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 거인을 이기는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규태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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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강하고, 부유한 것은 언제나 이길까요? <다윗과 골리앗>은 평범한 사람이 온갖 종류의 강력한 적수에 맞섰을 때 발생하는 일을 다룬 책입니다. 압도적인 역경에 맞설 때, 약자를 강하게 만드는 특별한 강점에 대해 들려주는 말콤 글래드웰. 가난, 장애, 불운에 좌절하지 않고 개척한 이들의 승리의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강자와 약자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3천 년 전 엘라 골짜기에서 벌어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입니다. 위협적인 용사 블레셋군의 거인 골리앗과 신생 왕국 이스라엘의 양치기 소년 다윗. 하늘이 두 쪽 나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약자가 승리를 거둔 사건입니다. 우리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강점으로 보이는 특성들이 치명적인 약점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약자가 아니었다면 상상도 못할 것들을 깨닫기도 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그런데 말콤 글래드웰은 약자와 거인 간의 전투를 잘못 해석해왔다고 짚어줍니다. 고대의 군에는 기병, 보병 외 물매질을 하는 투석병이 있었습니다. 물매질은 엄청난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 능력이었습니다. 동전도 맞힐 수 있을 정도의 정확성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파괴적인 무기였습니다.


골리앗과 모든 이들이 백병전을 생각했지만 다윗은 일대일 전투 관례를 깨뜨립니다. 다윗은 돌 다섯 개를 집어 듭니다. 게다가 골리앗은 성장호르몬을 과잉 생산하는 말단비대증을 앓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시력 악화라고 합니다. 힘 있고 강하게 보인다고 해서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는 이런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약자가 승리하는 것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당연하게도 골리앗이 이길 거라는 믿음을 자동적으로 가정해버리는 거죠. 그런데 역사상으로 약자가 승리하는 경우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 같죠. 그 이유에 대해 저자가 짚어주는 포인트가 예리합니다. 정작 약자들이 다윗처럼 싸우질 않기 때문에 실패하는 거라고 합니다. 약자의 전략은 실행하기가 어렵거든요.


다른 예로, 대부분 작은 연못보다 큰 연못이 기회를 확장해 준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었을 때 생기는 이점이 크다고 합니다. 강점의 본질에 대해 오해하기 쉽기 때문에 우리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난독증이지만 다른 기술을 발달시켜 장애를 보상해 성공한 사례, 어린 시절 부모 상실을 겪었으나 결핍을 이겨난 사례 등 대부분은 실패에 압도당해 버리는 일을 이겨낸 이들에게 배우는 특별한 강점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1963년 5월 3일 미국 민권운동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에 대한 진실은 정말 놀랍습니다. 경찰견에서 공격당하고 있는 10대 소년의 사진에 담긴 비밀이 미스터리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사례들처럼 다윗이 항상 골리앗을 이긴다면, 역경이 위대한 스승이라면, 많은 자원이 결과적으로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면, 왜 그런데도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숙제를 남깁니다.


오만함이나 안일함 같은 성격적 결함 측면에서 강자의 어리석음을 설명하는 것 이면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사람, 돈, 물자에서 우위를 측정하기에 <다윗과 골리앗>은 결정적 요소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노력을 강조합니다. 거인을 그토록 무서운 존재로 만드는 그 강점이 약점의 근원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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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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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에 기고했던 인간의 충동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 19편의 글을 묶은 책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 말콤 글래드웰 특유의 글쓰기가 잘 드러납니다. 일상 및 사회적으로 이슈된 사례를 파헤쳐 이면에 담긴 본질 살피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는 책 속에 등장하는 개 심리학자 '시저 밀란'의 이야기에서 나온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의 개정판으로 타인의 기분이나 생각에 대한 호기심이 집필 계기가 되어 경영, 마케팅, 역사 등 다방면의 이슈들을 살펴봅니다. 개정판 제목 역시 첫인상의 매력을 이야기한 글에서 나온 제목인데,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책과 연관된 이야기여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다른 제목으로 하면 더 좋겠다 싶은 생각은 들었어요.


당대 여성 심리를 꿰뚫어 보는 광고 카피 사례에서는 염색제 대표 브랜드 로레알의 '난 소중하니까요.'가 등장하는데요. 심리를 대변하는 강력한 메시지 속에 말하지 않은 욕망을 찾아냅니다. 종교와 과학 모두를 만족시키려 했던 피임약 개발자 존 록, 시간당 백만 달러 매출을 이루며 미국의 주방을 사로잡은 론 포페일 등을 통해 마이너 천재, 외골수의 이야기는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의 원천에 숨겨진 인간 마음에 관한 탐구가 담겨 있습니다.


