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절 전날 아주 늦은 밤에 극장판으로 보이는 엄마 찾아 삼만리를 우연히 채널 돌리다가, 봤다. 아홉살인가 열살 적에 봤던 그것하고는 성우도 그렇고, 그림도 그 렇고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 기억이라는 게 전체적인 서사를 꿰는 것이 아니라, 장면장면 단편단편이라서, 이것은 각인된 장면이다 싶은 것도 있고.(물론 어른의 기억이라는 것도 그닥 신통치 않지만) 보다 중간 광고를 길게 해대는 통에 시간이 늘어진다. 시댁에서 우리 네 식구 한 방에서 자는데, 큰아이는 잠들었고, 참으로 밤잠없는 우리 둘째 재우느라고, 잠깐 텔레비전을 끈다는 것이 그만... 꼭 봐야겠다는 간절함이 부족해서였겠지. 눈뜨니 아침. 엄마 찾아 삼만리에서 우리 주인공이 엄마와 어떻게 상봉했나... 이건 엄마찾아 삼만리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 어디가서 봤다고 알은체 하기 힘들듯...  다음을 명절에 또 해줄수도 있으려나. 그때를 기약해야겠다.   

2. 시댁에 가면 시아버지가 저녁상에서 항상 당신의 아들들에게 술을 권하시는데, 며느리들까지 차례가 오기도 하고... 그런데 그것은 대개가 저녁식사 자리이다.  명절엔 늘 그렇듯이 세끼를 시아버지와 함께다. 아버님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반주를 하신다. 점심 때, 데운 청주를 글라스 한잔으로 가득 따라서 아들에게 주신다. 흑..일주일에 5일은 술자리가 있는 애아빠를 늘 불안불안 지켜봤던 터라, 뚝뚝하기 그지없어 한번도 살갑게 아버님께 말한번 붙여보지 않았던 며느리가 그만 차마 터져 나오는 말을 막지 못하고 한 말씀을 올렸더랬다. 그래, 너는 술 좀 줄여야겠다. 같은 말씀을 해주시지 않을까.   그런데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적군 아군도 몰라보는 처사였네.  

"아버님, 애들아빠는 술 안 걸치는 날이 없어요. 어쭈구저쭈구~~ 건강이 참 걱정되요~"  

아버님 말씀하시기를, "나한테 그런 소리하지마라. 다 괜찮아. 세끼만 꼬박 규칙적으로 먹으면 아무 문제없어! 나한테 그런 소리마라."   

진심으로 아버님 말씀을 믿고 싶다.

3. 개콘에서 최효종의 애(매한 것을) 정(리해 주는) 남(자) 봤다. 안그래도 지난 금요일에 상비용으로 현금을 더 찾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명절에 아가들 어른들께 용돈 타면, 고거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명절 용돈은 설날만 있습니다. 추석에는 용돈 없습니다~  재수생 용돈 없고,  고시생 용돈 있습니다. 그들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투자하는 셈 칩니다~  

안그래도 단체 문자에 답문자는 어떻게들 하는지 궁금해서 회사 사람들에게 물은 적이 있었는데, 애정남이 정리해줬다. 이름들어간 문자만 답문자하고, 글씨보다 이모티콘이 더 많으면 답장 안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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