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에 자네한테 인간의 사악한 면모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소한 거짓말과 책임 회피가 어떤 식으로 엄청난 화마처럼 인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지 말일세. - 161쪽


 내가 더 붙일 필요없이 작가가 정확히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해뒀다.


그러나 나는 아마 이책을 다시 읽지 않지 싶다. 결말에 수전에게 생긴 불행이 마음에 들지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호기심이 왕성한 것 말고는 - 그래, 이거야말로 소설이나 영화에서 희생자가 될 제일 품성이라도 말이다- 잘못이 없는데 일도 건강도 엉망이 된 채 남친의 고향마을행이라니!)  나는 고전의 재현을 읽기보단 그 고전을 다시 찾아 읽고 싶으니까. (물론 더이상 나오지 않을 시리즈의 재림엔 다시 손이 가고야 말테지만)


케이티는 왜 항상 자기 기준에 맞춰서 나를 판단할까?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이 나에게는 필요가 없고 나는 지금 이대로도 완벽할 수 있다는 걸 왜 알지 못할까? 내가 짜증을 내는 것처럼 들린다면 그녀의 생각이 맞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내 안 어딘가에서는 그녀와 같은 질문을 했다. 나는 평생 아이를 낳을 일이 없을 것이다. 내 남자 친구는 여름 방학 내내 곁에 없었고 학기 중에는 주말에만 나를 만나러 왔다. 그것도 축구 시합이나 학교 연극 예행 연습이나 토요일 테이트 박물관으로 견학을 가는 일이 없을 때 얘기였다. 나는 책과 서점과 서점 사장과 찰스나 앨런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평생을 바쳤다. 그 결과 책처럼 책꽂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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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3 16: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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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4 1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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