실패의 두 얼굴로 대변하는 위축과 당황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는데요. 압박을 받아 흔들릴 때 우리는 당황하고 위축됩니다. 이 둘은 닮은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위축은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로 본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당황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기는 문제로 오히려 본능으로 되돌아가는 결과를 낳습니다.


암 검사의 불확실성과 폭격의 정확성 문제를 탐구하며 시각의 한계를, 챌린저호 폭발 사고와 스리마일 섬 방사능 누출 사고에서 나타난 또 다른 진실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사건의 이면을 파헤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익히 경험하거나 알고 있던 이야기의 비하인드, 이면을 들춘 말콤 글래드웰. 약간은 뒤죽박죽 두서없는 주제들이 모여있는듯하면서도 본질을 파헤침으로써 결국 인간의 마음과 욕망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사회 탐사 에세이면서도 인간 심리 에세이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알던 이유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통념에 반하는 관점을 많이 접할 수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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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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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에 원서 출간된 후 국내엔 해적판으로 알음알음 입소문 났었던 그 책이 드디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공포 스릴러 두 거장의 협업으로 탄생한 소설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으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오랜 세월 영화화를 위해 공을 들였고, 마이크 바커 감독에 의해 영화화 제작 중에 있다고 하니 이제 영화 나올 날만 기다리면 되겠네요.


킹옹님의 명성이야 말할 것도 없고, 피터 스트라우브는 대표작 <고스트 스토리>가 절판이 된 상태라 국내에선 덜 알려진 작가이긴 하지만 스티븐 킹과 함께 미국 호러 소설계를 이끈 거장이라고 합니다. <부적>은 스티븐 킹의 초자연 공포물을 청소년 주인공 버전으로 만나는 느낌인데, 킹옹의 초창기 공포물 버전 좋아한다면 반가운 작품일 거예요.


이 소설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모티브로 삼아 주인공 잭 소여가 미국을 횡단하며 겪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다룬 소설입니다. 톰과 허클베리 두 소년처럼 잭 소여는 친구 리처드와 함께 목숨 잃을 위기를 숱하게 겪으며 단순한 모험을 넘어 그야말로 살벌한 생존기를 보여줍니다.


B급 영화배우의 여왕으로 활약하다 이제는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와 함께 도망치듯 미국 동부 휴양지로 온 잭 소여. 생전 아버지와 오랜 시간 동업한 모건으로부터 쫓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함께 해온 사업체를 꿀꺽 삼키고 있는 데다가, 잭의 후견인이 되어 주기로 했던 든든한 아빠 친구도 의문사하면서 잭과 어머니는 모건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요즘 잭에게는 이상한 일이 자꾸 생깁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 것들을 자주 환상으로 보고, 의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백일몽을 꾸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 백일몽에 나온 장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우리에게 물리학이 있다면 저쪽 세계에는 마법이 있지."- 부적 1권 중


우연히 만났지만 강력한 끌림을 받은 스피디 할아버지에게서 그 정체를 듣게 됩니다. 그곳은 '테러토리'라고 불리는 저쪽 세계인 겁니다. 머리가 둘인 앵무새,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개 달린 인간, 늑대로 변하는 인간, 여왕이 있는 그곳이 백일몽이 아닌 실제라니. 테러토리는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건 그 세계에는 자신과 닮은 트위너가 살고 있고, 어느 쪽 세계이든 한 쪽이 죽으면 다른 쪽도 죽는다고 합니다. 지금 저쪽 세계는 오염되고 있고 아픈 여왕의 병세가 불투명합니다. 여왕 대신 권력을 차지하려는 악의 무리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되려면 죽어가는 여왕의 트위너는 바로 잭의 엄마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요.


스피디 할아버지는 잭이야말로 여왕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크리스털 공처럼 생긴 부적을 찾으면 다 해결된다고 합니다. 부적을 찾기 위해 묘한 물약을 마시면 테러토리로 순간이동해야 하는데, 나중에는 물약의 도움 없이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습니다. 잭은 아픈 엄마를 살리기 위해 결국 테러토리로 향합니다.





<부적>은 잭이 부적을 찾아 헤매는 세 달 가량의 기간을 다룹니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기는지 이건 영화 한 편으로 끝낼 수 있는 분량이 아니겠던걸요.


용기내어 테러토리로 갔지만 그 용기는 1그램도 안 되는 얄팍한 용기였습니다. 처음엔 두려움에 가득 차 겁쟁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잭. 향수병이 생긴 데다가 자기연민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전기도 없고 이상한 언어로 말을 하고, 괴생명체가 득실득실한 테러토리는 영 적응이 안 됩니다.


