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패키지 - 성공의 세 가지 유전자
에이미 추아.제드 러벤펠드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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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특정 민족, 특정 집단은 더 우수한가?"

 

유대인, 인도계, 중국계, 이란계, 레바논계 미국인들은 2010년 당시 표준적인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다섯 집단이라고 합니다. 이 집단들이 이례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공통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성공의 숨겨진 발판을 세 가지 문화적 특징으로 바라보고, 그 힘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할 해법을 찾는 책 《트리플 패키지》는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집단들의 문화적 공통점과 세대 간 변화, 그리고 그 힘의 부작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 우수한 집단에 속한다는 자부심인 '우월 콤플렉스'

아웃사이더의 불안한 정체성과 과도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의 '불안감'

미래를 위한 부단한 노력과 인내의 '충동 조절'

 

바로 이것이 트리플 패키지입니다. 좌절과 우울, 야망과 탐욕을 낳지만, 잘만 길들이면 내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죠. 집단의 문화 속에서 세 가지 별개의 힘들이 합쳐지면 그 집단을 파격적인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논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득 1위 인도계 미국인들, 아이비리그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동아시아계인들, 노벨상 등 각종 상을 휩쓰는 유대인들....... 이런 성공을 어떤 집단은 왜 나머지 집단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지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트리플 패키지가 말하는 '성공'의 정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의 정의는 사람마다 차이 있겠지만 '통속적인 의미'의 성공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돈과 지위의 쟁취를 말합니다. 외적 기준의 성취를 중시하며 물질적, 관습적, 명성 지향적 성공을 정의하는 방식 때문에 트리플 패키지식 성공은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한 세 가지 힘을 따로따로 놓고 보면 부작용 또한 만만찮습니다. 우월 콤플렉스는 노예제, 민족 대학살처럼 인종차별주의, 식민주의, 제국주의, 나치즘의 근원에도 깔렸고, 불안감은 현대 대중·치료 심리학의 정설에 어긋나며, 충동 조절은 통제광 같은 이미지를 낳습니다. 그런데 세 가지 힘이 융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지요.

 

『 우월감에 불안감이 더해지면 성공 욕구가 생겨난다. 우월감에 충동 조절이 더해지면 시련을 이겨내는 힘이 생겨난다. 한 집단의 문화 안에서 트리플 패키지의 이 세 가지 요소들이 합쳐지면, 그 집단의 구성원들은 미래의 성공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실천하거나 받아들일 의지와 능력이 엄청나게 강해진다. 』 - p27

 

『 현실적으로 미국 문화는 성공한 집단들의 특징인 전통적이고 엄격한 자녀교육 그리고 그 근간인 충동 조절과는 완전히 상반된 방향을 취하고 있다. 이 사실은 미국에서 성공한 집단들이 문화적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금 분명히 보여준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미국의 주류 문화에 저항하는 집단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 - p186

 

『 트리플 패키지 문화는 의미 있고 만족스럽고 혁신적인 성공을 격려하기보다는 실패를 피하기 위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 - p207

 

 

트리플 패키지의 이면 중에 하나로 대부분 3세대부터는 이 힘이 내림세로 간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동화 현상 때문입니다. 문화적 힘이 약화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대인들의 트리플 패키지 집단은 충동조절은 약점화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다른 집단에 비해 견고한 편이긴 하다고 하네요. 미국이란 나라는 전형적인 트리플 패키지 국가로 등장했지만, 현재를 중시하는 반항심으로 점차 불안감과 충동 조절을 버리며 자존감 운동을 펼쳤으나 이 역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거짓 안정감, 무절제, 즉각적인 욕구충족은 금융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트리플 패키지는 과연 축복일까요, 저주일까요.

심리적 희생, 타인의 기대에 맞추어 사는 삶, 과도한 야망과 탐욕, 개인 행복의 부재...... 트리플 패키지가 수반하는 병적 측면을 생각해보면 그런 대가까지 치러야 할 가치가 있는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관습적인 성공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지요. 이에 저자는 트리플 패키지로 성공한 이후에는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해법 방향을 잡습니다. 트리플 패키지를 되찾으되 그 이면의 부작용을 유익한 것으로 돌려 이로운 우월감, 강인한 의지와 성취로 느끼는 자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트리플 패키지가 의미 있는 인생을 약속해 주지는 못하지만, 그런 인생을 가능케 해준다는 일종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트리플 패키지가 성공의 동력이 될지는 세 가지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개인의 노력과 역량에 달린 셈입니다.

