루키는 왜 자신의 20대적 음악을 계속 선곡하는가라는 글을 봤다. 삶에서 처음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접했을때의 그 찬란함을 되새기고 싶은걸거라고. 나는 오늘 그걸 떠올리면 너무 슬플 예정이라 차라리 여전히 마음아픈 일이지만 멸종동물의 처지를(내가 멸종된 건 아니니까) 돌아보는 선택을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