하지만 죽을 뻔한 위기를 겪으며 잭은 조금씩 성장합니다. 완전히 바닥까지 무너져 내리고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나약한 자신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스토리에 푹 빠져들다가 '어찌 애한테 이토록 심한 고난을!' 하며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스티븐 킹과 피터 스트라우브 조합을 잊으면 안 됩니다. 긴장하며 읽어야 할 정도로 고난의 수준이 장난 아닙니다. 기괴한 공포를 선사하는 묘사는 역시나 찰집니다.


잭을 쫓아오는 모건 역시 테러토리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이미 저쪽 세계를 오가고 있었어요. 무슨 꿍꿍이가 있는건지 쉽게 비밀을 들려주질 않네요. 잭이 부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들과 모건의 비밀을 밝히는 여정이 다이내믹하게 전개됩니다. 그 과정에서 모건의 아들 리처드를 끌어들여 함께 하는 여정은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닮았습니다.


그저 심장 쿵쾅거리게 만드는 모험만 있는 게 아니라 늑대와 인간을 오가는 테러토리의 울프와의 인연은 짠한 감동까지 안겨줍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개성 넘쳐 악인도 매력적일 정도였어요. 모든 상황을 꿈인척해버리는 능력이 탁월해서 독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리처드도 어찌보면 배꼽 잡을만한 캐릭터입니다.


시련을 이겨내는 성장물, 선악 대결이라는 뻔한 구조 속에서도 다양한 배경에서 빵빵 터지는 사건들과 두 작가의 미스터리 공포 맛을 듬뿍 담아 결말까지의 과정을 예상하기 힘들게 한 소설 <부적>. 사악한 어른 (때로는 어른만큼이나 사악한 또래) 세계에 맞선 잭과 긴 여행을 함께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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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 운명을 가르는 첫 2초의 비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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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든지,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는 말은 조심스럽고 신중한 결정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 뇌는 익숙한 의식적 전략을 쓰는 영역 외에도 의식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직관이라는 표현으로 말하기도 하는 찰나의 판단, 첫인상 같은 것 말입니다. <블링크>는 바로 그 첫 2초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선택지를 두루 검토할 시간이 없을 때 극소량의 정보를 토대로 매우 민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적응 무의식'. 우리가 보통 직관적으로 판단할 때입니다. 의식적인 의사결정만큼이나 순간 포착의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 역시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무의식은 강력하나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언제 자신의 본능을 믿고, 언제 경계해야 할까요. 게다가 이 순간적 판단은 갈고닦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도 합니다. 논리보다 빠르고 정확한 직관의 비밀, <블링크>에서 만나보세요. 말콤 글래드웰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관심을 집중하는 사이 우리의 무의식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체질하듯 세심히 살펴 관계없는 것들을 걸러냅니다. 의외로 우리는 이런 일에 능숙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를 '얇게 조각내기'로 표현합니다.


나를 전혀 만난 적이 없는 상태에서 겨우 20분간 나에 대해 고민한 사람들이 수년 동안 나를 알고 지내온 사람들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 수도 있다는 것. 사실 선뜻 믿기진 않지만 진실은 믿을 만한 결론이라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뭔가를 재빨리 파악할 필요가 있거나, 새로운 상황에 마주칠 때 얇게 조각내어 관찰합니다. 단 1초나 2초라도 매우 얇은 조각의 세세한 면에 조심스럽게 주의를 기울일 경우 엄청나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많다고 해요.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가 얼마나 놀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여러 사례로 보여줍니다. 물밑 정황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우리의 능력 덕분입니다. 하지만 신속한 인식의 어두운 면도 분명 있습니다. 수많은 편견과 차별의 뿌리에 그 해답이 있다고 합니다. 신속한 인식이 우리를 빗나가게 하는 상황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인종주의자, 자기혐오증에 빠진 사람이 아닌데도 무의식적으로 인종이나 성별 같은 문제에 대한 태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미처 생각할 시간을 갖기도 전에 불쑥 튀어나오는 즉각적이고 자연발생적인 연상 테스트에서는 종종 공식 표명한 의식적 가치와 완전히 모순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걸 저자 본인도 직접 테스트를 하며 경험했다고 합니다.


무의식적 차별처럼 의식 바깥에서 진행되는 오류는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요. 첫인상은 우리의 경험과 환경에서 생성됩니다. 이는 그 인상을 형성하는 경험들을 변화시킴으로써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삶의 변화가 필요한 거죠.


