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여성들의 심리학
진 랜드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가지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1997년 초봄쯤으로 기억된다. 그때 나는 막 졸업을 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한 즈음이었고, 여자가 성공한다는 것에 대해, 어떤 역할 모델 같은 것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그리고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상당히 고무되어, 나도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여러번 반문하던 그 시절이었다.

그 당시 신문의 대대적인 광고 문구를 보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는 옛날부터 마돈나의 팬이었고, 오프라 윈프리처럼 성공한 방송인에 대해서 선망에 부푼 시선으로 바라보곤 하였으며, 샤넬이나 에스테 로더 또한 주변에서 주어 들었던 브랜드였기 때문에, 나의 구미를 이 책이 강력하게 잡아끄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 당시 신간이던 이 책을 사서, 며칠만에 통독을 하고, 책꽃이에 꽃아 두었다가, 이후로도 가끔씩, 여기서 언급한 13명 중, 골라 읽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찾아 읽곤 하였다. 그러니 이 책은 바로 내가 살아오면서 자주자주 찾아보곤 하는 손때묻은 책 중에 하나인 셈이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70페이지 가량의 분량으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13명-- 화장품 판매 회사 메리 케이 코즈메틱사의 대표인 메리 케이 애시,오페라가수 마리아 칼라스,영화배우 제인 폰다,대중 가수 마돈나,철학자 아인랜드,여권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정치인 마거 릿대처와 골다 메이어, 탁월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에 대한 통계 자료가 풀어써져 있다. 통계 자료의 항목은 이들의 결혼 여부 및 결혼 횟수, 자녀수, 성적 충동의 강도, 위기 관리 능력, 광기와 창조력의 정도와, 그들의 성격과 기질에 대한 통계 자료였다.

2부는 각 여성들의 일대기를 간략하게나마 보여 준다. 그들의 사업 방식, 육아 방식, 주변 남자 관계, 주위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는 식으로 엮어진다.

각 여성들 중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자면, 마돈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그녀를 세기의 '요부'로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도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듯, 그녀는 자신의 성적 매력을 단지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서만 썼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녀가 고로 자신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여성이었다고 평가를 내린다면 지나친 말을 아닐 것 같다. 그녀가 브라운관의 데뷔 시절 지향하는 바는 다음과 같았다. 모든 전통적인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기. 그래서 마돈나는 청소년들과 게이 시청자들로부터 즉각적인 인정을 받았고, 이들의 대변이자 영웅으로 부상될 수 있었다고 한다. 왜냐, 청소년 및 비주류의 사람들은 기성 체제와 싸우면서 치열하고 힘겹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열세 명의 여자들은 서로 다르다. 이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배우자가 지신보다 뛰어나길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이 여성들은 모성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고, 결혼은 열 세명 가운데 다섯 명이 한번 이상의 결혼을 하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마치 비제도적이며, 도덕적이지 못한 여성들만이 성공을 했다는 결론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점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의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여성들은 가족과 일 중 하나를 택하면서 하나의 희생을 치러야 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한쪽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경우가 다만사였다. 여성다움을 반납(골다 메이어, 마가릿 대처)해야 했던 사람도 있고, 결혼을 포기(글로리아 스타이넘, 오프라 윈프리)해야 했던 사람도 있다. 그리고 단지 소수만이 최정상에 오르는 행운은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열세명은 행운의 소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탄탄대로의 평탄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결코 삶을 바라보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사람만이 실패하지 않는 것이며 누구나 다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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