創자에 대하여 

 

옥편을 뒤지면 

비롯할 창이다. 

옥편풀이와는 달리 

創자에는 상처란 뜻도 있다. 

創傷이라는 의학 용어로도 쓰인다. 

창조와 상처가 

한 글자 안에 동거하고 있다. 

창조하는 정신은 언제나 상처입는다. 

한자는 그것을 알고 있다. 

 

날개를 다친 새는 

더 멀리 날기 위하여 

다시 어둠의 벼랑을 탄다. 

휘몰아치던 비바람이 그친 다음날 

섬의 벼랑 아래 떨어져 있는 

수많은 바다새의 흰 주검들를 보라. 

 

고호의 해바라기가 내뿜는 불꽃의 

눈부신 암흑을 보라. 

기원전 십수세기 

은나라 유적에서 발굴되는 

뼈에 새겨진 최초의 기호가 

태어날 때의 아픔을 

글자는 아직 기억하고 있다. 

 

창조하는 정신은 언제나 

피를 흘린다. 

 

-허만하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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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끼님, 나 목 아픈거 무릎쓰고 시를 베끼오. 아끼고 고이 간직하던 이 시를 베끼오. 

20110115ㅌ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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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1-01-2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카테고리에 시가 실리는 것이 얼마만이지요?
저도 목 아프도록 낭독해보도록 하지요.

2011-01-23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