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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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 개에 가까운 폭발적인 양의 리뷰에다가 또다시 리뷰 하나를 더하려니, 이 걸 써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팀에서 무람없이 일하던 후배 하나가 얼마전 사표를 썼다. 입사한지 딱 1년이 되던 즈음이었다. 퇴직 사유는 어학 연수차 캐나다에 가기로 했단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뒤늦은 어학 연수에 대한 계획을 확고히 해 준 책이 한비야의 이 책이었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전 같았으면 '나까지 읽을 필요야,' 라고 생각했을터인데 최근 중국에 한껏 관심이 올랐던 차이기도 했으므로, 뒤늦게 나도 이 책의 붐에 합류를 하게 되었다.

바람의 딸 한비야라 했던가. 붙여진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속에다 바람을 무진장 집어넣고 있다.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양새에 대해서 자꾸만 주눅이 들게끔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성격을 갖는다. '교훈적인 효용성'과 '구태의연함'이 그것인데, '구태의연함'이란 이런 것이다. 너무나 빈번히, '긍적적인 사고를 갖고, 열심히열심히 하자, 이렇게 나이 먹은 나도 열심인데 젊은 너희들이?'를 외치는 둥 캠페인성 구호(?) 일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더 많은 좋은 점들이 보이는 책이기도 하다.첫째, 평이하게 잘 읽힌다.둘째, 기존에 갖고 있던 중국이라는 대륙의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한층 누그려 뜨렸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다는 말이 역시 만고의 진리임을 재확인.
셋째, 교통수단이자, 발이라고도 할 수 있는자전거를 빈번히 도둑맞거나, 심지어 예약해 놓은 첫날 하숙집에서 쫓겨나는 둥, 곤란한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도, 특유의 할달하고 낙천적인 대처법은 역시 한비야 멋지다 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이런 점은 배워야 겠단 생각이 든다.

넷째, 중국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조선족 중국 동포들의 모습이나, 화교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이 살갑게 그려져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마음과 머리가 동(動)하면, 주위에 이랑곳하지 않고 몸이 저절로 마음을 따라가는 사람과 마음이 동(動)해도 주변부터 살피며, 마음을 억누르는 사람. 한비야의 경우는 전적으로 전자의 사람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그녀는 국제NGO에서 케냐나 캄보디아의 에이즈환자나 난민 아동들을 위해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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