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가의 숫자유감 - 만화로 배우는 업무 데이터 분석 상식 만화로 배우는 잡학지식, 잡학툰
권정민 지음, 주형 만화 / 골든래빗(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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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잡학지식 잡학툰 시리즈, 이번에는 일상의 수많은 데이터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데이터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책 <데이터 분석가의 숫자유감>입니다.


IT 회사 데이터분석팀 권민주 대리가 데이터 분석이 서투른 마케팅 본부장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입문서 수준이어서 사회초년생이 읽기 딱 좋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는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인사이트를 내놓습니다. 숫자와 뗄 수 없습니다. 숫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숫자를 다루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의미를 놓치거나 왜곡하기 일쑤입니다.


문제는 숫자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게 데이터 분석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겁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통계학 기본 개념을 접하고 영향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번쯤 들어본 내용도 있을 테지만 이번 기회에 데이터 독해력을 높이기 위한 기본을 다져보시겠어요? 웹툰으로 재미있게 보고, 관련 내용을 정리한 글을 다시 한번 읽으며 마무리해봅니다.


통계학의 기본 원칙부터 짚어줍니다. 데이터를 보며 흔히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입니다. 나름 전문가들조차 연구 논문에서 오류를 내는 이것은 한마디로 편향을 가지고 오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수많은 정보 사이에서 패턴을 찾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본능적으로 끌리는 심리 때문에 같은 데이터를 놓고도 해석이 달라지거든요.


특히 오늘날은 데이터 기술 발달로 세세한 수치까지 비교하며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하는 시대입니다. 논리와 정의가 중요한 올바른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개념을 제대로 모르면 내 멋대로 결론을 내리기 쉽다는 걸 이 책에서 다양한 사례로 보여줍니다.




A/B 테스트와 관련해서 각양각색 문제들이 쏟아집니다. 숫자보다 직관적으로 깔끔한 그래프, 인포그래픽을 사용하는 대시보드를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법, 뻥튀기 전략으로 눈속임하기 쉬운 그래프에 당하지 않는 법 등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보니 전문서적에 비하면 내용의 깊이나 다양성이 한정적이지만, 직장인 현실 반영이 잘 되어 있어서 훨씬 가깝게 느껴집니다. 공감을 끌어내는 멘트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빵빵 터집니다. 데이터 분석 공부에 대한 진입 장벽을 훅 낮춘 잡학툰의 장점이 두드러집니다.


별점의 함정 코너도 재미있습니다. 별점은 고객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신뢰 높은 데이터일까요? 당신은 별점 신봉자인가요? 당신은 별점을 줄 때 어떤 기준으로 주나요?


나의 별점 4점과 타인의 별점 4점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는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준 약간의 아쉬움이 담긴 4점이지만, 평소 5점을 웬만해선 주지 않는 사람 입장에선 아주 훌륭해서 준 4점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어떤 점에 만족을 했는지도 별점만으로는 모릅니다. 맛이 좋아서 줬을 수도 있고, 분위기 때문에 줬을 수도 있습니다. 별점은 의도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추세는 좋음, 싫음 정도로만 구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궁금해하는 결과를 위해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살펴봐야 하는지 짚어줍니다. 우리는 온라인 활동을 하며 엄청난 정보를 흘리고 다닙니다. 우리의 행동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는 데이터 시대입니다. 데이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본값이 되었습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데이터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 문해력을 높이는 법을 알려주는 <데이터 분석가의 숫자유감>. 통계 용어 사전까지 있어 데이터 분석에 대해 전혀 몰라도 읽기 좋은 기초 입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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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N HR: 당신의 스타트업은 안녕하십니까
이용훈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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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HR 중요성은 높지만 대기업 전통 HR 시스템을 벤치마킹만 해서는 시행착오를 심하게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초창기 HR의 필요성을 간과했다가 성장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 찾아오는데, 실무자가 참고할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이용훈 저자는 휴먼컨설팅그룹, 비바리퍼블리카(toss), 티맵모빌리티, 현대엔지니어링, 무신사 그리고 마케팅 테크놀로지 기업 AB180에서 HR 리드 역할을 하며 HR 직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자들이 궁금해하는 스타트업 HR에 관한 궁금증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풀어낸 책 <LEAN HR>을 내놓았습니다.​


HR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인사팀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실까요? 인적 자원을 관리합니다. 조직문화 관리, 평가 보상 제도, 채용 및 퇴사 등 일하는 사람들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합니다.


