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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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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싱글 여자들의
정신적 지주, 여자공감만화가 마스다 미리.
잔잔한 수채화 같은
그녀의 만화를 보면서 수많은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을
거예요.
이번에 출간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30대
중후반에서
40대로 접어든 작가가
십 대 청춘의 기억을(특히 연애 감정) 짤막한 에세이와 만화로 추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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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싶은 옷과
어울리는 옷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는 나이.
내 마음에 어울리는
옷이 나이와는 이제 어울리지 않고 선물을 받아도 귀여운 선물보다 실용적인 선물만 받게 되고...
어른이 돼버린 '나'의
솔직한 단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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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너는 젊은 여자들이 기뻐할 만한 귀여운 선물을 받지 못해."
두둥! 』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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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들어설 준비를
하는 '나'는 학창시절 그 싱그러운
청춘 시대에
못해 본 것들, 이루지
못한 꿈, 때를 놓친 청춘을
이야기합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선택 범위가 좁아져
가는 인생길에서,
꿈을 내려놓은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시절을 그립게 돌이켜보는 달콤한 통증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
익숙해졌다.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어떤 선을 경계로 모든 것이 젊은이 같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십
대 시절에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동경했던 그것도 지금의 내가 하면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다. 』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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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들 수 없는 십
대의 추억.
쓸쓸함이 묻어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해서 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못해 본 것 투성이인
청춘... 그것마저도
이제는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면서 어울리지
않게 된 것들이 참 많지만, 반면 어울리기 시작한 것도 많습니다.
청춘 시절을 동경하는
소녀의 이미지, 중년의 이미지...
이 어중간한 느낌들이
마구 섞여 있는 게 30대 중후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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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더 들어서는
지금 현재 못 한 어떤 것에 동경하게
될까요.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도 절실히 듭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다
보니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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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마스다 미리 특유의
담담하게 그려내는 글과
그림으로 중년을 앞둔 여성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입니다.
왜 여자공감만화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는지 이해되네요. 여자를 이해하고 싶은 남자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을 정도로요. 주절거림
없이 담백한 느낌이어서
마음에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