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쓴 일기 때문에
이동태 지음, 손재수 그림 / 자람(엄지검지)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옛말 새술은 새부대에 담으라 했겠다. 새술은 아이이고, 헌부대는 이몸이다. 아이에게 요구하고 들이대는 잣대라는 게 전혀 아이에게 맞는 것 혹은 요즘 아이들에게 맞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 엄마가 퇴근하기 전에 숙제만이라도 해놓으라고 이야기하는데, 대답만 예쁘게 하고, 집에 가서 보면 하나도 해놓지 않았을 적이 많다. 헌부대인 나도 안다. 숙제 말고도 얼마나 재밌는게 많은 아홉살인가?

초등 저학년은 독서가 전부다 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교육서가 많아서, 짐짓 저학년에 책 많이 읽게 해 줘야 하나 보다 했지만, 실상 해당 학년이 되고 보니, 숙제하고 동생과 놀고 뭐하기에도 시간은 쪼개 쓸 건덕지가 없어서...

문고책들은 사주되, 어떤 것들은 도서관서 대출해 주되, '읽어야지! 좀 읽어라' 이런 말, 안 하게 된다. 책 읽는다고 하면, "숙제는 하고 읽어야지!" 하면서 오히려 책 읽겠다는 아이를 만류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고 ㅠ

 

책 읽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내가 조용히 사다놓은 이 책을 읽었나보다. 어느날 나에게 다가와서

"엄마, 이 책 읽고 좀 충격이었어!"

"응??"

"엄마, 여자도 겨드랑이에 털이 나?"

 

 ㅋㅋ 책이야기하고 무관한 이야기로 막 가는데,,, 얼마전에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방과 후 컴퓨터를 수강하게 했더니, 아이가 집에 와서도 곧잘 컴퓨터선생님이 내 준 숙제 한다며, 컴퓨터 시작 버튼을 클릭하는 게 일상이라고. 그런데 어느날 검색창을 보다가 전에 검색한 단어(초등2학년 아들이 검색한 단어들)에 "섹스'가 있었다고!

 

그래서 나도 울집 컴퓨터 네이버 검색창에 해보니까,

 

"탕수육, 함박스테이크, 치즈돈가스..."

 

아 굶주린 초2남 되시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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