<LEAN HR>은 일하기 좋은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 창업자 및 대표, HR 직무 실무자는 물론이고 변화하는 환경과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자들이 어떤 식으로 일하고 관리하는지 공부해야 하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 경영진과 HR 담당자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더불어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수도 있고, 창업할 수도 있는 직장인에게도 유용합니다.


"HR은 뷔페가 아니라 최소한의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코스요리에 가깝다." - 책 속으로


좋은 HR은 회사가 어려울 때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지만, 나쁜 HR은 조직의 성장이 둔화되는 순간 더 낮은 곳까지 조직을 끌고 내려간다고 합니다.


회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HR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HR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 사이의 연계를 무시하고 단편적인 제도만 취사선택하면 흉내내기에 불과하다는 걸 짚어줍니다.





<LEAN HR>에서 스타트업의 일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누구보다 돈 버는 것에 진심입니다. 극도의 효율을 추구합니다. 현재 시점에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간결하게 움직이며 자원 낭비를 최소화합니다.


스타트업은 수평적으로 일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지요. 수평 조직문화는 직급, 직책보다 직무 중심일 때 제대로 발휘합니다. 리더, 직책자 관리 없이도 자율적 업무 수행이 가능한 개인의 역량을 중요시합니다. 기존 수직적 기업이 수평적으로 변화한다는 건 그래서 현실적으로 힘든 일입니다.


스타트업은 기성 기업과 동일한 구조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 HR은 가변적인 목적조직, 직무 중심 인사관리, 직무 전문가 위주의 수시채용, HR 관리 기준 또한 개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벤처기업 붐이 일어났던 시기, 그 물살에 올라탄 스타트업에서 일했는데요. 직무 중심 시스템을 생생하게 체험했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이 공감됩니다. 그러고 보니 K-스타트업 분투기를 그린 드라마 <유니콘>을 보면서 개발자와 비개발자 간의 괴리에 깔깔 폭풍 공감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직장생활하며 하늘과 땅 차이를 느꼈습니다. 좋고 나쁨의 구분이 아니라 조직 구조와 문화의 차이는 경험하지 않고서는 공감할 수 없을 겁니다. 대기업 HR과 스타트업 HR 역시 그만큼 차이 날 수밖에 없고요.


초창기 제대로 된 HR이 없었던 스타트업도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해결을 위해 HR이 필요해집니다. 그때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HR을 적용하면 아찔해집니다. 초창기 스타트업 붐 때는 그런 일이 허다했고 삐걱거리기도 했습니다.​


대기업은 직급, 직책 연공적인 속성에 따라 보상 범위가 달라집니다. 승진 제도 기준도 명확하고요. 스타트업은 대부분 경력 직무 중심 채용이라 채용 브랜딩, 인재 관리가 일반적인 형태와는 다릅니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평가 제도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스타트업의 특성에 맞춰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해야 구성원들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지 이 책에서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HR 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정리한 <LEAN HR>.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문제해결 실마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HR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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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 도넛문고 8
이재문 지음 / 다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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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색감의 표지가 마음을 몽글몽글 간지럽히는 느낌입니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대상 《식스팩》,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몬스터 차일드》의 이재문 작가의 신간 청소년소설 <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 중학생 은서, 하람, 서윤이의 에피소드가 개별로 펼쳐지면서 마녀 아틀리에를 중심으로 한데 얽히고설키는 구성입니다.


