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라는 영화가 이 소설에 착안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아이덴티티라는 영화에서는 어느 비바람 심하게 불던 날 한 모텔에 모인 전직 경찰, 꼬마와 그 부모, 호스티스, 탈옥수 등등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을 듯한 이 인물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같은 생일’이었다.
이 소설에서도 인디언 섬에 초대받은 열명의 손님은 모두 제각각이라 겉으론 공통점이 하나도 없어 보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도 그랬지만, 이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범인이 누군지 끝끝내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섬은 완전히 고립되었고,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즉 이 섬엔 초대된 열 사람뿐이고, 이 안에 범인이 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그러면서 한명씩 한명씩 인디언 소년의 동요 가사에 맞추어 살해되어 간다. 결국엔 마지막 남은 한 사람 마저도 목을 매달아 죽는데... 그렇게 모두 죽는데 누가 범인이란말여.... 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