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
이향안 지음, 홍정선 그림 / 현암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은 문화유산을 지켜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랍니다.

보통 전쟁, 식민지, 도굴 등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재가 도둑맞거나 파괴되어버리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문화재를 지키려고 전 재산을 쏟아붓거나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 문화재까지 총 9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아이 책 읽다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줄은 몰랐어요. 그 사건의 진상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특히 간송 전형필 선생님의 이야기는 완전 감동입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익히 들어본 국보와 보물들이 이 분 아니었으면...

저 고려청자도 눈에 익지요? 고려청자 하면 솔직히 저것만 기억날 정도로 유명하잖아요.

현재 전해지는 청자 유물 중 으뜸인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입니다. 일본인에게 넘어간 청자를 당시 으리으리한 기와집 20채 가격을, 무려 자신의 돈으로 내고 모셔 온 유물입니다. 

게다가 신윤복의 화첩은 물론이요, 한글의 역사를 알려 주는 훈민정음 해례본까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왜 그렇게까지 문화유산을 되찾으려고 했을까요.

그의 스승 오세창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지.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라네."


해외 사례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기념물 전담 부대인 '모뉴먼츠 맨'의 활약이 인상 깊었습니다.

약 350여 명의 인원이 전쟁 중에 파괴되는 문화유산들을 지켜 내는 일을 했지요.

 

그리고 우리 '조선왕조실록'이 임진왜란 때 없어질 뻔했다는 사실!

단일 왕조에 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사책 '조선왕조실록'. 472년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설의 책이 될 뻔한 걸 안의와 손홍록 그리고 백성들이 지켜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단 한 편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인쇄할 때 4부를 만들어서 전국 각지에 보관했다는데요, 왜의 침략으로 3부가 이미 사라져버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단 한 부를 사수하기 위해 애쓴 이들 덕분에 지금 우리는 조선의 역사를 기록으로 알 수 있는 거겠죠.

 

그 외에도 여러 나라가 합심해 문화유산을 지킨 사례나 문화재 반환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 정말 어느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게 없었답니다.

꽃할배 그리스 편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때 방송에서 돌 조각 하나까지 잘 보관해 퍼즐 맞추듯 복원하는 장면이 나왔었죠. 전쟁으로 인한 유적 파괴는 순식간이지만 복원은 한 세대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문화유산은 그 나라의 역사이자 그 자체가 인류 전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류의 발자취인 셈이죠.

얼마 전에 읽었던 백제의 왜곡된 역사를 백제 유물을 통해 다룬 소설 <지워지지 않는 나라>를 읽으면서도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새삼 깨달았는데,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문화유산이 왜 그토록 소중하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알려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 수준에 딱 좋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계의 재발견 -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 책으로 일명 중국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김만기 저자의 신간 <관계의 재발견>.

꽌시라고 하는 중국 특유의 환경에서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해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 이야기는 귀 기울여 볼만합니다.


다양한 사람을 겪으며 인간관계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담은 책 <관계의 재발견>.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힘든 경우 대체로 일보다는 사람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일이 정말 싫어서 회사 나가기 싫은 것보다 직장의 누군가가 싫어 일도 점점 재미없어집니다. 내가 맺고 싶어 맺은 관계도 아니고 피할 수도 없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모든 관계의 기본은 '나'라고 합니다.

나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하지요. 단순한 기본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면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힘들다고 해요.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받으려 하기 전에 주려고 노력한다면 관계에 관한 스트레스는 덜해집니다.



관계가 깨지는 이유는 상당 부분 '이해부족'에 있다고 해요.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도 있겠지만, 자기에 대한 이해 부족이 더 큰 문제라고 합니다.

대체로 우리는 관계가 틀어질 때 '너'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네요.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래요. 그 사람이랑은 안 맞아서 못 해먹겠다 식으로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관계의 주체는 '나'라는 것. 앞서 이야기했지만 나를 잘 알고 있어야 부족함이 덜한, 당당한 나를 세울 수 있습니다.


