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마인드에 이런 문구가 인용된 적이 있다. '사람은 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행복이 선이라고 믿을 뿐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리커버 컬렉션을 보다 읽지 않은 이야기가 있어 골라봤다. 짧고 꽤나 오래된 책이지만 미스 마블은 사랑스럽고 이야기는 촌스럽지 않다. 딱히 누구에게도 폐를 끼칠 것 없어보이던 사소한 탈선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낡지 않는 건 인간은 참 어떤 면에서는 비슷해서인듯. 내가 한 사소한 잘못들과, 도덕적 선이 흐려졌던 순간들과 뉴스에 나온 그보다 못한 이유로 발생한 죽음들이 떠올랐다.
어제 모처럼 하이볼을 만들어 먹으려고 무더위를 뚫고 마트에서 제임슨이라는 만원짜리 아이리쉬 위스키와 얼음, 토닉을 사들고 퇴근했는데, 이럴수가! 각얼음인줄 알았던 얼음이 커피얼음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커피를 얼린 상품일 줄이야. 부주의한 내 탓이니 스트레이트로 싸구려 위스키를 먹으며 선풍기바람에 의지해 살인을 예고합니다를 읽는다.
아 짧다, 취흥이 오르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나버린다. 길고 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
오늘은 맥파이 살인사건을 들고나왔는데 앞쪽이 그저그렇다. 죽음을선택한남자를 가져올걸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