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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 사회계층 간 학력자본의 격차와 양육관행
신명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득수준은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 면에서 부모의 교육 수준만큼 강력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적 요인으로서 경제적 자원은 유일한 변인이 아니며, 출신 배경과 교육성과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경제적 자원 아닌 문화 자본 등 다른 변인들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불평등을 낳는 사회 계층 간 학업성적 격차의 문제는 취약 계층 청소년의 학업성적을 끌어내리는 제약 요인 뿐 아니라, 동시에 중산층 자녀들의 학업성적을 끌어올리고 그 격차를 유지하게 하는 구조적 기제를 규명해야 비로소 문제의 본직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학업성적 격차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직업을 둘러싼 사회계층 간 경쟁의 문제.
교육 성취는 곧 직업 성취의 지름길이다.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경쟁은 노동 시장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과 다름없다. 한 사회의 좋은 일자리는 무한정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는 자원이다. 이 한정된 자원을 쟁취하기 위한 사회 계층 간의 경쟁은 가장 확실한 수단인 학력 자본을 선취하는 경쟁으로 표현된다. 그런 점에서 교육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여러 집단 간의 각축장으로, 집단 간의 관계 및 사회 역사적 맥락을 파악해야만 교육을 이해할 수 있다.
'자녀의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교육 열망과 양육 관행이 사회 계층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직업적 지위가 낮은 계층의 부모들의 계층 하강에 대한 위기 의식이 낮아서 자녀의 교육에 대한 열망이 상대적으로 하다는 일련의 주장을 한다.
한국의 교육 체계는 순전히 학생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학습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인정하는 데 모든 이들이 수긍하고 동의할 만큼 여유롭지가 않다. 중산층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 어떻게 자기 아이가 남보다 뛰어난 성적을 얻을 수 있는가'를 학습하고 획득된 지식을 바탕으로 자녀 공부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한국의 교육 제도를 통한 지위 경쟁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격렬하고 급속하며 순도가 높다.
교육 제도의 특성
학업상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빠를 수록 부모의 사회적 배경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그러므로 진로의 결정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제도가 교육의 평등화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교육제도는 어느 단계에서는 위계적 선발 단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획일적이고 평준화되어 있는 공립학교 체제 속에서, 중산층은 교육 만족도나 학업 성취도의 향상이라는 면에서 일반적으로 불만을 갖기 마련이고, 자신들의 높은 교육 열망과 능력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일종의 계급적 전략을 구사한다. 중산층 부모는 통학과 관련된 물리적, 시간적 제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학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따라서 높은 학업성취도와 명문 대학의 진학이 상대적으로 보장되는 사립학교나 엘리트 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의 교육 관여 및 양육 관행의 특징과 경향을 면접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보여 준다.
시회계층 간에 자녀의 학업성적을 결정하는 교육 관여 방식 및 양육 관행이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준다. 크게 나누어, 고학력 중산층과 저학력 노동자층 부모에게서 나타나는 양육 관행의 특징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그 같은 양육 관행과 전략의 차이로 인해서 사회계층 간 성적 격차의 경향성이 나타남에도, 간혹 예외적인 현상이 생기는 이유를 살펴본다.
중산층 부모들은 고소득 전문직의 직업을 자녀의 장래 직업을 추천하고 제시한다. 그리고 자녀의 열망을 북돋기 위해 그런 직업으로 성공한 실제 인물들의 생활등을 소개한다. 따라서 중산층 가정의 자녀는 어떻게든 지켜야 할 현재 수준의 생활이나 도달해야 할 목표로서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고학력 중산층 부모들은 계층하강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고 계층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시키는 데 학력 자본의 위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학력군 내의 상대적 저학력자들은 최상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자신의 학업 이력이 시시때때로 가져오는 불이익과 차별에 안타까워할 것이다. 그들 역시 학력자본을 선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절감하고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자 다짐할 것이다.
"고만의 논문에는 그가 인터뷰한 한 공립학교 교사의 다음과 같은 진술이 인용되어 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 제도가 자기에게 유리하게 움직이도록 하고, 다른 아이들은 구석으로 밀어내려 하죠.
확실한 것은 당신이 자녀를 위해 나서서 얻으려고 해야 얻을 수 있고, 또한 강력하게 나서야 한다는 거죠. 만약 댁의 자녀가 우수한 애라면, 그들은 그 아이를 알아볼 겁니다. 만약 댁의 아이가 보통 애라면, 당신이 나서서 학교에서 돌아가는 일을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줘야 해요. 부모가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아서 그냥 구석으로 밀려나 있는 애들이 있죠. 만약 당신이 나서지 않으면, 댁의 자녀는 같은 종류의 교육을 받을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