나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마케팅 전략 기법의 하나인 SWOT 분석을 제안하네요.

강점, 약점, 기회, 위협으로 구성되는데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기회는 활용하고 위협은 제거하는 기술을 이용하라고 하는군요. 스스로 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한번 더 검증받아야 정확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은 '약속'이라고 합니다.

"언제 얼굴 한번 봐요", "우리 언제 식사 한번 해요" 라는 말을 인사치레처럼 쉽게하는 약속이 되어버리진 않았는지 한번 되돌아 봐야 할 때네요. 


『 기회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 - p63


 

내가 맺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허투루 대하는 자세는 누그러질 것 같습니다. 기브 앤 테이크만 따지며 이해관계만을 따져도 문제, 반대로 이해관계를 전혀 따지지 않아도 사실 문제가 되고요. 그렇다고 해도 이해관계가 신뢰보다 우선 될 수는 없습니다.


 

관계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평가가 공존한다는 것도 언급합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만큼이나 실력이 중시된다는 것이죠. 실력도 없이 관계에 의지하려 들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실력이 뒷받침된 관계여야만 쌍방향 네트워크가 유지됩니다. 특히 비즈니스 관계에서는요.

 

 

 

수많은 관계 기술을 언급한 책이 있음에도 그가 관계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은 기본을 세우라는 것입니다.

관계만큼은 기술이 다가 아니라는 거죠. 상대를 바꾸려 들지 말고 '나'의 기본과 진심을 바로 해야 진정한 관계 맺음과 유지가 되는 거라는 걸 강조합니다. 이 정도는 다 아는 이야기인데 뭐, 누가 몰라서 그러나 싶을 정도로 기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러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기본'이 아닐까요. 스킬만으로는 얕은 관계 맺음만 있을 뿐이겠죠.


그 와중에 그래도 이런 사람만큼은 관계 맺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배신하고, 무시하고, 관계를 이용하려 드는 사람 말입니다. 스스로는 그렇지 않은 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지속해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사는 인간.

그렇기에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겠네요. 탄탄한 기본을 만들려면 말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
이준오 지음 / 홍익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슬란드가 어디에 있는 나라야?

순간 영국 옆에 붙어있는 섬인 아일랜드를 떠올렸다가 뭔가 아닌듯싶어 지도를 보고서야... 영국보다도 훨씬 북쪽으로 덩그러니 홀로 있는 섬을 발견했네요.

 

 

 


 

북유럽에서도 고립된 위치에 있는 섬, 아이슬란드.

그곳은 SF 영화의 단골 촬영지가 될 만큼 태초의 지구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프로메테우스>, <인터스텔라>, <토르>, <스타트렉 다크니스>... 영화 이름만 들어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고, 아이슬란드의 분위기가 상상이 됩니다.


하지만 이준오 저자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아이슬란드를 평가하네요.

저자 역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열정적인 팬으로 <프로메테우스> 오프닝 시퀀스에 나오는 폭포 풍경을 보고서는 멋진 CG일 거라고 예상했다가... 실제 이 지구에 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고 그 데티포스란 이름의 폭포가 있는 아이슬란드행을 꿈꾸게 됩니다.


태초의 지구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니... 왠지 오지여행 필이 나는?!

길치에 뼛속까지 도시생활자였던 그가 기차도 지하철도 없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 여행 전의 일상을 떠올리면 이렇게 그 어떤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쾌락인지 모른다. 』 - p23


아이슬란드까지는 직항이 없어 암스테르담에서 몇 시간 머물러야 하는데 이때만 해도 암스테르담의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에 만족스러워하지요. 아이슬란드에 별 볼 것 없으면 일찌감치 암스테르담으로 다시 와야겠다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보낸 3주 후에는 달라진 그를 엿볼 수 있답니다.


<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선이 무척 잘 드러나고 있네요. 낯선 장소를 묘사함에 앞서 감정을 먼저 고백하는 글이 꽤 맘에 들었습니다.  

음악감독이자 뮤지션답게 노랫말 같은 문장이 참 많더라고요.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더라고요.