 

 

 

 

 

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방대한 참고자료를 인용하며 주장을 펼치는 이 책은 부작용 없는 트리플 패키지식 성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속으로는 생각해도 겉으로는 표현 안 치부를 수면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외국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 현실을 적나라하게 느껴볼 수도 있습니다. 트리플 패키지를 보면 우리나라 문화도 해당하는 점이 많아 공감할만한 부분은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 폐해 역시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나게 마련일 테죠. 현대 미국의 측면에서 보면 '과도하게' 공부하는 아시아인을 보며 반감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어느 쪽이 옳다라는 것은 역시.. '성공'의 가치관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달려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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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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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싱글 여자들의 정신적 지주, 여자공감만화가 마스다 미리.

잔잔한 수채화 같은 그녀의 만화를 보면서 수많은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을 거예요.

이번에 출간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30대 중후반에서 40대로 접어든 작가가 십 대 청춘의 기억을(특히 연애 감정) 짤막한 에세이와 만화로 추억하고 있습니다.

 

 

 

 

입고 싶은 옷과 어울리는 옷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는 나이.

내 마음에 어울리는 옷이 나이와는 이제 어울리지 않고 선물을 받아도 귀여운 선물보다 실용적인 선물만 받게 되고...

어른이 돼버린 '나'의 솔직한 단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 "이제 너는 젊은 여자들이 기뻐할 만한 귀여운 선물을 받지 못해."

두둥! 』 - p26

 

 

 

 

 

 

 

중년에 들어설 준비를 하는 '나'는 학창시절 그 싱그러운 청춘 시대에 못해 본 것들, 이루지 못한 꿈, 때를 놓친 청춘을 이야기합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선택 범위가 좁아져 가는 인생길에서, 꿈을 내려놓은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시절을 그립게 돌이켜보는 달콤한 통증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 익숙해졌다.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어떤 선을 경계로 모든 것이 젊은이 같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십 대 시절에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동경했던 그것도 지금의 내가 하면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다. 』 - p57

 

 

 

 

 

 

다시 만들 수 없는 십 대의 추억.

쓸쓸함이 묻어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해서 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못해 본 것 투성이인 청춘... 그것마저도 이제는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면서 어울리지 않게 된 것들이 참 많지만, 반면 어울리기 시작한 것도 많습니다.

청춘 시절을 동경하는 소녀의 이미지, 중년의 이미지...

이 어중간한 느낌들이 마구 섞여 있는 게 30대 중후반인 것 같아요.

 

 

 

 

나이가 더 들어서는 지금 현재 못 한 어떤 것에 동경하게 될까요.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도 절실히 듭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다 보니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마스다 미리 특유의 담담하게 그려내는 글과 그림으로 중년을 앞둔 여성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입니다. 왜 여자공감만화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는지 이해되네요. 여자를 이해하고 싶은 남자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을 정도로요. 주절거림 없이 담백한 느낌이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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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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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때문에 책을 읽는 것조차 무기력해진 요즘... 이 책 제목을 보면서도 울컥하네요.

민음인 감정 시리즈 세 번째 책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는 이별과 상실 스트레스 대처법으로 충분한 '애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실은 우리에게 상당한 트라우마의 원인입니다. 죽음, 실연, 해고, 퇴직, 사고로 신체 상실, 반려동물의 죽음 등 인생에서 크고 작은 상실은 사실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럴 때 제대로 '애도'하지 않으면 그 슬픔의 무게가 차곡차곡 쌓여 상처가 곪아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속으로 삼키는 고통, 홀로 외롭게 큰 고통을 겪고 서서히 변모해 나가는 것은 정신적,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니 따뜻한 분위기에서 고통과 변화를 겪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는 좋아하는 것과의 이별, 좋아하는 존재의 부재, 영원한 상실 등에 인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과 애도의 단계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 사회는 우리가 애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사회는 고통 속에서도 우리가 꿋꿋하게 견뎌 나가기를, 불평을 늘어놓지 않고 빨리 예전처럼 돌아가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를 요구한다. 』 - p10

 

 

 

 

모든 상실은 고통스럽습니다. 회피하거나 고통을 피하려는 것은 상황을 사실 그대로 진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의미하며, 우리는 감정적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차근차근 애도를 해 나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인생길에 만나는 충격과 상실에 인한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잘 보살피며, 슬픔에 잠긴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이 긍정적인 결정이 되려면 자신만의 이별의식과 충분한 애도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정신적 안정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애도 작업. 애도는 한순간 쇼크를 받고 부인하던 시간을 지난 후 여러 단계를 거치며 이루어지는 정신 과정이라고 합니다.