가진 정보가 많을수록 더 나은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눈 한 번 깜박이는 동안의 순간적 판단이 이성적인 분석 작업만큼이나 가치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 <블링크>. 그걸 알긴 아는데 어떻게 아는지 모를 때 무의식적으로 짚어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호기심을 풀 수 있는 책입니다. 순수한 순간 포착의 시간을 신중하게 살필 때 일어날 수 있는 장점을 잘 보여준 블라인드 채용 사례도 등장합니다.


더불어 순간적이고 불가사의한 착오로 인해 언쟁, 불화, 오해, 반감을 낳는 착오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도한 각성 상태는 마음의 눈을 멀게 한다는 걸 숱한 경찰 총격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기존에 알던 통념과는 전혀 반대의 견해가 나와서 놀라웠습니다. 즉각적이고 사소한 문제를 다룰 때 순간적 판단이 최고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오히려 분석하고 선택할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할 때 무의식적 사고 과정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이죠.


결국, 좋은 결과를 내는 의사결정은 신중한 사고와 본능적 사고의 균형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블링크>.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한 요소들로 분해하는 능력도 키워야 하고요. 중요한 건 내 판단의 강점과 약점을 인지하도록 도와준다는 거예요. 순간 포착의 교훈을 여러 방면에서 짚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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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가지 원소로 어떻게 세상을 만들까? - 외우지 않아도 되는 원소책 즐거운 과학 탐험 18
에이드리언 딩글 지음, 오윤성 옮김, 최미화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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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더해질수록 원소 기초를 모르면 암담해지는 화학. 화학식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원소의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화학에 흥미가 훅 떨어져 버리지요. 쉽고 재미있게 원소를 알려주는 에이드리언 딩글의 <92가지 원소로 어떻게 세상을 만들까?>로 재미있게 배우며 친근하게 접근하는 과학을 만나보세요.


우리 아이 책상에는 주기율표 데스크패드가 떡하니 깔려있는데도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었네요. 92번까지가 자연 원소이고 그 뒤는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인공 원소라고 합니다. 원소의 정체와 특성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단 한 장에 담은 주기율표부터 익혀봅니다.


이 세상은 원소가 만든 것입니다. 우주부터 자연, 우리 몸, 온갖 물건들이 원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주 전체에 있는 원자의 90퍼센트가량이 수소인 만큼 1번 원자는 수소! 우리 몸에도 아주 많습니다. 단백질, 지방 분자에도 수소가 들어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낱낱이 살펴봅니다. 대기, 바다, 지각을 이루는 대표 원소들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구성 원소를 안다면 직접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구의 공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질소, 산소로 99퍼센트 채우고 나머지 1퍼센트는 여러 화합물을 섞어 만들어야 하는 공기. 말로 하긴 쉬워도 은근 복잡하더라고요.


사막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다가왔어요. 거기에 '있는 물질'이 아닌 거기에 '없는 물질'을 확인하라고 합니다. 물이 없으면 사막이라 부를 수 있어요. 일 년에 비가 250mm 이하로 내리는 곳, 강수로 생기는 물보다 증발로 잃는 물이 더 많은 곳은 사막입니다.


가장 기발한 이야기는 인간 만들기였습니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화합물을 배울 수 있는데요, 프랑켄슈타인과는 또 다른 인간 만들기! 뭔가 으스스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인간보다 훨씬 간단한 원소로만 이뤄져 있다는 나무도 인간 만들기처럼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저자가 친절히 알려줍니다. 나무 씨앗을 심어 틈틈이 물을 주고 몇 년 또는 100년 동안 기다리면 자라서 다 큰 나무가 된다고 말이죠 ㅋㅋ. 유머를 좀 아는 저자네요.


생명에 관한 것들을 알면 알수록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여기도 물, 저기도 물. 물이 없으면 그 어떤 생명도 살아 있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원소들, 각종 재료에 든 원소들, 기계 속 원소들도 하나씩 살펴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5대 영양소의 정체도 알 수 있었어요.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모두 탄소로만 이루어졌는데 어쩜 둘의 결과물은 이토록 다를까요. 원소는 같지만 분자 구조가 다르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차이가 생긴다고 합니다.


<92가지 원소로 어떻게 세상을 만들까?>는 화학자 이야기, 신기한 화학 상식, 집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실험 등 원소와 관련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즐거운 과학 탐험 시리즈는 초등 고학년 수준에 적당하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아 낯설 수는 있어요. 화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중학생이라면 배경지식으로 읽기 딱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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