 

 

 

아이슬란드의 첫 느낌은 춥고 스산하고 뭔가 볼 것도 없어 보여 경유지 암스테르담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꽝이었지만, 매시간이 흐를 때마다 새로운 아이슬란드의 모습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책에 소개된 아이슬란드 자연 사진을 보면 청량감이 가득합니다. 빙하를 보면서도 매섭고 차가운 이미지라기보다는 오히려 새벽의 서늘한듯한 시원함이 물씬~


오후 5시면 어둑어둑해지고 저녁 8시면 서울의 새벽 분위기여서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놓치지 않으려면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 하네요. 호수에 떠다니는 빙하를 볼 수 있고, 스케일이 남다른 폭포가 흔한 그곳은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풍경이라 합니다. 눈 덮인 산, 연초록 이끼, 푸른 초원, 얼음이 한눈에 다 들어오는 이상한 현실이라고요.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겪으며 목적도, 부담감도 없는 그야말로 여유로운 여행을 합니다.

사실 그의 여행 목적은 독특했어요. 자신을 '고립' 시키고 싶어 떠난 여행이라고 말하거든요.

고립의 이미지가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와 잘 어울리네요. 불의 땅이라 불리는 북쪽 지역은 10월임에도 눈이 많이 내려 아쉽게도 화성 같은 지구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언젠가 다시 번 아이슬란드를 찾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책 속의 말이 정말 마음에 든 장면이었어요. 공감 팍팍.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가야 한다는 조바심, 다른 사람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비교한 탓에 느꼈던 숨막힘.

주어진 일정에 맞춰 팍팍하게 살아내는 일상과는 정반대 성격의 여행을 하는 그를 보며, 일상에 지쳐 떠난 그가 이 여행을 끝마쳤을 땐 여행 후유증이 좀 있겠구나 예상되더라고요.


하지만 인간은 좋든 좋든 참 적응이 빠른지라...

그도 이렇게 말하네요. 여행이 준 경외심과 도시의 안정감 사이에서 묘한 감정의 충돌이 있더라 하고요.

 

아이슬란드 여행의 첫 시작 레이캬비크에 일주일 만에 돌아오니 그사이 뭔가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합니다.

일주일간 아이슬란드 대자연은 그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요.


『 이곳에 머무는 나는 정지 버튼을 누른 사람입니다. 』 - p214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떠나봤자 어차피 다시 그 환경으로 되돌아올 건데 뭐가 달라지겠느냐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여행을 해보지 않은 경우 일거라 생각합니다. 저자 역시 아이슬란드를 다녀온 후 여행 후유증은 분명 겪었지만, 아이슬란드는 긴 세월 눌러온 삶의 무게와 고독을 위로했습니다. 절대 고독 그 자체인 아이슬란드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고독은 내세울 게 못되나 봅니다.


<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 처럼 감정선이 풍부한 여행 에세이 참 마음에 들어요. 너무 묵직하지도 않고 (그건 아이슬란드 대자연이 주는 웅장한 느낌만으로도 묵직하기에) 오히려 가끔 한방씩 터뜨리는 저자 입담도 재밌었고요. 아이슬란드, 매력 돋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 - 꽉 막힌 세상, 문사철에서 길을 찾다
최효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효찬 박사님의 명문가의 자녀교육, 독서교육 관련한 이전 책들이 만족스러워 5월 말에 신간 뜨자마자 받아들고서는 틈틈이 읽었네요.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은 창의력, 마음, 관계, 공부법, 인생에 관한 고민을 고전 이야기를 통해 실마리를 내놓고 있는 책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이 되는 길이지요.


 

저자의 터닝 포인트는 독서와 글쓰기 때문에 있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계산하지 않고 하는 실천들이 또 다른 미래의 나를 만들어 주는 기회를 제공하더라는 거죠. 그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문장을 옮겨적는 초서를 하며 생산적인 독서를 한다고 합니다. 다산 정약용 역시 초서의 달인이었죠. 인생을 바꾸는 가장 손쉬운 일은 인문 고전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라고 알리고 있네요.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명저가 소개됩니다.