은서는 백반증으로 얼룩덜룩한 피부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신과 엮이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아 스스로를 저주를 내릴 수 있는 마녀라고 믿고 있습니다. 자발적 왕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일진 패거리들이 사고를 거하게 치면서 은서, 하람, 서윤이가 휘말립니다. 생존을 위해 일진 도준이의 비위를 맞추며 생활하는 하람, 도준이의 어린 시절 친구로 지금의 도준이를 유일하게 말릴 수 있는 서윤 그리고 사건의 목격자가 된 은서.


하필 사건이 터진 장소가 마녀 아틀리에입니다. 도준 일행이 그곳에 페인트 낙서를 해버린 겁니다. 그런데 그곳엔 저주가 걸려 있었고, 누군가에게 그 저주가 붙어버리는데...




은서가 저주를 풀기 위해 애써보지만 저주를 받은 사람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실패들도 은서는 자기 탓을 합니다. ‘나만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은서는 모든 게 불운한 자기 때문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마녀 아틀리에의 할머니는 그런 은서에게 “남 탓만큼 강력하고 간편한 무기는 세상 어디에도 없잖아요?”라는 말과 함께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은서에게 자기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믿어줘야 한다고 위로합니다. 물론 쉽진 않습니다. 자기를 온전히 믿는 것이야말로 기적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니까요.


한편 하람이도 비굴한 인생을 사는 스스로를 경멸합니다. 용기를 내라고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만 고통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릅니다. 하지만 하람이에게도 기회가 왔습니다. 변화의 계기가 왔을 때 세컨드 찬스를 잡을 것이냐 놓칠 것이냐의 기로에서 하람이의 선택이 흥미진진합니다.


은서의 친구였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멀어져 버린 서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쌍둥이 오빠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뜬 후 삶의 의욕을 잃은 서윤이네 가족.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믿음 속에서 살았던 서윤이네 가족은 막상 오빠가 죽고 나니 그 믿음은 모래탑처럼 쉽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시간을 견뎌내는 서윤이 역시 마음이 곪아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픈 곳을 누가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울컥 화가 치솟습니다.


학교폭력, 가족 문제, 외모... 친구들이 가진 저마다의 고민은 호시탐탐 역경을 이겨낼 의지를 깎아내립니다. 하지만 마녀 아틀리에가 엮인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선사받습니다.


누군가는 그 기회를 놓칠 수 있고, 누군가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터닝포인트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때 필요한 마음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힘, 앞날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합니다.


실패나 좌절을 겪어도 다시 일어나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이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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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일제강점기 역사
이영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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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되어 있습니다.


삼일절은 그저 하루 쉬는 공휴일이 아니라 그 의의를 잘 새겨야 할 뜻깊은 날입니다. 일제강점기 3ㆍ1운동을 계기로 상하이에서 국가명을 대한민국으로 선포한 임시 정부가 수립되었고, 이후의 독립운동은 모두 제 2의 3ㆍ1운동을 일으키고자 했던 노력들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독립운동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역사돋보기 이영 작가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를 정리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일제강점기 역사>는 청소년도 읽기 좋은 수준으로 짚어줍니다.


영화 <밀정>, <암살>, <봉오동 전투>, <박열>, <말모이>, <동주>, <항거:유관순 이야기>... 교과서보다는 영화로 단편적으로나마 독립운동을 접했던 게 다인데, 이 책을 읽으며 독립운동 각각의 성격을 이번 기회에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는 한일병합 조약문 서명으로 시작된 1910년부터 광복에 이른 1945년까지를 일컫습니다. 1919년 1월 조선, 대한제국의 마지막 흔적인 고종이 사망하면서 민족의식이 꿈틀댑니다.


3월 1일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고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하다.”로 시작하는 기미독립선언서를 발표합니다. 이 책에 선언서 전문이 실려있어 저도 이제서야 제대로 읽어봤습니다. 이날을 목격한 이화학당 유관순은 고향으로 내려가 4월 1일에 만세를 외칩니다.


