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놈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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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접어들어 자전거를 타고 오고가는 길에 무성하게 들국화가 자리잡고 있다. 같은 듯 다른 모습에 정확한 명칭이 궁금하여 찾아보니 '무식한 놈'이란 시가 가장 먼저 나를 질타한다. 절교까지 하며 스스로 자책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름다운 가을 들꽃을 그냥 들국화로 퉁 쳐서 부르기에는 그것 또한 예의가 아니다. 잠깐 동안 찾아보니 이론상의 구분점은 충분히 이해하겠으나 길 위에서 만나는 들꽃에게 그 이름을 불러주려면 나태주의 시처럼 자세히 오래 보아야 가능할 것 같다. 몇가지 차이점을 여기에 적어본다.
1. 구절초
1) 주로 흰색이 많으며 드물게 옅은 분홍색도 있다.
2) 꽃의 크기가 코스모스와 비슷하다.
3) 잎이 작은 쑥과 비슷하며 뿌리부분부터 무성하게 자란다. 코스모스 잎과도 비슷하다.
4) 줄기 끝에 한 송이씩 자란다
2. 쑥부쟁이
1) 주로 연보라색이 많다.
2) 꽃의 크기가 구절초보다 작으며 오백원 동전만 하다.
3) 꽃잎을 측면에서 보면 뒤로 젖혀진 모양이다.
4) 잎이 큰 쑥과 비슷하며 톱니 모양이다.
5) 줄기에 무성하게 자라 드러누운 것처럼 보인다.
3. 벌개미취 (한국에서만 자람)
1) 주로 연한 자주색이 많다.
2) 꽃의 크기는 코스모스와 비슷하다. (구절초보다 작음)
3) 꽃잎을 측면에서 보면 약간 덜 벌어진 모양이다.
4) 잎이 난초잎과 비슷하며 작은 톱니 모양이 있다.
5) 줄기 끝에 한 송이씩 자란다
4. 개미취
1) 주로 자주색이나 하늘색이 많다.
2) 꽃의 크기는 쑥부쟁이와 비슷하다.
3) 들국화중 줄기가 가장 길다. 1.5~2m 가량
4) 잎이 가장 길고 넓다.
(사진 : 티스토리 어느 분의 서재)
이제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구별되어 보이는군요. 이제 유식난 놈이라 스스로를 칭해도 되겠네요.자책하지 말라고 시인에게도 전달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