그저 그 명저를 소개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인문학의 본질을 짚어가며 자신을 구원하는 인문학의 세계를 알려줍니다.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직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직관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다양한 과정을 거쳐 발휘한다고 하는군요. 즉 그 판에 빠삭해야 나오는 게 직관이라는 거죠. 특히 직관을 강조했던 스티브 잡스의 경우 각 분야 최고의 인재를 옆에 두고, 그들과 작업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한 점을 꼽습니다. 이건 <찌질한 위인전>에서도 언급된 부분이기도 한데요. 잡스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행동이었죠. 최고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찌질함'이 장점으로 살아난 사례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잡스가 말한 '가슴과 직관에 따르는 용기'를 가지려면 결국 인문학적 소양이 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리더의 자질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인물을 통해 소개되는데 그중에서 특히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정도였어요.

위기의 순간에 리더에게 요구되는 결정적인 국면 전환을 잘 나타낸 사례입니다. 최부잣집은 두 번에 걸친 '리더의 각성'이 있었는데, 손해를 본다는 데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부의 패러다임을 보여줬거든요.

극한 상황에서 판을 뒤집는 각성은 지금 우리 시대에 특히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요. 이는 탐욕의 경계와도 관련 있습니다. 무언가를 희생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다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인과율이라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성공 방정식도 알려주네요.

오늘날처럼 네트워크 시대에는 '강한 연결'에 의존하는 인간관계보다 '낯선 사람 효과'가 더 중요하다는 점도 새로웠어요.


경영자들이 특히 눈여겨 볼만한 부분도 있어요.

아폴론적 인재와 디오니소스적 인재에 관한 이야기인데, 혁신과 안정을 염원하는 최고경영자, 개인들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 니체의 <비극의 탄생>을 소개합니다. 그리스 비극이나 니체의 책은 행간의 의미를 짚어봐야 한다네요. 안정적 성향의 인재들만 모인 곳은 결코 발전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혁신기에는 열정과 광기를 지닌 디오니소스적 인재가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답니다.


자신의 삶에 뜨거운 열정을 채우고 싶다면 주저 없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읽으라고 합니다. 열정이 식은 삶이라면 이 책이 강렬한 에너지로 보답할 거라니 안 읽어볼 수가 없겠는걸요.


『 자기 경영과 가족 경영, 조직 경영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여야 한다. 그리고 가장 성공적인 삶은 누군가의 등대, 역할 모델이 되는 것 아닐까. 』 - p277

 

​『 인문학의 즐거움은 깨달음을 준다는 데 있다. 더욱이 그 깨달음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그 풍요로움이야말로 행복에 이르는 바로 그 길이다. 』 - p309

저자는 하루 30분씩 인문학 독서를 권합니다. 인문학의 에너지를 흡수하라고 합니다.

인간관계나 조직 관리, 갈등 해결의 기술을 한 수 배우고자 한다면 인문서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라고 합니다. 경제경영서보다 더 인간적인 통찰과 함께 문제 해결의 근원적인 해법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공을 착착 쌓아가며 자기경영을 하는 거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위한 내공 쌓기는 이 책 제목처럼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이 담당할 거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찌질한 위인전 - 위인전에 속은 어른들을 위한
함현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는 '지질하다'를 발음대로 표기한 '찌질함'.

완벽한 사람 없듯 훌륭한 위인들도 포장을 한 겹 벗기면 온갖 허물이 드러납니다. 미사여구로 점철된 위인전보다는 왠지 사람 냄새가 더 물씬 나게 마련인... 맨 얼굴을 드러낸 색다른 인물이야기 <찌질한 위인전>.


 

 

<찌질한 위인전>에 등장한 열 한명 인물이야기는 함현식 저자가 <딴지일보>에 연재한 글이라네요.

