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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와 생쥐 ㅣ 베틀북 그림책 94
비벌리 도노프리오 글, 바바라 매클린톡 그림,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3월
평점 :
《아델과 사이먼》의 작가 ‘바바라 매클린톡’이 그린 그림이라면, 무조건 무조건이다. 섬세함 풍부함, 우아함 고풍스러움으로 대변되는 작가의 그림.
아이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사실 이 작가의 그림에 이런 스토리는 엄마가 더 열광하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이런 상상을 하면서 자라지 않을까? 여자 아이라면 특히, 뭐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집 구석 마루 밑 어디선가 나도 모르는 소인국의 정경이 펼쳐져 있다는 공상.
창고 선반에 차린 생쥐네 거실 인테리어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이 쓰는 시계 펜던트 목걸이가 벽시계로 둔갑하고, 달걀판은 소파가, 티백은 쿠션이, 실패는 의자가, 양말은 양탄자가, 빨래집게는 침대 기둥이 되어 아기자기함을 갖춘 집안 정경이 되었다.
“생쥐를 보면 무조건 피해. 병균을 옮기거든. 깨물기도 하고.”
“사람을 보면 무조건 피해. 약삭빠르고 못됐거든. 덫을 놓기도 하고.”
우리 아이는 생쥐를 보면 피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납득을 하겠는데, 생쥐들 가족 끼리 사람 보면, 피하자 라고 말하는 것은 쉽게 와닿지 않는 모양이다.
“엄마, 왜 생쥐 엄마가 생쥐에게 사람을 보면 피하라고 하는거야?”
“......”
아이가 클수록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점점 적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