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스 필립 K. 딕 걸작선 6
필립 K. 딕 지음, 박중서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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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쪽
현대인에게 나타나는 마조히즘의 형태에 관한 연구에서 테오도르 라이크는 한 가지 흥미로운 견해를 개진했다. 마조히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널리 퍼져 있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희박한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기본 역학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이 어떤 나쁜 일이 불가피한 듯이 다가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무력감은 임박한 고통에 대한 제어 능력을 일부나마 얻어야 할 필요성을 낳는다. 어떤 종류의 제어 능력이건 간에 말이다. 이것은 일리가 있다. 무력감이라는 주관적인 느낌은 임박한 불행보다 더 고통스럽다. 따라서 그 사람은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으로 그 상황에 대한 제어 능력을 장악한다. 즉 임박한 불행의  발생을 묵인하는 것이다. 심지어 재촉하기까지 한다. 이런 행동은 남들 보기엔 마치 고통을 즐기는 것 같다는 잘못된 인상을 조장한다. 물론 그런 인상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더 이상은 무력감, 또는 예상되는 무력감을 견딜 수 없었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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