위대한 인물이라 평가받는 그들찌질함에 왠지 고소해 하기도 하고, 찌질함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달픈 삶을 살면 안타까움이 밀려들기도 하고, 그 찌질함을 누르고 자신을 끊임없이 완성시키고자 하는 저력을 발견하면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찌질함은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상황에서 많이 보이는데 빈센트 반 고흐가 대표적으로 떠오릅니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삶을 보여줬죠. 그저 자신의 작품이 당시 인기가 없어서라는 이유만은 아니었습니다. 빈센트의 삶을 보면 자신의 상처를 감싸고 돌보아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빈센트 역시 온전한 정신 상태를 붙잡기 위해 나름의 싸움을 했습니다. 자기파멸에 대항하는 투쟁을요. 결과적으로는 자살시도 후 수일 내 사망했지만, 스스로 정신을 붙잡으려는 과정은 전혀 느슨하지 않았습니다.


 

 

<찌질한 위인전>에는 국내 인물도 제법 다루는데, 특히 한국 근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시인 김수영과 순수한 동심을 가진 화가 이중섭의 삶과 생각은 흥미로웠어요.


김수영 시인은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가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그의 시 「죄와 벌」을 보면, 길에서 어린 아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부인을 우산으로 팬 상황 이후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데... 아는 사람이 그 장면을 봤을까 두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산을 버리고 온 게 아깝다는 심중이 드러납니다.

어찌 그런 몹쓸 짓을 하나 싶어 욕이 나오려다가도... 그 상황을 과감히 시로 공개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함현식 저자는 이 부분에서 인간 김수영이 시인 김수영으로 되는 시점을 짚어주네요. 자기 비하, 자기 폭로에 가까운 시를 보면 시인 김수영이 인간 김수영을 바라보는 눈은 냉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의 모순을 바라본다는 것, 솔직히 보통 쉬운 일이 아니지요.


이중섭의 경우에는 세상 물정 모르며 나름 순수했던 사람이 성인이 되고, 처자식을 책임져야 하는 경우 그 자체로 찌질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중섭은 스스로 찌질함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사례지만, 저자는 그 찌질함 속에 바로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뭔가가 있지 않았겠냐고 반문합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은 20세기 물리학계 여러 천재 가운데 한 사람인데, 천재를 넘어선 천재로 평가받고 있죠. 하지만 죽은 아내에 대한 순애보와 숱한 여성편력 사이에서 결국 아내의 빈자리만큼은 그가 물리학계에서 보여준 한계를 짓지 않고 도전하는 성격과는 다른 면을 보였습니다. 사실 리처드 파인만 이야기는 이 책에 나온 찌질함 중에서 가장 약한 사례여서 허무하긴 했어요. 강력한 한방을 원하는 독자로서는 겨우 이 정도 찌질함은 눈에 안 차지요.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한 사례였네요.

 

 

홍길동전의 허균. 누이는 허난설헌으로 당시 여류문인으로 유명했죠. 하지만 그 집안은 끝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 사회를 꿈꾼 허균이 권력 다툼의 한가운데서 지저분한 음모를 꾸몄다는 것은 아주 놀라웠습니다. 능지처참을 당할 정도로요.

 


 

스티브 잡스의 어두운 면은 익히 들어본 분은 아시리라 생각되네요.

이분법적 사고로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가 과연 인문학에서 얻은 것은 창의성뿐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광범위한 찌질함의 세계에서 우리는 수많은 찌질함을 목격하기도 하고 스스로 그렇게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면 숨기려 들거나 반성 없이 반복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위대한 인물들은 균형 조절을 나름하며 그조차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찌질한 위인전>에는 특이하게도 악인으로 알려진 사람도 소개하는데 그 역시 악마이기 이전에 인간이었다는 점, 그것은 곧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행위의 범주 안에 속하는 것이고, 인류사회에 언제든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우리 자신이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악마가 되기까지 몇 가지 변곡점과 내외적 요인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찌질한 위인전>은 무려 간디, 넬슨 만델라도 소개되는데 뛰어난 능력만큼이나 단점과 치부를 가지고 있었던 그들. 왜 그런 찌질함을 보였는지 그들의 인생 여정을 살펴보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