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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되는 법
진산 지음 / 부키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진산은 무협 작가라던데.....작품을 읽은 게 없으니 마님의 필체를 알 길이 없지만,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가 상당히 재밌어서 믿고 고른 책이다. 또, 마님이 되는 비법도 좀 얻어 듣고자 했던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삼돌이는 아무나 될 수 없으며, 진산 마님께서 말하는 좋은 삼돌이의 조건은 따로 있었다. 각지고, 거짓말 안하고,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 진산이 주로 말하는 것은 이런 삼돌이의 조건을 갖춘 자와 결혼이라는 종신 계약을 통해 어떻게 서로를 마주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삼돌이 입장이야 어떨지 모르겠으나 필자인 마님의 관점에서 읽어서 그런지, 둘의 관계에서, 마님 쪽이 조금 더 지혜로워 보인다. 삼돌이가 결혼의 이상을 잊지 않게끔 시종일관 구슬리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뭐, '마님과 삼돌이'라고 해서 한쪽을 휘두르고, 이 책에서 말하는 부부 관계가 한쪽은 복종만 하는 그런 관계는 결코 아니다.
진산은 어린 자식과 성질 좀 있는 남편을 둔, 그리고 부부 작가로 살고 있는 사람으로,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마님이 애를 낳을 때 이야기, 그리고 여러 치과를 전전했던 이야기가 특히 재밌었다.)들을 입담이 좋게 풀 줄 아는 재미있는 작가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산 마님이 내가 아는 친구이거나, 선배이거나 였다면 참 경제적이었겠단 생각이 든다. 왜냐면 이런 이야기들은 지면을 빌어 듣는 거 보담, 직접 듣는 게 훨씬 생생하고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또, 굳이 팔천원이라는 거금을 들이며 읽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즉, 본전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