 

 

 

 

『 우리는 괴로움과 애도, 타인의 고통, 심각한 병과 죽음 앞에서 거북함을 느낀다. 그것은 특히나, 요즈음 우리는 아무 일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삶을 즐길 시간도 없고, 밥 먹을 시간도 없고, 숨을 쉴 시간도 없다. 우리는 '긴 시간이 필요한 일에 시간을 바치지' 못한다. 그래서 애도를 하고 상처를 어루만질 시간이 없는 것이다. 』 - p135

 

 

 

 

애도를 하는 과정에서 슬픔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라 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도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면 훨씬 쉽게 상실의 슬픔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데 요즈음 더욱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통과의례 같은 애도 작업이 현실에선 왜 이리 어렵기만 한 것일까요. 제대로 된 애도조차 못 하는 이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비극적인 상실을 겪은 우리나라에서 애도란 것은 그저 빨리 잊어버리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살면서 상실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개인 성향에 따라 책에서 설명한 애도의 단계는 차이 날 수 있지만, 그 중심은 언제나 '충분한' 애도입니다. 치유의 과정으로서 올바른 '애도'를 거쳐 남은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마음의 힘이 생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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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 - 유대인 아버지들이 수천 년간 실행해온 자녀교육의 비밀
전성수.양동일 지음 / 라이온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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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 하나 못하는 한국기자 이야기가 SNS상에서 뜨겁게 회자되었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한국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줬음에도 멀뚱멀뚱있기만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니 낯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왜 우리는 질문 하나 제대로 못 했을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촌극을 보며 <공부하는 인간> 방송에서 봤던 시끌벅적하게 토론하던 상호소통의 도서관 예시바의 모습, 유대인 교육법이 자연스레 생각났습니다.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하고 논쟁하는 교육방법을 일컫는 말입니다. 끊임없이 "왜"라고 묻고 생각하게 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유대인들의 성공 원동력인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들의 교육은 모두 생각하며 말하고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만들고, 그런 유용성이 창의적인 능력과 논리성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살고 교육이 바로섭니다. 우리네 '부재형' 아버지를 생각하면 부러운 생활문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책은 가정을 살리고 자녀를 성공시키고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핵심으로서 하브루타를 이야기합니다. <공부하는 유대인>이라는 책에서도 밥상머리 교육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스스로 사고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부모 역할로서의 유대인과 반면 아버지의 낮은 돌봄과 어머니의 과잉보호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자녀교육을 진단합니다. 닮은 듯 다른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가족문화를 비교하며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의 개념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과 하브루타의 효과에 관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은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는' 교육이고 유대인 교육은 '질문과 토론'의 교육입니다. 우리는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공부를 하다보니 아이비리그에 진학해도 중도탈락 비율이 44퍼센트나 될 정도라네요. 삶의 교육,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하브루타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봅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텍스트를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해내는 힘을 말합니다. 문제를 읽고, 문제를 낸 의도를 파악하고, 그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비결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 역시 리딩을 넘어서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읽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하브루타이기도 하고요. 책 읽기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서 말이든 글이든 생각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질문들을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뽑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 훈련없이 하브루타 학습이 성공할 수 없다. 잡담만 하다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 - p127

 

저자는 하브루타의 기본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며 부모와의 애착에 성공함은 물론 인성과 사고력, 공동체에 대한 의식을 길러주고 교과 학습 향상에도 결국 도움이 되는 종합 자녀교육 솔루션으로서의 하브루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지시, 요구, 설명보다 질문을 많이 하는 부모, 대답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칭찬하는 태도,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격려하고, 모르는 것은 책을 다시 보거나 검색을 통해 아이 스스로 찾아보게 하면서 모든 일상 속에서 대화를 통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꼭 가르쳐야 하는 원칙이나 가치관 역시 대화를 통해 분명하게 인지하게 하고요. 경제교육도 빠질 수 없는 유대인 자녀교육의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였습니다. 

삶의 실천 교육을 중시하는 유대인 자녀교육인 하브루타로 두 아이를 키우며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 저자의 사례를 통해 무엇보다 부모 스스로가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실천하지 않으면 교육이 아니라 위선이기 때문이라고요. 자녀와 부모가 동시에 변화하는 교육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사고, 질문하는 습관을 끌어내는 각 사례들의 공통점은 이 하브루타가 대화를 회복하는 교육이란 것을 다시한번 느꼈네요. 행복과 성공을 부모 손으로 아이에게 안겨 줄 수 있을까요. 두 마리 토끼를 아이가 스스로 잡을 수 있게 공부의 진정한 목적과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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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 빅뱅 직전의 우주
프랭크 클로우스 지음, 이충환 옮김 / Mid(엠아이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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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Void)빈 (우주) 공간, 무 無 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보이드》에서는 진공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노력해 온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텅 비어있는 것 같은 우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빅뱅 직전의 우주를 생각해봅니다.

 

우주는 약 138억 년 전 빅뱅이라는 대폭발에서 생겨난 후 인플레이션(급팽창)을 거쳤다는 것이 현재 우주를 설명하는 표준모형입니다. 우주가 탄생하던 초기 상태와 관련해 2012년 6월 힉스 입자 존재가 입증되었고, 2014년 3월 빅뱅 직후에 나온 원시 중력파 흔적을 발견했다는 발표는 인플레이션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중입니다.