3ㆍ1운동 이후 본격 독립운동 전쟁이 시작됩니다. 저마다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분야에서 목숨을 내던진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 벌어진 의열단 투쟁을 이해하려면 아나키즘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한반도 아나키스트들의 활동은 암살, 파괴, 폭탄 공작 등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민중 혁명의 불을 지피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여성 저널리스트 님 웨일스의 책 『아리랑』에는 의열단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평상시 함께 어울려 다니고 신나게 놀면서 심리 상태를 관리했다고 한다. 오히려 죽음을 각오했기에 삶의 소중함을 느낀 건지 평범한 생활을 할 때에도 양복을 갖춰 입고 머리를 손질하는 등 늘 꾸미고 다녔다고도 한다.”라는 문장은 센스 있게 차려입은 영화 속 아나키스트들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일본군을 전쟁으로 무찌른 최초의 전투이자 독립전쟁의 서막이 된 봉오동 전투부터 청산리대첩 등 우리가 익히 들어본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일제의 토벌 작전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이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독립운동 세력은 내부 성격에 따라 간극이 점점 커집니다. 사회주의와 민족주의 세력으로 갈린 겁니다. 자유시 참변은 한마디로 독립운동 세력 간 내전이었고, 그 사건으로 무의미하게 정예병들이 사망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일제강점기 역사>를 읽으며 독립운동을 성격별로 구분해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친일파에도 두 가지 유형이 있었음을 짚어줍니다. 


일제강점기 전 한반도 주권을 일제에게 넘겨주는데 가장 앞장섰던 부류는 말할 것도 없이 친일파, 이후 일제강점기 때 천황을 찬미하고 한국인 징병, 창씨개명을 조장한 지식인, 문인, 자산가들처럼 변절자들입니다.


식민 사관이니 민족주의 사관이니 하는 말도 들어봤을 겁니다. 식민지 경영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의 역사 왜곡을 식민 사관이라고 합니다. 반면 독립운동가들은 민족주의 사관으로 대응합니다. 이 책에서 유형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세계 대공황으로 경제적 불황에 허덕이자 다시 군국주의로 무장하며 위기를 해소하려는 일제는 중일전쟁을 치르며 강제 징용, 정신대, 위안부 등 식민지 조선을 적극 이용해 착취합니다.


이때 상하이의 이빨 빠진 임시정부를 김구가 간신히 끌어가고 있었고, 민족주의 성향 청년들이 한인애국단을 조직합니다. 이봉창 의거, 윤봉길 의거는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었을 만큼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는 걸 짚어줍니다.





하지만 독립운동 세력은 점점 양극화가 심해집니다.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라는 내부 균열이 이데올로기 전쟁인 한국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이후 한반도는 좌우익의 양극화라는 이념 대립의 골이 깊어집니다. 이 일이 모두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와 평화기념전시관에서 정작 자신들이 전쟁의 피해자라는 묘사가 있을 만큼 일본 내 여론과 사회 현상의 변화가 어떻게 생긴 건지, 당시 한반도에 있던 일본인의 본국 귀환 때 있었던 일들을 해방 후 뒷이야기까지 들려줍니다.


독립운동가들은 꿈으로만 여겼을 자유를 지금 우리는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염원을 너무나도 쉽게 잊어버린 채 말이죠. 


<대한민국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일제강점기 역사>는 단편적으로만 알던 이슈화된 사건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일제강점기 역사의 전체 흐름을 훑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선사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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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배진시 지음 / 책과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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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권 입양인 통역 봉사활동을 하는 배진시 작가. <똘레랑스 독서토론>으로 알게 된 작가인데 이렇게 의미 깊은 활동을 함께 하고 계셨더라고요.


해외 입양인들의 실화를 소설화한 책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입양인을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뜻밖의 이야기에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8명의 해외 입양인들은 생후 3개월부터 열두 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70~80년대 입양을 갔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한국을 찾아온 이들입니다.


