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야 하는 딸들 - 단편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내가 서로 욕망하는 부분이 비슷하리라 짐작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통점과 희열점이 다르다. 그리고 사람은 저마다 약한 구석이 있게 마련이다. 제아무리 잘났다고 하는 사람도 무언가 하나에는 마음이 심히 흔들리거나 유혹을 받거나 아픔을 느끼거나 한다. 그래서 살아가는 모습도 비슷한 것 같지만 다 다르다.

자신의 딸보다 세 살이나 어린 청년과 결혼을 하는 엄마는 다소 상식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엄마의 이전 삶의 과정들을 들여다 보자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엄마는 나이 오십에 암에 걸렸으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재발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런 엄마가 남아 있는 삶에 대해 느끼는 소회는 어떤 것이었을까.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었을 것이다. 엄마는 그러다가 한번도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더랬는데, 자신에게 예쁘다고, 아름답다고 진심으로 말해 주는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가 딸보다 세살이나 어리다는 난관에 부딪쳤지만, 살아갈 남은 날을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 용감한 결단을 내린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여자지만 민간기업에 들어가 정년이 될 때까지 당당하게 일하겠다”고 말하던 자신만만했던 유코라는 친구.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어서 듣게 된 친구 유코의 삶의 이력은 좀 달랐다. 어릴 적의 꿈과 자뭇 다르게 진행되어버린 삶이 초라해보이는가? 모르겠다. 하지만, 나 또한 유코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이 단편 만화 소품집은 사람들의 이렇게 다른 자신의 세계의 모습들을 보여 준다. 어느 것 하나 연민만을 하거나 비난을 삼을 수 없는 삶의 모양새다. 작가의 시선이 그만큼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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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7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8 0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픽팍 2005-03-2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통찰력이 굉장히 뛰어난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감탄을 했답니다. ㅋ

icaru 2005-03-2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팍 님!! 언제 이런 댓글도 써 주셨더래요~ 그죠오? 그건...저마다 다른 삶을 바라보는 뛰어난 통찰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