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대상이 아니라, 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게임은 오기로 연장된다. 내가 버림 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분노한다.

당신이 그랬다. 당신은 그 게임에 모든 것을 몰입하느라 전날 무슨 일을 했는지 뒤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당신은 그를 ' 한번 더 보려고' 가 아닌 당신의 '확고한 열정을 자랑하기 위해' 그를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후. 그 끝지점을 확인하는 순간 큰 눈처럼 닥쳐올 현실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당신은.

이병률의 <끌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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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데려가는人 2007-01-15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여행집이죠? 이거 퍼갈게요. :)

춤추는인생. 2007-01-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는것 같아요.. 결국은 그사람이 아니라. 자기 집착인것 같아요.
어느날. 돌아봤을때 다가오는건 돌이킬수 없는 허무함뿐이겠지요.
저도 이책 볼래요..^^

잉크냄새 2007-01-1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님 / 이병률의 여행집이죠. 얼마전 이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이라는 시집을 샀는데, 이 책도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춤추는인생님 / 와르륵 와르륵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죠. 내가 느끼던 가치가 결국 저런 것이었구나 싶은 묘한 상실감/배신감....와장창 우당탕 쿵탕~~~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01-1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집도 읽어보고 싶네요. 얼마전에 친구가 시집은 너무 싸, 너무 싸서 안타까워, 그랬는데. 그렇게 싼 시집도 자주 못사 보는 것 같아서, 오늘은 시집 한 권 사러 갈려고요.:)

잉크냄새 2007-01-2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님 / 요즘 나온 시집중 가장 평이 괜찮은것 같아요. 원래 평에 신경쓰지 않지만, 알라딘 리뷰에 올라온 극찬에는 맘이 움직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