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양장본)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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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광이라는 수필이 생각난다. 그 수필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편집광적이라고 표현했던것 같다. 생각나는 모든 것을 언제 어디서든 기록해야 직성이 풀리나 보다. 아마 이 책의 저자 사카토 켄지도 스스로를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잊기위한 메모라는 표현에 처음에는 수긍할수 없었다. 기록한 후에 다시 정리하기 전까지 그 일에 대하여 잊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나 어차피 그것 또한 잊지 않기 위한 기록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지나간 사건에 대한 망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그것을 메모함으로써 언젠가 잊은 기억속에서 잊지 않은 기록을 찾아내는것, 그것이 잊기위한 메모가 아닌가 싶다.

나 스스로는 메모하는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접했으나 작가가 말하는 메모는 업무나 회의등에 국한되지 않는 삶 전체에 대한 기록이고, 정리이며, 고찰인것이다. 메모에 익숙하든 그렇지 않든 한번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방법론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여라.
꿈노트를 만들어 꿈을 메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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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You, Ronnie
낸시 레이건 엮음, 유혜경 옮김 / 한언출판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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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아닌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의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는 레이건이 그의 아내 낸시에게 보낸 편지와 각종 메모를 정리한 책이다. 단순 모음집이라고보다는 자전적 성격을 띄면서 그 시절과 연관된 편지와 메모를 보여주고 있다.

여행지,호텔,심지어 대통령 집무실에서까지 잠시의 시간을 내어 그의 아내에게 애정의 표현을 글로 남기는 대통령의 모습을 상상하면 뭐랄까?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런 위엄과 엄숙함 속에서 그런 애정있고 위트넘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그의 삶이 그만큼 여유로왔다는 의미일것이다.

현대의 삶,이메일과 각종 통신수단의 발달로 글을 사용한 정보의 전달은 거의 미미한 상태이다. 밤새워 사랑하는 이에게 글을 쓰는 기쁨을, 썼다 수도 없이 찢어버린 사랑의 망설임은 편지라는 매개를 통하지 않고는 그 진한 맛을 느낄수 없다. 이제 가끔 우체국 창문 앞으로 걸어가는 나를 볼수있기를 바란다.

여기에 그의 아내에 대한 표현을 하나 적는다. '아내란, 그 사람이 없다면 결코 완전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는 나의 동반자를,내가 날마다 더욱더 간절히 원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을, 그녀가 방을 나가기만 해도 내게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사람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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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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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계속 맴돌던 장면이 있었다. 바로 로베르토 베니니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 무슨 연관성이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구태여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인생은 유쾌해' 라는 것이다. 영화에서 아버지 '귀도'가 아들 '조슈아'에게 포로 수용소의 생활이 숨바꼭질이라고 말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유쾌한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준 그런 장면, 난 이 책속의 어른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것이다.

강요나 설득이 아닌 그들 머릿속의 생각에 충실히 따라줌으로써 스스로 행동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정적인 면이 없는 아이들의 유쾌한 사고에 유쾌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의 교육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토토 어머니의 교육방식 또한 그 맥락이 같다고 하겠다.

이야기는 일상적인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토토가 대안학교를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그 대안학교가 도모에 학원이다. 정문부터가 울타리인 도모에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교육이 아닌 스스로 느끼고 행동하게 하는 교육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냥 순수한 어린아이 토토의 일상적인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읽고 나면 현재 우리의 아쉬운 교육현실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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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작가의 다른 책도 사서 읽었는데 이 책보단 넘 못해서 속상했던 기억이...토토를 보며 올바르게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일인지 느끼게 되더군요

잉크냄새 2004-04-29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이라 하심은 토토가 어른이 된 시절의 책이 아닐까 여겨지는군요. 저도 안 읽고 있답니다. 영화처럼 책도 속편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나 봅니다.
 
영웅 삼국지 13 - 영웅은 누구인가
기타카타 겐조 지음, 이계성 옮김 / 서울문화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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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구분도 없고 오직 '너의 정의'와 '나의 정의'가 부딪칠 뿐이다.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것은 신문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이 구절 때문이었다.그 동안 정통 삼국지에 식상해있던 나에게 조조를 중심으로 쓴 삼국지 '창천항로'를 처음 접한것처럼 신선하게 다가왔다.

스피디한 전개, 간결한 문체, 다른 시각의 인물묘사 등 기존 삼국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변화는 신선했으나 나무에 너무 집착하다 결국 숲 전체에 대한 부분은 놓쳐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여포,장비,장위..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좋았으나 이들 인물이 삼국지 전체 흐름에 미친 영향은 미약하다. 이들 인물로 삼국지 전체를 이끌수 있을까? 결국 삼국지의 묘미는 방대한 스케일과 수많은 영웅들의 삶이 아니던가? 특히 장위에 대한 부분에서는 할말이 없어진다. 차라리 삼국지라는 이름이 아닌 '여포전'이나 '장판파의 장비'처럼 처음부터 한명의 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묘사했다면 오히려 좋았을것 같다.

새로운 시각으로 삼국지를 바라본 시도는 좋았으나 결국 하드보일드식 소설의 한계를 넘지 못한것 같다. 그냥 기존 삼국지에 식상한 독자가 기분 전환으로 읽어보기엔 괜찮다. 다만 먼저 정통 삼국지를 읽고 삼국지 전체를 이해할수 있을때 읽기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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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 - 전3권 세트
시바 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달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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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 초한지라고 일컬어지는 소설의 두 주인공이다. 힘이 천하장사이지만 광폭한 성격으로 스스로 파멸의 길로 치달은 항우, 비굴한 면도 있었지만 넓은 인간됨의 그릇으로 한신,장양,소화등 당대의 인걸들을 모아 한의 고조가 된 유방. 이것이 대다수 독자가 알고 있는 항우와 유방의 전형적인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시바 료타로는 그 전형적인 틀을 깨고 지극히 인간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아마도 그런 인물의 전형을, 한 국가의 시조로써 정당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색채로 바라보고 최대한 그런 면을 배제하려는 작가의 의도인것 같다.

담담한 서술형 구조와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그렇다고 항우와 유방이 보통 인물이란 뜻은 아니다. 그들은 영웅이니까)로 끌어내린 그들의 모습은 약간은 독자를 식상하게 만드는 면도 있다.

항우와 유방, 그들의 차이는 자신의 큰 그릇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가의 싸움이었던것 같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너무 뛰어나 자신의 그릇을 스스로 채우려한 항우와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의 그릇에 뛰어난 인걸들을 채운 유방의 싸움은 결국 항우의 유일한 보좌였던 범증의 죽음으로 힘의 균형에 틈을 가져온다.

자신의 그릇을 어떻게 채울것인가? 한번쯤 멀리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고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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