이들의 어린 시절은 정체성 혼란, 공허함, 심리적 갈등, 학대 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여전히 혼란 속에서 정체성 찾기가 현재진행형인 사람도 있습니다.


80년대 일곱 살의 나이로 동생과 함께 한국을 떠나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엄마를 만난 뤽. 말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프랑스 학교를 다닐 때 그곳을 "외계인들이 다니는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지독한 우울증에 걸린 폭군이었고 매일을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어린 동생은 적응을 잘했다고 하지만 글쎄요. 그 어린아이가 생존을 위해 그랬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집니다.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았던 뤽은 한국에 와서도 재혼을 한 엄마의 외면으로 이방인이 됩니다. 한편 입양은 했지만 사랑으로 키우지 못한 양엄마 때문에 사춘기 시절 자살 시도를 했던 꺄린의 사연도 인상 깊습니다.





간호사가 되었고 엄마가 된 꺄린.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자신을 버린 친엄마, 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랑을 주지 않은 양엄마 사이에서 꺄린은 스스로 '누군가를 버리는 부도덕한 어른으로 성장할까' 두려워집니다.


그래서 한국 엄마를 찾기로 결심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스스로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자신도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만난 엄마의 사연을 알게 된 후 꺄린은 상처를 이겨낼 힘을 얻으며 홀로서기에 나섭니다.


한국에서 부모를 찾은 이들의 모습에서 엿볼 수 있는 태도가 있었습니다. 슬픔을 잊어버린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애씀이 자리 잡고 있다는걸요.


그리고 여전히 한국이 아직도 애 키우기 힘든 나라인지 의아해합니다. 배곯던 시절 아이라도 살리고 싶어 입양을 보냈다는 친부모의 사연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밥만 먹으면 차별과 학대를 받아도 상관없다는 식의 발상으로만 여겨집니다.


프랑스는 미혼모가 아이를 혼자서도 잘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토록 발전했다면서 왜 아직도 이런지 궁금해하는 입양인들입니다.





해외 입양 동포 모국 방문 행사가 있을 때면 입양인들에게 민간사절 역할을 한다는 식의 입바른 말을 하는 것도 황당해합니다. 한국은 입양을 보낸 아이들의 그 이후를 전혀 살펴보지 않습니다. 성장과정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입양인들의 사연을 통해 갈 곳 없이 버려진 아이들의 입양을 마치 유학, 이민처럼 여기는 한국 입양 시스템을 꼬집습니다. 해외 입양 신화를 깨뜨려야 합니다.


입양인 미자의 사례는 경악스럽습니다. "저는 김미자입니다. 나이는 11살. 양산초등학교 4학년 2반 8번. 3월 18일에 태어났어요. 아빠는 김동길."


하지만 주소를 몰랐던 미자 씨. 파출소에서 고아원에 하룻밤 재운 뒤 알아보겠다더니 소식이 끊겼고, 단지 길을 잃었을 뿐인데 고아원은 이 아이를 입양 보냅니다. 


소아과 의사가 된 입양인 마리옹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건강검진을 받으며 가족력을 묻는 질문에 뿌리가 없다는 수치심이 들었다고 말이죠. 게다가 입양인들은 항상 부모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존재로 매김된다고 합니다. 버려진 아이를 데려왔으니까요.


어린 시절 친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양부모로부터도 고통받은 입양인 끌로에는 그럼에도 한국에 대해 "생존을 위하여 언어와 문화는 다 잊었는데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좋은 양부모 밑에서 잘 자란 해외 입양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체성 혼란과 상실감은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닙니다.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한국을 찾은 8명의 해외 입양인들과 연결된 통역사 다정이는 배진시 작가의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입양인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국말인데도 그 감정의 결이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제가 평소 흔하게 느끼는 감정의 단어가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해외 입양인들의 내적 공허함을 잘 보여준 다큐 소설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어보세요. 이방인으로 생존한 입양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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