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집에 있는 오래 된 책들을 하나 둘 읽고 있는 중이다. 맨 처음에는 “오만과 편견”을 펼쳐들었으나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지 않겠어요.” 투의 대화체 번역에 인내심이 바닥나고, 다른 책을 고르던 중 발견한 이 책. <앵무새 죽이기>를 훌훌 넘겨보다가 다음과 같은 단락이 내 눈에 들어왔다.

“고양이 여사가 식료품 가게에서 생쥐를 넣은 초콜릿을 주문하려는 대목에 이러자, 반아이들이 한 양동이의 누에처럼 꼼지락대기 시작했다.”라는 구절이다. 너무나 재치있고 참신한 표현이다. 산만한 초등학교 1학년 꼬마들이 지루해서 몸을 움찔대는 표현을 양동이 안에 담긴 살아있는 누에로 표현하다니!

이 책에는 감동과 교훈이 있었다.
스카웃의 아버지가 흑인 톰의 변호를 맡게 된 일을 어린 딸 스카웃에게 “사람은 다른 사람과 잘 살 수 있기 전에 자기 자신과 잘 살아야 한다. 다수의 원칙에 지속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인간의 의식이라는 거지”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차이와 관용의 문제를 나긋나긋한 자애로운 아버지의 음성으로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들다.
그래서 나에게는 주인공 스카웃의 아버지가 톰을 변호하는 공판이 나오는 중간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10년 전이나 요즘이나 서점가의 스테디 셀러 코너에는 꼭 이 책이 있다. 문학 수업의 교과서로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영어를 쓰는 어느 나라의 책방에서나 이 책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요는 이 책이 문학성과 보편성을 두루 겸비했다는 얘기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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