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건 판타지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마을에 오래 나를 마음에 담아뒀던 청년이 잘자라, 마을 사랑방처럼 편안한 책방을 열고 있다. 도시에 지친 내가 한 계절 쉬어가는 동안 그는 내 곁에 있어준다. 그는 한때는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아 떠돌다, 자신이 있는 곳을 머물 자리로 만든다. 서점을 하고 책을 만들면서. 


책에서 고통을 위안받는다는 건 고통을 너무 얕잡아 본 게 맞다. 작가는 그저 고통이 늘 거기 있고 거기 있음을 안다고 말해주기 위해 책을 읽고 위로를 전한다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이 글은 판타지고, 예쁜 꿈이지만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다. 


나는 작가의 전작을 읽지 않았지만, "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사랑도 무사하니까" 이라는 문장은 들어보았다. 고운 문장을 쓰는 작가다. 6년만에 신작이라니 꼭 소설이 아니라도 에세이를 쓰면 잘 쓰지 않을까? 조금은 더 자주 만나기를. 


문득 마음이 아파 차마 연락치 못했던 오랜 벗에게 엽서를 보내려 한다. 


※책에 나온 두 책도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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