 

 

오늘날의 과학은 빅뱅 이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사실 시간 자체가 빅뱅에서 창조됐다면 '이전'이란 것의 의미도 없어지지만요) 말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대폭발 상태인 빅뱅이라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암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공간 영역에서 모든 것을 제거한다고 가정한다면, 남는 것은 태고의 무일 것인가? 즉 원물질의 본질에 관한 것입니다. 고대 철학자들의 각종 이론들부터해서 갈릴레오, 토리첼리, 파스칼 등 과학자들의 실험을 소개하며 물질을 없애고 진공을 만들기 위한 과학사를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로 역설적이게도 모든 물질의 기본 입자인 전자가 발견되었고요.

 

《보이드》를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진공상태가 과학에서 의미하는 진공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공기만 제거하는 진공은 가능하지만 진짜 '빈 공간'은 공기 외 그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공기를 제거하더라도 완벽한 진공을 만드는 것은 현대과학에서 이론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진공은 텅 비어 있지 않고 에너지, 입자, 장 등으로 들끓으며 '양자 요동' 상태라는 것입니다.

왜이렇게 진공 이야기가 나오냐면,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 발견 이후 서로 밀어내며 팽창하는 작용을 하는 이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유력한 후보가 바로 진공 에너지라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가 흔히 생각한 진공과는 달리 진공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에서 중요한 점입니다.

 

은하가 서로 멀어지는 것을 발견한 이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우주는 무엇으로 팽창하고 있는지, 팽창하고 있는것은 실제로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17세기 뉴턴 역학, 19세기 전기 및 자기에 대한 패러데이와 맥스웰을 파동이야기, 그리고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마치 우주 차원에서 어떤 척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그 팽창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데 이 에너지는 초기에 작고 밀집된 우주에 가려져 있었지만,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공간이 증가하기 때문에 커지는데 어느 순간 물질끼리 잡아당기는 중력을 넘어서 이때 이후로 우주는 가속 팽창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 에너지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작다는 사실은 완전이 0은 아닌 상태로 이것은 진공의 본질과 닿아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볼 때 빈 공간은 활기, 에너지, 입자들로 들끓고 있습니다. 즉 들끓는 진공이란 것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진공은 에너지양이 가능한 한 최소인 상태이지만 양자요동은 살아남은 것입니다. 들끓는 진공은 빈 공간으로부터의 창조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는 데 심오한 암시들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 아무도 20세기 물리학의 양대 기둥, 즉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수학적으로 일관되고 실험적으로 검증된 통일 이론을 만들지 못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두 이론이 각자의 무대에서 나무랄 데 없기 때문에 이것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빅뱅 이후 첫 10-43초 동안은 우주가 매우 작았고, 중력까지 모든 힘을 아우를 정도여서 양자 중력이론이 지배했을 것이다. 이것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수리물리학에서 주요한 미해결 도전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  - p200

 

진공의 본질에 관한 현재 연구의 최전선으로는 빅뱅 후 처음 1조분의 1초동안 우주는 뜨거웠고 그 시기에 힉스 장이 빈 공간을 채우며 기본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했다는 힉스 진공과 관계가 있고요, 2012년 힉스 입자의 존재 입증으로 인해 현대물리학은 우주가 진공으로부터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공간 역시 확장되지만 행성과 별처럼 전자기력에 의해 뭉쳐져 있는 물체들은 크기가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들 사이의 공간이 커지는 것 뿐인데 우주가 진공에서의 양자요동으로서 분출된다면 이 요동은 어떻게든 극도로 뜨겁게 팽창하며 이 상황은 방대한 양의 물질과 반물질이 대칭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봅니다.

 

무엇이 빅뱅을 초래했는지, 그것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우주는 창조전날 어디에 있었는지. 우주는 왜, 무엇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해 공간과 시간의 본질은 물론 무엇이 양자가능성을 빈 공간에 암호화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입니다. 우리가 관측가능한 우주세계가 과학이란 영역하에 테스트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게 느껴지네요. 우리의 사고방식이 시간과 3차원 공간에 대한 관점에 근거한 세계관이기 때문에 이런 정신적 생각 안에서 물질과 에너지를 기술할 뿐입니다.

 

비전문가를 위한 탁월한 과학 글쓰기로 유명한 프랭크 클로우스 저자는 비유를 들어 최대한 쉽게 표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난해한 주제이지만 그 덕분에 교양과학으로서 지식을 한움큼 쌓아올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리학 용어는 생소하고 단어를 들어봤어도 그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그래도 비유를 들어 쉽게 풀어낸 부분은 어렴풋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길래 스스로 뿌듯해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2014년 발표자료까지 옮긴이의 말을 통해 소개되어 우주 탄생의 비밀을 고대철학에서부터 현대과학 이슈까지 전반적으로 접할 수 있었네요.


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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